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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꺼내 줄게 기다려…"

세월호 1주기, 맹골수도 사고 해역 위령제

흰 국화가 다가올수록 '세월' 노란부표는 손짓하듯 출렁였다.

우수수…부표 위로 꽃들이 떨어졌다. 4월 바다는 반짝이는 꽃들을 물결 위에 가볍게 띄웠다. 꽃들은 물결 따라 움직이며 찬 바다 속 가라앉은 배와 그 안에 있는 남아있는 이들과 교신하는 작은 부표들이 되었다.

부표의 몸짓에 어미아비의 숨죽였던 흐느낌은 통(慟)과 곡(哭)으로 바다에 퍼지며 가라앉듯 스몄다. 아직 육신이 나오지 못한 아이의 언니는 뜻 모를 미안함에 찬 바다 속 아이를 달래듯 "꼭 꺼내줄게 기다려"를 연신 소리죽여 되뇌었다.

바다 위 살아있는 자의 배가 가라앉은 바다 속 실종자의 배 위를 선회했다. 그 시간 유체이탈이라도 해서 찬 바다 속으로 내려가고픈 어미의 절규와 손짓이 이어졌다. 그것이야말로 '안타까운' 광경이었지만 '안타까운' 국가는 1년이 지난 지금도 그 영해(領海)에 없었다. 아니, 뭍의 광장, 분향소 차벽에서조차도 보이질 않았다.

이물을 돌려 배는 다시 팽목으로 돌아갔다.
노란 '세월' 부표와 바다에 던져진 꽃들이 오래도록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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