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사고 피해자 가족들에게 관련 법률 지원을 했던 변호사들이 진상 조사를 위해서는 독립적인 특별조사위원회 출범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소속 변호사들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4.16 세월호 참사 지원 1년과 향후 과제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 1년 동안 대한변협 산하 기구 '세월호참사피해자지원및진상조사특별위원회'의 활동을 되돌아보고 향후 과제 등에 대해 논의하자는 것.
변호사들은 사고 직후 500명 넘는 변호사들이 자발적으로 법률 지원에 나선 점 등을 성과로 꼽는 한편, 특조위가 정상 출범·운영되지 않는 점을 한계로 지적하며 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주민 변호사는 △규제 완화 등 세월호를 야기한 구조적 원인, △선체 복원성 약화 등 참사의 직접적 원인, △해경의 잘못된 구조와 진상 은폐 시도, △국정원의 세월호 실소유주 논란 등 풀어가야 할 진상 규명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현재까지의 진행 과정을 볼 때 합동수사본부나 감사원 또한 청와대와 같은 최고 권력층에 대해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의지도, 능력도, 책임을 물을 의지도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결국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독립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그러나 이를 위해 설립되어야 할 특별조사위원회는 아직도 정상적으로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변협은 특별조사위원 2명을 추천한 주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특조위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행위들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와 입장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세월호 선원 및 청해진해운 등에 대한 형사재판 과정에서 지원 역할을 맡았던 최윤수 변호사도 박 변호사와 비슷한 입장을 피력했다. 최 변호사는 "재판 절차 과정에서 피해자 권리를 보호하고 유가족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하는 등 피해자 보호라는 목적은 달성하였으나, 피해자들이 기대하는 진상규명 활동은 부족한 상태"라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세월호에 대한 진상 규명이 재판만으로 충분한가 하는 반문이 들고 그런 점에서 특조위에 기대한 바가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시행령을 보면 우리가 기대하는 건 좌절되는 셈이라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전명선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전 위원장은 "정부 특별법은 시행령은 특조위 해체를 의미하는 것과 같다"며 "우리 가족들의 원래 요구는 실현되지 않고 오히려 교묘하게 우리 가족이 소외되고 있다"고 했다.
전 위원장은 "어제도 다섯 시간동안 해수부 앞에서 싸웠다. 제가 40년 만에 이렇게 머리를 깎고 농성 4일차에 거울 속 저를 봤을 때 그건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다"며 "우리 가족들이, 희생되신 분들이 왜 죽었는지 알지 못하는 사회에서 국민으로 산다는 것은 참 불쌍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다른 부모들한테 두 번에 걸쳐서 '이런 행태가 계속된다면 왜 살아야 하나. 최후의 선택을 해야 하지 않나' 이런 이야기까지 했다"며 진상 규명에 대한 결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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