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옷 주머니에서 김기춘,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정치권에 돈을 줬다는 내용의 메모가 있었던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어제 성 전 회장의 옷 호주머니에서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8명의 이름과 준 금액 등이 담긴 메모가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메모와 관련해 "한 장 짜리로 55자가 적혀 있다"며 "한 명은 날짜도 적혀 있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날 성 전 회장의 시신을 검시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쪽지가 발견됐다. 메모지는 성 전 회장의 바지 주머니에 담겨 있었다.
검찰은 쪽지에 적힌 글씨가 성 전 회장의 필적이 맞는지 감정하는 한편 장례절차가 끝나는 대로 유족과 경남기업 측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성 전 회장은 이날 보도된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2006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미화 10만 달러를 건넸고 또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 현금 7억 원을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성 전 회장은 전날 오전 자원 외교 비리 수사와 관련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됐다. 성 전 회장은 9500억 원의 분식회계, 회사 돈 215억 원 횡령 혐의 등을 받고 있었다.
한편, 성 전 회장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개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배포해 "허위"라고 반박했다. 김 실장은 이 보도자료에서 "오늘 보도된 금품수수 주장은 일말의 근거도 없는 황당무계한 허위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성완종 씨로부터 단 한 푼의 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성완종 씨의 일방적이고 악의적인 주장이 마치 사실인 양 보도되고 있는 것은 저의 명예에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히는 일로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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