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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중동쇼, 미래를 짓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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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중동쇼, 미래를 짓밟다

[초록發光] 성큼 다가온 재생 가능 에너지의 미래

어느새 후쿠시마 사고가 난 지도 4년이 흘렀다. 오늘도 뉴스에서는 후쿠시마 제1발전소 오염수 탱크 주위에 고여 있던 오염수가 대량 유출되었다고 보도하였다. 4년이 지난 지금도 핵발전소 사고는 계속 진행 중이다.

학습 능력이 결여되어 있는 것인지, 그동안 큰 사고가 없었다는 과거 경험에 대한 확신에 근거한 것인지 사고 4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정부의 핵 발전을 대하는 태도에는 정말 변한 것이 없다. 노후 핵발전소 사고 위험을 우려하는 지역 주민의 반대에도 아랑곳 않고 부자격 논란을 빚고 있는 위원이 참여한 가운데 형식적인 투표를 거쳐 새벽에 날치기로 월성 1호기 수명 연장안을 통과시켜버렸다.

국제 안전 기준에 미흡하다는 목소리들은 모두 '기술에 개입한 정치적인 목소리'로 일축시킨 채로 말이다. 이어 '제2의 중동붐'을 위해 중동으로 날아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에 한국형 소형 원자로 첫 수출 성공 소식을 알렸다. 미래창조부 장관은 이를 두고 "창조 경제 성공 모델에 딱 부합"하는 것이라고 자평했다고 한다. 후쿠시마 사고도 정부의 핵발전소 수출 의지는 꺾어 놓지 못하였다.

이른바 '스마트 원전'이 창조 경제 성공을 견인해갈 수 있을까? 핵발전소 수출로 우리 경제가 새로 도약할 기회를 얻게 될 수 있을까? 2012년 산업통상자원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망을 따라 2030년에 2011년 현재 369기가와트에서 2030년 740기가와트로 핵발전소 시장이 증가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2014년에 발간된 <세계 핵 산업 현황 보고서>는 핵발전소 시장 증가가 예상대로 순조롭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경향들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핵발전소를 가동 중에 있는 미국이나 스웨덴, 프랑스 등에서는 핵발전소 발전 비용이 증가하면서 발전사들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해 핵발전소 가동을 중단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2030년까지 운영 허가권을 갖고 있는 미국 발전사들에서는 2013년에 운전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5기를 폐쇄하기로 결정했고, 벨기에의 경우에는 핵연료세 반대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가동 중인 발전소의 경제성이 의문시 되고 있다. 프랑스 최대 핵발전소 운영사인 EDF는 2012년에만 20억 달러의 손해를 보았는데, 안전위원회에서 40년을 넘어 가동하는 원자로의 경우 엄격한 테스트를 거치도록 해 놓아 핵발전소 가동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인해 손실이 더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핵발전소 발전의 경제성이 악화되면서 핵발전소 건설 붐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2013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4기의 원자로만이 가동에 들어갔을 뿐이다. 실제 지난 10년 동안 핵발전소 건설 비용은 킬로와트당 1000달러에서 8000달러로 증가했던 것으로 나타났고, 발전에서 차지하는 핵 발전의 비중도 1996년에 17.6%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3년에 10.8%로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전력 생산의 비중에서나 설비 증가에서 감소를 보이고 있는 핵발전소 산업과 달리 재생 가능 에너지 분야는 지속적인 성장 일로를 보이고 있다. 2013년 한해만 풍력 설비는 32기가와트가, 태양광 발전 설비는 39기가와트 새로 설치되어 2013년 총 건설 중인 핵발전소 설비 64기가와트를 넘어섰다.

새로 설치된 풍력과 태양광 설비 중 11기가와트가 전력망으로 편입되어 총 전력 생산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 비중을 7.5%에서 8.5%로 높여 놓았으나 핵 발전은 증가하지 않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IEA(세계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00년에서 2013년까지 발전 설비에 대한 투자 비중은 재생 가능 에너지가 57%, 화석에너지 40%, 핵 발전 3%였다.

전 지구적으로 에너지 설비 시장에 대한 투자가 재생 가능 에너지 분야로 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 세계 에너지 블랙홀이라고 하는 중국의 경우, 2013년 한해만 12기가와트 태양광 발전 설비가 설치되었던 반면, 핵 발전은 3기가와트에 불과했다.

설비 용량의 빠른 증가와 더불어 재생 가능 에너지 설비 설치 비용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블룸버그>의 신에너지 리포트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 설비의 경우 2012년도에 31기가와트 설치에 들어간 비용과 동일한 비용으로 2013년에는 39기가와트를 설치할 수 있었다고 한다. 풍력의 경우도 내륙 풍력의 경우 15% 비용 절감이 있었다고 한다.

설치 비용이 낮아짐에 따라 일부 국가들에서는 정부 보조금 없이도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을 설치 운영할 수 있는 발전사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태양광, 풍력 발전 비용은 지속적인 감소를 보이는 반면, 석탄과 가스 화력 발전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을 제외하고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핵 발전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우리 경제의 활력은 이렇게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재생 가능 에너지 시장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더구나 사고의 위험도 없어 사후 안전 보장에 대한 위험 부담을 맡을 필요도 없는 재생 가능 에너지 기술 수출이 창조 경제 성공 모델의 지표여야 하지 않을까? 재생 가능 에너지의 시대로 이미 진입했음은 전력 소비의 25%를 재생 가능 에너지가 공급하고 있는 독일, 풍력 발전으로 핵 발전 전력 생산을 넘어선 스페인, 태양광 발전으로 8%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 이탈리아 등의 국가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핵 발전보다 재생 가능 에너지로 56%나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고 있는 독일은 2013년에 34테라와트시를 이웃 국가에 수출하면서 핵 발전 비중이 높은 프랑스가 전기 순수입국이 된 것과 반대로 전기 수출국이 되었다. 풍력과 태양광 설비로 인해 간헐적인 전기 생산으로 전기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와는 정 반대의 결과를 낳은 것이다.

풍력, 태양광 전기 생산이 늘어나면서 전력 시장에서 전기 가격이 떨어지면서 전기 소비가 높은 산업 분야는 또한 생산 비용이 낮아지는 경제적 효과도 발생하게 되었다. 재생 가능 에너지는 이제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현재의 기술로 존재한다. 그리고 가장 성장하고 있는 기술 시장을 형성하며 핵발전소 시장을 축소시켜 놓고 있다. 그래도 핵발전소 수출에 우리가 총력을 기울여야 할까?
'초록發光'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으로 기획한 연재입니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는 이 연재를 통해서 한국 사회의 현재를 '초록의 시선'으로 읽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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