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활용한 '고독한' 선별 복지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다.
많게는 하루에 두 번씩도 보편복지에 대한 자기 생각 또는 자신에게 가해진 비판에 대한 해명 글 등을 올리며 '온라인 여론전'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정작 급식 중단 사태의 핵심 당사자들인 교육감 및 학부모들과의 소통에는 미진했던 터라 '전형적인 노이즈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도지사는 27일 새벽에도 "진보 좌파들의 중심 어젠다(의제)를 직접 문제 삼았으니 앞으로 그들의 반격이 얼마나 거세겠느냐"면서 "온갖 수단을 동원한 인신 공격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그러나 이 문제는 한국의 복지 정책에 대한 거대 담론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에 변함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면서 급식 지원 중단을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그는 또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하고 서민자녀 교육비 지원으로 정책을 전환한 것은 한국의 진보 좌파들에 의해 선동된 무책임한 무상 정책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 국가 미래를 바로 잡고자 하는 고육지책"이라고도 썼다.
이처럼 급식 중단을 '진보 좌파의 무책임함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함', 또는 '공론장으로 끌어들이는 계기' 등으로 설명하는 그의 말 속엔 '급식 중단은 정치 논쟁을 일으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논리가 녹아있다.
경남도 무상급식 한 해 예산(약 1286억)은 경남도 전체 예산의 0.35% 수준임이 드러난 상황에서, 실상은 급식 중단이란 '충격 요법'과 여론전을 활용해 중앙 정치 무대에 올라서려 함을 자인하고 있는 셈이다.
"좌파의 무책임한 선동" 핏대…4월에도 '외로운' 싸움할 듯
홍 도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즐겨 쓰는 두 번째 논리는, 자신 또는 급식 중단을 향한 비판을 "감정적이고 저급한 인신 공격"이라고 치부하는 것이다.
그는 이날 글에서도 "부디 이(무상급식) 논쟁이 국가 미래를 생각하는 생산적인 논쟁이 되었으면 한다"면서 "최근처럼 감성에 접근하여 개인 비방에만 열중하는 저급한 논쟁으로 흐르지 말았으면 합니다"라고 썼다.
여기서 그가 말한 '개인 비방'이란, 서울행 출장 비행기 비즈니스석 이용과 미국 출장 중 근무시간에 골프를 친 것에 쏟아진 세간의 비판을 이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작 홍 도지사는 '공직자가 비즈니스석을 사용하면 위화감을 준다'고 그를 비판했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향해선 "이코노미석 정치쇼를 좀 배워야겠다"며 비아냥댄 바 있다. (☞ 관련 기사 : 홍준표 "이코노미 정치쇼 기술 좀 배워야겠다")
이에 대해 정청래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도지사가) 얄팍한 감성을 들어 비난한다고 하는데 근무시간 중 골프는 지방공무원법과 공무원복무규정, 공무원근무사항규칙 등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도지사의 이 같은 여론전은 '고군분투' 상황을 좀체 못 벗어나고 있다. 급식 중단이 '전국적 이슈'가 됐음에도, 그를 이어 급식 중단을 선언한 광역단체장은 지금까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새누리당마저도 당내에 설치된 무상보육·무상급식 기획단(TF)이 정책 방향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섣불리 움직이지 않을 모양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당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며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우리 당은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공약이 있었으므로 4월 임시국회에선 공무원연금 등 현안 처리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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