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직후 단원고 인접 3개동 지역주민들이 우울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등 삶의 질이 급격히 나빠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일 고대안산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수면센터 신철 교수팀은 지난해 4월16일 이후 6월 초까지 안산지역 주민 677명(만56∼84세)을 대상으로 세월호 사고 전후 수면상태와 우울정도, 삶의 질 변화를 비교설문 조사했다.
조사대상 중 약 44%는 단원고 인근 고잔동, 와동, 선부동 주민이었으며 약 40%는 그외 18개동 주민이었다. 나머지 10%가량은 안산 외 경기지역 주민이었다.
조사결과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SF12-Mental)가 사고 한달만에 3개동 주민의 경우 53점에서 47점으로 급감했다. 이에 비해 그 외 안산지역 주민(52점)과 경기지역 주민들(52점)은 큰 변화가 없었다.
이 같은 변화는 우울(Beck Depression Inventory)정도와 스트레스(Perceived Stress Scale)정도, 수면의 질(PSQI)에서도 모두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3개동 주민들은 사고 한달이 지난후 우울정도가 7점에서 9점으로, 스트레스는 16점에서 18점로 올라 악화했으며, 수면의 질은 4.5점에서 5.7점으로 나빠졌다.
같은 항목에서 그 외 안산지역과 경기지역 주민은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상태가 호전되는 일도 있었다.
특이하게도 사고 한달이 지나면서 3개동 주민들의 우울정도나 스트레스는 예전 상태로 회복됐으나, 그 외 안산지역 주민들은 오히려 뒤늦게 상태가 악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전체 응답자 중 불면증에 시달린다는 비율은 사고전 25%였으며, 한달 뒤 34%로 증가했다가 그 이후 다시 26%로 줄어 원래 수준을 회복했다.
신철 교수는 "세월호 사고의 직접 영향권에 있었던 주요 3개동 주민들에게서 즉각적인 반응이 있었고, 그 외 지역으로는 시간차를 두고 장기적으로 우울이나 불면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2년 정도 꾸준히 관찰해야 세월호 사고의 만성정도를 정확히 할 수 있어 주민을 추적관찰한 뒤 내년쯤 관련 논문을 제출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오는 9일 고대안산병원에서 열리는 세월호 참사 1주년 학술 심포지엄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심포지엄에서는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위탁운영병원인 고대안산병원이 세월호 사고 이후 진행해온 생존자 및 유족 등의 치료과정을 담은 4·16 백서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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