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은 사의를 표명한 이완구 총리가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어렵게 됨에 따라 행정 각 부를 통할하는 기관으로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안 마련에 골몰했다.
총리실 관계자들은 이 총리의 전격적인 사의 표명 사실이 알려진 21일 아침 일찍 출근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1급 이상 고위 간부들이 참석하는 긴급 회의를 소집해 앞으로 총리실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와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 상당수의 국장급 간부들은 세종시에 머무르며 총리실 직원의 동요를 막았다.
총리실 직원들은 이 총리 사의는 어느 정도 예상을 했다면서도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예의주시했다.
총리실 관계자들은 여당 원내대표 출신으로 '실세 총리', '책임 총리'로 역할이 기대되던 이 총리가 돌출 사건에 휘말려 낙마하게 되자 안타까운 분위기가 역력했다.
"열심히 해보자"던 분위기가 조성되던 차에 대형 악재를 만났다는 것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 총리가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4대 구조 개혁에 이니셔티브를 쥐고 가려고 했는데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후임 총리가 인선이 되면 당분간 청문회 준비에 매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 총리의 사의를 사실상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고, 후임 총리 인선이 하루빨리 매듭지어 지기만을 바랬다.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실 상황이 정말 큰 일"이라면서 "귀인이 나타나서 5월 중에는 총리실이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이 총리가 '힘 있는 총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중도 퇴진해서 안타깝다"며 "현재 상당히 많은 개혁 과제들이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데 후임 총리로 힘 있게 돌파할 수 있는 분이 오면 좋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날 새벽 총리실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새벽 시간임에도 긴급 뉴스를 전해 듣고 총리실 직원들은 "올 것이 왔다"면서도 향후 국정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 들어 2년여 동안 무려 5차례에 걸쳐 청문회를 준비해야 했던 총리실에서는 또다시 청문회 준비에 매진하느라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20일 오전까지만 해도 이 총리가 박 대통령 귀국 전까지는 총리직을 유지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총리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전 이 총리의 거취에 대해 묻는 질문에 "거취에 대해 고심하고 있지 않다"면서 당분간 총리직을 내려놓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렇지만 오후 들어 총리실 내부에선 긴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총리실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는 이 총리가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한 게 아니냐는 말이 돌기 시작한 것.
이 총리는 특히 이날 오후 평소보다 이른 시각인 오후 5시께 퇴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공관에서 고심끝에 사퇴키로 심경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의 사의 표명 사실이 알려진 것은 그야말로 전격적이었다.
이날 새벽 0시 3분 <연합뉴스> 속보를 통해 이 총리가 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총리실은 0시 52분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이 총리가 국무총리직 사임의 뜻을 전달했다"는 내용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아침에 사의를 밝힐 줄 알았는데, 심야에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알려진 건 상당히 뜻밖"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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