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한 예멘 내전 개입에 대해 <뉴욕타임스>가 1일 사설을 통해 "이슬람 종파간 분쟁을 이란을 포함한 중동 전역의 전쟁으로 국면을 바꾸고 있다"면서 "예멘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설은 "예멘은 그렇지 않아도 내전으로 나라가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사우디는 폭격 대신 힘과 영향력을 활용해 외교적 협상에 나서야 하며, 이것이 지속가능한 해법을 위한 가장 기대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설에 따르면, 사우디는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이 사우디가 후원하는 예멘 정부를 전복시키고 국토의 상당부분을 장악하자 군사개입에 나섰다. 특히 사우디는 수니파 왕정으로 시아파 맹주로 불리는 이란이 레바논에서부터 시리아, 이라크에 이르기까지 중동에 대한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자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해 왔다. 이때문에 이란이 수니파 국가가 예멘에서도 이란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
또한 사우디를 비롯해 수니파 국가들은 미국 등 서구 열강들이 이란과 핵협상을 타결할 가능성이 대두되자 더욱 위기를 느껴왔다. 이에 따라 이들 나라들은 공개적으로 자신들도 핵프로그램 개발을 하겠다는 논의를 공개적으로 하기 시작하는 등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사설은 "사우디는 다른 수니파 국가들과 연합군을 창설해 4만 명 규모의 병력을 이슬람 과격세력과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이 또한 이 지역의 긴장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설은 사우디와 다른 수니파 국가들이 이란의 분열적이고, 때로는 악랄하기까지 한 정책에 대해 우려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럴만 하다"고 인정했다. 특히 이란이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자국민 중 20만 명 이상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사망자 대부분이 수니파인 내전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유지하도록 지원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하지만 사설은 "그렇다고 해도 아랍국가들 역시 극단세력과 지역 불안을 악화시킨 전례가 있다"면서 "예멘에서 이란이 하고 있는 역할에 과잉반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란은 후티 반군에 자금을 대는 정도의 수준으로 지원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사설에 따르면, 예멘의 상황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우선 예멘은 아라비아반도에 있는 알카에다가 근거지이며, 이 분파가 알카에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고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후티 반군은 알카에다가 달리 예멘의 토착세력이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패퇴시킬 수 없거나, 나라를 붕괴시키지 않고는 군사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설은 사우디가 주도하는 공습만으로는 예멘의 안정을 되찾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고, 사우디의 지상군을 투입해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내다봤다. 사설은 그 이유로 사우디군은 내전 상황에서 벌어지는 전투 경험이 없는 반면, 후티 반군은 실전에 단련돼있고 현지 지형도 잘 알고 있어서 사우디 지상군이 상대하기에 불리하다는 점을 꼽았다. 후티 반군은 지난 2004년부터 여러 차례 예멘에서 분쟁을 치러왔고 여전히 세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설은 "사우디와 다른 아랍국가들이 예멘 내전을 이란까지 포함한 종파 전쟁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개입에 나선 것은 파국을 불러올 실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아가 사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했다. 분쟁 확대를 막고 예멘이 안정을 되찾을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우디의 가장 신뢰할 만한 동맹국으로서 미국의 대통령이 정치적 해법을 만들어내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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