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昌, "이명박에 대한 기대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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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昌, "이명박에 대한 기대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대선3수 선언…"박근혜와 생각과 신념 다르지 않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7일 오후 2시 한나라당 탈당과 무소속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세 번째 대선 도전이다.

한나라당의 상징색인 파랑 바탕에 '대한민국을 살리겠습니다'는 흰글씨가 빼곡한 연단에 선 그는 "오늘은 스스로 국민여러분께 다짐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것을 말씀드리려고 한다"면서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이명박 후보를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저는 한나라당의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의 열망에 부응해주길 간절히 바랬지만 경선과정과 그 후 상황을 보면서 이러한 기대를 접지 앟을 수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그는 대선 완주 의사를 분명히 밝히면서도 막판 단일화에 대한 질문에 "정권교체를 위해서 정말 이 길(단일화) 밖에 없다는 상황이 온다면, 제 자신이 필요하다면 살신성인의 결단을 드릴 수 있다"고 가능성을 닫아두진 않았다.

"정직하고 원칙을 지키는 지도자 만이 신뢰를 얻는다"

이흥주 특보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전 총재는 "지금 이 순간 제 인생에 있어 가장 처절하고 비장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자못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저는 정치에 들어온 뒤 나름대로 정직하고 원칙을 지키고자 고민하고 노력도 했다"면서도 "그러나 결국 초심을 지키지 못했고 거대한 당체제 안에 안주하고 자만에 빠졌습니다. 결국 선거에도 지고 당에 치욕스러운 오명까지 덮어쓰게 했다"고 지난 세월을 되짚었다.

지난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를 향해 "지난 10년 간은 정권의 무능과 독선으로 나라의 근간과 기초가 흔들리고 법질서가 실종됐다"고 맹비난하며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한 그는 자신의 친정인 한나라당을 향해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 ⓒ연합

그는 "경선과정과 그 후 상황을 보면서 (이명박 후보를 통한 정권교체에 대한) 이러한 기대를 접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한 그는 "정말 정직하고 법과 원칙을 지키는 지도자 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이 후보를 직공했다.

그는 "국민은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이 점에 관해 매우 불안해 하고 있다.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고 재차 강조한 후 "신뢰를 보내지 않으면 정권교체 자체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고 정권교체만 하면 된다는 생각도 잘못 됐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재는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누가 되도라도 정권교체만 되면 나라는 잘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러한 생각은 환상이고 매우 위태로운 생각"이라고 '이명박 불가론'을 이어갔다.

"생각과 신념이 박근혜와 다르지 않다"

이 전 총재는 '자신은 혼자'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저는 지난 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혈혈단신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면서 "11년이 지난 오늘 그때와 마찬가지로 혈혈단신으로 국민 앞에 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모든 것을 버렸다. 저에게는 정당과 같은 조직의 울타리도 없다. 평생을 지켜왔던 개인적 명예와 자존심도 다 버렸다"면서 "짓누르는 이 두려움과 가슴이 찟겨지는 번민과 두려움을 안고 이 길을 가고자 한다"며 미감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최근 정책, 이명박 후보에 대해선 비판을 아끼지 않았지만 한나라당 당원들은 자극하지 않고자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한나라당 당원 동지 여러분"이라며 "저로 인해 분노하고 상처받는 동지들이 있다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 동지여러분의 돌팔매를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여러분 곁을 떠나는 것은 풍전등화와 같이 위기에 놓인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 이 길밖에 없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만날 날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이 전 총재는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직접적 비판과 달리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선 러브콜에 가까운 신호를 보냈다.

박 전 대표와의 연대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는 "제 욕심이야 박 전 대표가 저를 지지하고 동조해주면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경선 후 승복하고 당의화합을 깨서는 안될 그 입장에 있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다만 제가 생각하고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한 방향과 신념에 있어서는 박 전 대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느날엔가 뜻을 통하는 날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저 이회창은 시도 때도 없이 점거 하는 일을 용납 못한다"

현 정권과 이 후보에 대해선 맹공을 퍼부은 이 전 총재였지만 막상 그가 제시한 미래상은 그다지 구체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대북문제에 대해서만은 "한나라당과 후보의 매우 불분명한 태도는 내가 이미 비판한 바 있다"며 완고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모호한 태도로는 북핵위기 해결도 평화정착도 기대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출마를 결심하게 된 근본 이유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밖에는 법질서 확립, 기업하기 좋은 나라, 교육 개혁 등 보수 진영의 기존 주장들을 되풀이 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는 "이를 통해 대한민국을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정신적 품격까지 갖춘 진정한 선진국의 반열에 올려 놓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그는 "법치혁명을 이룰 것"이라며 "시도 때도 없이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도심 도로를 점거하는 교통마비를 가져오는 일을 저 이회창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면서 "젊은 전경들에게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자들은 공공의 적으로 엄단할 것이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대선자금? 검찰에서 이미 다 조사 받았다"

한편 그는 아킬레스 건인 '대선자금', '사실상 경선 불복'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추상적 답변으로 일관했다.

'탈당을 통한 출마선언은 원칙과 소신에 어긋나는 것이냐'는 지적에 그는 " 저도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되리라고 미리 생각했던 것도 아니고 이런 상황이 되지 않기를 내심 바랬다"면서 "그러나 제가 부득이하게 나올 수밖에 없던 상황은 지금까지 말씀드렸고 이런 결심과 행동은 반드시 경선 승복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당에 있으면서 경선이 끝난 다음에 그렇게 나오는 것은 경선불복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지만 정말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고 훼손된 나라의 근간을 세우고, 확고한 리더쉽으로 나라를 세우는 일이 우리 국민 모두가 바라는 가장 무거운 최고의 대의다고 생각해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대선 자금 문제, 나아가 대선 잔금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검찰에서 조사가 다 된 걸로 안다"면서 "과거 어떤 정당의 대표나 후보도 검찰에서 조사받은 적 없지만 제가 검찰에 자진출두해서 모든 것이 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고 일축했다. 조사 자체가 처벌이었다는 이야기다.
기자회견 열린 남대문로 단암빌딩 안팎은

이 전 총재의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 5층 빈 사무실은 오전 일찍 부터 방송사 카메라와 취재진들로 빼곡했다. 일부 지지자들이 기자회견 장면을 직접 지켜보고자 했으나 이 전 총재 측은 '단기필마의 고독한 결단'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지지자들을 모두 내보낸 채 회견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 전 총재의 기자회견이 열리는 단암빌딩 앞에는 이날 오전 부터 '이회창님! 정직한 나라 깨끗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이회창 팬클럽 연합'과 '이회창 전 총재 지지자 연합' 연명의 현수막 아래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다.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부터 남대문 앞 잔디밭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며 이 전 총재를 기다리던 수백 여 지지자들은 이 스크린을 통해 기자회견 생중계를 지켜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단암빌딩에서 약 백여 미터 떨어진 남대문 시장 입구 측에는 이명박 후보 지지자들이 모여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전경들이 양 진영을 완전히 격리시켜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이 전 총재의 개인 사무실이 위치한 이 빌딩은 이 전 총재의 인척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코스닥 상장사인 단암정보통신의 주식은 최근'이회창 테마주'로 연일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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