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 중 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전 새누리당 의원) '범인'이라고 지칭했던 관련, 총리실의 요청으로 국회 속기록의 해당 부분이 '고인'으로 수정된 것이 16일 확인됐다.
국무총리실은 국회뿐 아니라 언론사들에도 '범인'을 '고인'으로 수정해줄 것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앞서 이 총리는 15일 오후 대정부질문에서 '광범위한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게 무슨 뜻이냐'는 김영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문에 답하던 중 성 전 회장을 한 차례 '범인'이라고 칭했었다.
"지금 범인의 죽음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수사가 진행되지 않겠는가.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된 여덟 사람을 중심으로 관련인들을 소환해 (조사를) 하다보면, 본인(성 전 회장)이 회사돈을 가지고 어떻게 횡령하고 배임을 했는지, 어떤 비자금을 만들었는지, 어떤 돈으로 돈을 줬는지 여러 가지 나오지 않겠나"라는 게 당시 이 총리의 대답이다.
그는 이어 성 전 회장에 대해 "사업을 오래하신 분"이라면서 "제가 일일이 말을 올리진 않겠습니다만 사업과 하도 관련이 있는 분이라 그러한 면모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이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 부적절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발언이자, 성 전 회장에 대한 이 총리의 속내 및 그가 기대하는 검찰 수사 방향을 얼떨결에 보여준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이어졌었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사람의 본질과 속내는 사소한 말, 표정, 몸짓에 묻어난다. 이 총리가 성 전 의원을 '범인'이라고 한 순간 그는 속셈을 들켰다. 앞으로 이 스캔들을 어떻게 끌고 가려는지 알 수 있게 해줬다"고 적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가운데 이 총리 측 공보실은 당일 오후 기자들에게 '국무총리 대정부질문 발언 관련'이란 제목의 메시지를 보내고 "(이 총리의) '범인'은 '고인'의 잘못된 발음임을 알려드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리실에 요청에 따라 국회 속기록에는 '범인'에서 '고인'으로 즉각 수정되었음을 알려드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15일 자 국회 본회의 속기록에서 해당 부분은 이미 '고인'으로 수정된 상태임이 확인됐다.
공보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이라 정정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라면서 <프레시안>에도 이 같은 총리실 측 수정 요청을 "반영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기대와 희망' 돋는 이완구의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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