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지역 학교에서 '도시락 연대'가 활짝 피었다. 홍준표 경남 지사의 선별 복지 논리에 맞선 학부모들의 자발적 움직임이다. 급식 대신 도시락인데, 형편이 좋은 학부모들은 도시락을 더 마련한다. 도시락 쌀 형편이 안 되는 아이들과 함께 먹기 위해서다.
경남 합천 초계초등학교가 이런 경우다. 지난 6일부터 오는 8일까지 사흘 동안 73명 학생 전원이 '도시락 급식'을 하기로 했다. 1학년 학부모들은 학교로 밥과 반찬, 국 등을 직접 가져가서 급식을 한다. 다른 학년은 아침에 도시락을 들고 가게끔 하거나, 학부모가 점심시간에 맞춰 도시락을 전달한다.
변영순 초계초등학교 학부모 대표는 "일단 뭐든 해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급식 자체가 중요한 교육이라는 설명이다. '차별 없는 급식'이라는 중요한 교육 원칙을 깨려는 시도에 맞서 학부모들이 힘을 합치기로 했다고 한다. 변 대표는 "(경상남도가) 의무급식을 안 한다는 건, 학부모들이 도시락 급식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돈으로 차별하는 급식 대신, 학부모들이 '도시락 연대'를 통해 차별 없는 밥상을 구현하겠다는 이야기다.
작은 학교에서 시작된 이런 움직임이 다른 학교로 확산됐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실제로 합천 지역에선 '무상급식 돌리도! 합천 학부모 모임'이 결성됐다. 합천 가회초등학교 학생 49명 전원도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도시락 등교를 하기로 했다. 또 사천 지역에선 '유상급식을 반대하는 학부모 800인 밴드'가 생겼다.
이런 움직임은 얼마나 더 확산될 수 있을까. 경상남도 교육청은 지난 6일 도내 13개 시·군 44개교 466명이 학교급식을 먹지 않았다고 집계했다. 이 가운데 401명이 도시락을 싸 왔다. 일부는 학부모들의 자발적 '도시락 연대'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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