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을 판세가 흔들리고 있다. 호남의 상징적 인물인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동교동계의 뜻을 업고 정태호 후보 지원에 본격 나서기로 했고, 국민모임 측 무소속 정동영 후보는 원외 진보정당인 노동당과의 후보 단일화에 시동을 걸었다.
현재 야권 표가 분열되면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반사 이익을 얻고 있지만, 야권이 '세 대결'을 펼치면서 주목을 받게될 경우 최종 승패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야권 단일후보를 표방한 옛 통합진보당 후보와 새정치연합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희철 전 의원이 격돌, 야권 표가 분산됐음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반사이익을 얻지 못한 전례가 있다.
박지원 의원은 7일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과 문재인 대표를 잇따라 만난 후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선거 지원 여부는) 당과 협의한다. 오늘이라도 내일이라도 당이 필요로 하면 결국 저부터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관악을 지역과 관련해 "김희철 전 의원은 아직 접촉을 안 했다. 저하고는 좀 가까워서 연락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정태호 후보에게 밀려 공천에서 탈락했다. 전북 고창 출신인 김 전 의원은 관악구청장을 두 차례, 국회의원을 한차례 지내 이 지역에서 세가 만만치 않은 인사다. 특히 호남 출신 거주민이 많은 관악을 지역의 특성상 김 전 의원이 지원에 나서면 새정치연합은 만만치 않은 원군을 얻게 된다.
천정배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광주 서을 지역에서도 박 의원 및 동교동계 인사들이 지원에 나설 경우 판세가 상당히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동영, 진보 진영과 연대 강화 및 후보 단일화 추진
정동영 후보도 이날 잰걸음을 했다. 국민모임 김세균 상임대표와 정 후보 등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노동당사를 방문, 노동당 나경채 대표 및 권태훈 부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과 30여분간 면담을 진행했다. 나 대표는 현재 관악을 지역 노동당 후보로 뛰고 있다.
나 대표는 "노동당은 정의당,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를 포함해 진보진영이 세월호 대참사에도 불구하고 무엇 하나 제대로 바꿀 의지가 없는 정부 여당에 맞서 싸우고, 변화를 선도할 동력이 없는 제1야당에 맞서 새로운 진보정치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나 대표는 "잠시 4단체의 공동회의를 바탕으로 진행되던 4.29선거 대응에 (정 후보의 출마 선언으로) 혼선과 곤란이 있었다. 만남을 통해서 곤란함을 서로 이해하게 되고, 이후 진보재편에 적극적인 협력을 위한 방안을 긍정적으로 잘 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국민모임 내부 사정으로 인해서 진보진영의 4.29 보선 공동대응과 노동당에 이러저러한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비온 뒤 땅이 굳듯이 오히려 진보진영의 통합에 탄력이 붙고, 진보정치의 희망이 더 커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나경채 대표 마음을 많이 상하게 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며 몸을 낮췄다.
국민모임은 이날 노동당에 4.29 재보궐 선거 연대 제안서를 전달했다. 이 제안서에는 최저임금 1만 원 실시, 사회복지목적세 도입, 핵발전소의 단계적 철폐, 정당명부 비례 대표제 확대 등 진보진영 선거 연대를 위한 5대 공동 정책과 재보선 이후 논의될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에 대한 방향이 담겨 있다. 노동당은 "제안을 검토한 후 검토 결과에 따라 이후 국민모임 등과 선거 연대 논의를 빠르게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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