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주기인 오는 16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추모 집회가 예고된 가운데, 강신명 경찰청장이 경찰 차벽을 다시 설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11일) 주말집회와 같은 상황이 예견되면 부득이하게 차벽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1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추모 집회 참가자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하자, 도로를 모두 경찰버스로 막은 뒤 참가자들에게 캡사이신 최루액을 살포했다. 이 과정에서 유족 3명을 포함해 모두 20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와 관련해 강 청장은 "(11일 집회에서) 평소 보지 못했던 과격한 공격 양상이 벌어졌다"며 "경찰이 설치한 차단막을 뜯어내고 경찰관을 직접 공격하는 등 심각한 공무집행 방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캡사이신을 유족들과 참가자들의 얼굴에 직격으로 쏘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임산부나 노약자에게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 얼굴을 겨냥하지 말라는 분사 규정은 없다"고 반박했다.
경찰이 다시 한 번 차벽 사용을 예고함에 따라, 가장 많은 인원이 몰릴 16일 1주기 추모제에서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의 충돌 역시 예상된다.
한편 차벽 사용과 관련해 헌법재판소는 경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인 2009년 서울광장을 차벽으로 모두 둘러싼 것이 "불법집회 가능성이 있더라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2011년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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