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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인가?

[주간 프레시안 뷰] "'중국몽'은 실현될 것인가"

이번 주에는 중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30년 이상 10%대 고속성장을 이어오던 중국 경제가 최근 3년간 7%대 중고속 성장으로 주저앉으면서 중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엇갈리는 예측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겨레> 3월 2일자 기사는 중국의 금리 인하 소식과 함께 올해 7%대 성장이 어려울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2월 28일 기준금리를 또 내렸다. 지난해 11월 전격적으로 금리를 내린 지 석달여 만이다. 지속적인 경기 하락과 부동산 불황 등에 따른 디플레이션에 대처하려는 조처라는 해석이 나온다. (…) 중국은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24년 만에 최저치인 7.4%를 기록했다. 불경기는 새해 들어서도 나아지지 않았다. (…) 7% 대의 경제성장률 달성도 녹록잖다."


같은 날의 또 다른 <한겨레> 기사는 중국의 실업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중국의 올해 주요 국정과제를 제시하는 양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가 각각 3일과 5일 개막한다. 이번 양회는 경제성장률을 비롯해 집권 3년차에 접어든 시진핑 정권이 정치, 경제, 사회 분야의 목표를 제시하게 된다. 이미 7%대 성장이라는 중고속 성장 시대인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에 접어든 이번 양회에서 중국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따르면, 1999년 85만명이던 중국의 대졸자는 지난해 727만명으로 10배 가까이 늘었으며 이에 따라 대졸 미취업자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2000년 24만명 가량이던 미취업 대졸자는 2012년 271만명으로 증가했고, 대졸 취업률은 최근 50%까지 떨어졌다고 합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연간 1000만개 일자리 창출을 외치고 있는 것은 700만명이 넘는 대졸자와 농민공 등 구직자들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하는군요.


반면 중국 경제의 장기적이고도 폭발적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사도 눈에 띕니다. 중국 저장성에서 스페인 마드리드까지 세계 최장의 철도노선이 첫 상업운행을 마쳤다는 기사인데요. 주요 대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월 22일 중국 저장성 이우에 64개의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열차가 무려 24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1월 말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를 출발해, 프랑스, 독일, 폴란드, 벨라루스,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6개국을 통과하는 대장정이었다. 고급 올리브유와 와인, 과일과 생활용품 등 유럽산 상품을 가득 싣고 왔다.

이 열차가 달린 철길은 장장 1만3000㎞에 걸쳐 중국과 유럽을 잇는 ‘이신어우’ 화물전용선이다. 지난해 11월 단일노선으로는 세계 최장의 철도로 개통됐다. (…) 지난해 11월18일, 이우에서 82칸의 컨테이너 화물차를 매단 기관차가 힘찬 기적을 울렸다. 열차의 전체 길이만 어림잡아 1㎞를 훌쩍 넘는다. 이 열차도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질러, 스물하루 만인 12월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 닿았다. 유럽의 크리스마스 시즌과 새해 특수를 겨냥한 중국산 크리스마스트리와 장식물, 문구류와 장난감 등을 실어 날랐다. 이 열차가 석달 만인 2월 22일 유럽산 물품을 싣고 이우로 돌아오면서, 처음으로 왕복 2만6000㎞의 이신어우 노선을 완주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의 표현대로 '21세기 실크로드'가 활짝 열렸다.

'이신어우'라는 철도명은 중국 저장성 '이우'와 경유지인 '신장위구르' 자치구, 그리고 '유럽'의 중국어 첫 글자에서 따왔다. 이신어우 노선의 개통으로 중국과 유럽의 교역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우는 세계 최대의 잡화용품 생산지이자 도매유통의 허브다. 마드리드 역시 유럽 최대의 소매시장으로 꼽힌다. 두 도시가 중국과 유럽 교역의 중추신경인 셈이다.

유럽은 중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다. 또 중국은 유럽한테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다. 유럽연합 통계국의 최신 집계를 보면, 2013년 유럽연합과 중국의 교역 규모는 4284억유로(약 535조원)에 이른다.유럽연합 전체 교역량의 12.5%, 중국 전체 교역량의 13.4%를 차지한다. 두 거대 경제블록의 교역 규모는 2003년 1480억유로에 견줘 10년 새 190%나 늘었다. 연평균 19%의 급성장세다.

유럽연합의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교역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1월 "유럽연합의 대중국 수출은 유럽에서 300만개의 일자리를 지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중국은 유럽연합보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50%나 더 투자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미국 투자가 중국 투자의 20배나 된다"며, 양쪽이 투자·교역을 확대할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신실크로드의 개통으로 중국과 유럽 간의 경제교류가 한층 활성화될 것이라는 얘기죠. 실제로 중국은 지난 2013년 중동지역의 최대 교역파트너로 떠올랐고(2위 유럽, 3위 중국), 아프리카에서는 이보다 수년 전 미국을 제치고 최대 교역 파트너가 됐습니다. 유럽연합 등의 반인도적 간축 정책에 저항하고 있는 그리스 치프라스 정부는 ‘부채 경감 및 긴축 완화에 관한 협상이 결렬될 경우 중국에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기도 합니다.

과연 중국 경제는 어떻게 될까요? 중국 경제의 미래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거시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중국 경제의 현재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 브라질 출신의 독립언론인 페페 에스코바르는 최근 중국 현지 취재를 통해 몇 가지 어려움은 있겠지만 중국 경제의 비약적 성장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며 21세기는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지난 2월 22일 미국의 진보 웹사이트 <톰 디스패치>에 실린 그의 현지보고 '양의 해, 중국의 세기?(Year of the Sheep, Century of the Dragon?)'의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원문은 다음 링크를 클릭하면 보실 수 있습니다. (Tomgram: Pepe Escobar, Inside China's "New Normal")

신실크로드와 중국이 꿈꾸는 교역 신세계

이곳 베이징에 와보니 서방의 경제난은 마치 은하계 저 멀리의 환영처럼 보인다. 지금 중국은 아시아와 유럽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으려는 야심찬 구상을 위해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서방언론이 연일 보도하는 중국의 제조업 성장 침체, 부동산 거품, 환경 재앙 등의 조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멀리 서방에서는 긴축과 전쟁이 미친 듯이 벌어지고 있으나 중국의 상인들은 시진핑의 신창타이(新常態)를 넘어 해외로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이미 중국 경제의 원동력은 투자에서 소비로 전환되고 있다. 경제성장에서 내수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GDP의 46.7%가 서비스산업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제조업 몫은 44%로 떨어졌다. 중국은 신실크로드를 따라 러시아, 인도와의 경제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중.러 간에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고속철도로 전환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빌미로 한 서방의 경제제재로 곤경에 몰려있는 러시아에 대해 금융 및 경제적 도움을 줄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13년째 미군과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아프간도 중국의 경제권으로 점차 편입되고 있다.

한편 중국-미얀마 송유관 건설 계획은 유라시아 에너지 흐름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해상 실크로드, 육상 실크로드) 건설을 통해 중국과 중앙아시아, 중동, 서유럽을 이으려 한다. 중앙아시아를 관통하는 고대 실크로드를 현대화함으로써 방글라데시-중국-인도-미얀마 지역의 경제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카시미르를 지나는 중국-파키스탄 철도, 남중국으로부터 서유럽에 이르는 해상 실크로드 등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계획은 2차 대전 직후 미국이 서유럽에서 시행한 마샬플랜보다 훨씬 거대한 규모의 야심찬 계획이다.

28개의 거대 도시가 이끄는 '중국의 꿈(中國夢)'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중국몽의 실체를 알 수가 없다. 이곳에 직접 와 봐야 그 실체를 실감할 수 있다. 약 4만마일(6만4천킬로미터)에 이르는 고속철도의 건설은 중국의 미래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

지난 30년간 3억명의 농촌 인구가 중국몽을 좇아 도시로 이주했다. 매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 보고서에 따르면 3억5천만명이 곧 도시로 이주할 것이라고 한다. 1980-2010년 사이 중국의 도시 인구 4억명이 늘어 현재 중국의 도시 거주 인구는 7억명이다. 2030년에는 10억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는 인구 1백만 이상 도시가 160개나 있다(유럽은 35개). 또한 250개 도시는 1990년 이후 GDP가 3배로 증가했다. 일인당 가처분 소득은 4배로 늘어났다. 하지만 도시의 성장이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개별 도시가 아닌 6천만명 이상의 도시군을 통해 살펴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에는 베이진-텐진 지역, 셴젠과 주변 도시 등 몇 개의 도시가 하나의 경제 단위를 이루는 도시군(메가시티)이 28개나 있다. 이들 도시군 하나 하나는 인구나 경제 규모에서 유럽의 국가와 맞먹는다. 조만간 이들 메가시티가 중국 GDP의 80%, 인구의 60% 차지하게 될 것이다.

중국 정부가 고속철도와 주택 등 인프라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이들 메가시티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총 1.1조 달러 규모의 300여 공공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속철도 인프라와 주택 건설 붐은 중국의 장기적 성장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1998년 주택을 국가 소유에서 개인 소유로 전환했다. 중산층 중국인들은 자신의 소득으로 주택 구입비를 충당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이 농민들의 농지 임대를 허용한 것은 토지 임대 자금으로 도시 이주를 위한 주택 마련을 쉽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중국 인프라 건설의 자금원은 중앙 및 지방 정부, 국영기업, 민간기업들에서 나온다. 중국의 건설부문은 직.간접적으로 1억명을 고용하고 있다. 건설(부동산)부문 투자는 고정 자산 투자의 22%를 차지하며, 이러한 주택 건설 붐에 따라 가전, 가구 등 소비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철강의 25%, 시멘트의 70%, 평면 유리의 70%, 플라스틱의 25%가 건설 부문에 사용되고 있다.

서방에서는 중국의 주택 건설 붐이 부동산 거품을 일으킬 것이라고 보고 있으나 베이징의 기업인들은 중국의 주택 거품은 신화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일반 중국인들의 궁극적인 투자처는 부동산이기 때문에 주택에 대한 (투기 수요가 아닌) 실수요는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최근 리커창 총리는 다보스포럼에서 "중국의 대대적인 도시화는 주택에 대한 장기적인 수요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시장, 시장, 시장

한편 중국은 제조업 기반을 조정하고 있다. 중국 제조업의 생산량은 지난 30년간 18배 증가했다. 현재 중국 제조업은 전 세계 에어컨의 80%, 개인용 컴퓨터의 90%, 솔라(태양광) 패널의 75%, 휴대폰의 70%, 신발의 63%를 생산하고 있다. 제조업은 중국 GDP의 44%를 담당하고 있으며 직접 고용 인원은 1억3천만명이다. 또한 중국은 전 세계 R&D의 12.8%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영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보다 앞선 것이다.

중국 경제의 관심은 빠르게 성장하는 내수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엔지니어 등의 확보, 원자재 공급을 필요로 한다. 반면 중국은 인건비 상승, 갈수록 복잡해지는 세계적 원자재 공급망, 불안정한 시장 상황이라는 도전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저숙련 조립에서 첨단제조업으로의 이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중국 수출품의 주력은 스마트폰, 엔진, 자동차로 옮겨가고 있으며 비행기가 그 뒤를 이을 준비를 하고 있다. 제조업 중심지 또한 남부에서 중부 및 서부로 옮겨가고 있다. 예를 들어 쓰찬성의 쳉뚜는 인텔, HP 등 해외 대기업들이 들어오면서 첨단제조업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중국은 국내, 세계적 차원에서 제조업의 기술 향상을 꾀하고 있다. 과거 중국은 적정한 질의 기본 생활 품목을 싼값에 공급하는 것으로 경제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이제 중국의 많은 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기술을 향상시키면서 1류, 2류 도시군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외국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2,3류 도시로 이전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2020년대에는 초국적기업으로의 변신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포츈> 5백대 기업 중 73개가 중국 기업이다(미국에 이어 2위).

세계경제의 미래는 분명히 중산층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에 있다. 2009년 아시아에는 세계 중산층의 18%가 있었다. 그러나 OECD 개발센터 추정에 따르면 2030년에는 그 비율이 66%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2009년 세계 중산층의 54%를 차지했던 북미와 유럽은 2030년에 21%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초의 아이폰 생산했을 당시 8700명의 중국인 기술자가 20만명의 노동자를 지휘했다. 당시 이러한 기술자와 노동자들을 모집하는 데 단 2주일이 걸렸다. 그러나 미국에서 이 정도 규모의 기술자와 노동자를 조직하려면 9개월 이상이 걸린다. 이는 중국의 제조업 생태계가 신속하고 유연성이 있으며 효율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중국의 교육시스템에 의해 가능해졌다. 1998년 이후 중국의 GDP 대비 교육비 투자는 3배 증가했다, 대학의 숫자는 2배 증가했으며, 10년만에 세계 최대의 고등교육시스템을 완성했다.

강점과 약점

현재 중국의 총저축은 15조 달러로 매년 2조 달러씩 증가하고 있다, 외환보유고는 4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 엄청난 자금이 공공사업, 민간기업, 금융기관, 국가 사이에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그 실상은 아무도 모른다. 예를 들어 중국농업은행의 정확한 대출 규모를 아는 사람은 없다. 중국의 금융분야에서는 고도금융, 국가, 그리고 일당독재가 어우러져 권력과 금융 큰손간의 유착이 횡행하고 있다.

4대 국영은행(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은 국가 기구에서 국영기업으로 변신한 조직으로 이들 은행은 엄청난 보유 자산과 정부와의 꽌시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이들은 상업적 목표와 국가적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향후 중국 경제 모델의 변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아직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스탠다드차터드은행에 따르면 조사 대상 17개국 중 중국의 부채 비율은 일본, 미국보다 훨씬 낮다. 또한 서방과는 달리 중국의 가계부채는 극히 적다. 물론 서방의 지적대로 사모펀드(wealth management products), 지하금융, 장부외 대출 등은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들의 비율은 GDP의 28%에 불과하며, IMF에 따르면 이들의 비율은 미국이 훨씬 높다.

중국의 문제는 경제 이외의 분야, 즉 정치지도부의 실책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높다. 다음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서방적 가치를 배제하려는 이데올로기적 통제, SNS 등 온라인 정보교류에 대한 통제(중국 대방화벽), 서부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 등 소수 민족에 대한 통제가 그것이다. 이중 서방적 가치의 문제와 인터넷 통제와 관련해서는 젊고, 잘 교육받았으며 세계와 소통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간의 소통과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고도로 중앙집권화된 중국공산당이 이같은 전략을 택할 가능성은 적다.

신장위구르 소수민족의 경우 시진핑이 내세운 이른바 3J 정책, 즉 인종간 접촉, 교류, 혼합을 통한 한-위구르 동화는 소수민족 문제의 효과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모든 위구르족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는 한족 간부들의 경직된 정책으로 말미암아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의 신실크로드 전략이 성공하려면 신장 지역이 평화롭고 안정돼야 한다. 유라시아 교류의 핵심 허브 지역이기 때문이다. 신장은 시진핑의 유라시아 통합전략에서 통신과 에너지 교류의 요충지역이다. 이미 신장에는 3개의 파이프라인(송유관)이 지나고 있으며, 투르크멘-우즈베크 접경지역에서 우즈베크와 카자흐스탄 남부를 지나는 중앙아시아-중국 파이프라인이 지날 예정이다. 또한 계획 중인 2개의 러시아-중국 파이프라인도 신장을 지난다.

중국을 알고 싶다면 시진핑의 책을 보라

미국 언론에는 이러한 중국의 변화상의 규모와 복잡함이 거의 보도되지 않고 있다. 그저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이에 따른 미래에 대한 초조함, 중국이 미국을 기만하고 있으며 세계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라는 점만이 강조되고 있을 뿐이다.

미국 언론에는 중국 열풍이 불고 있으나 정작 이 나라의 실상과 지도자의 구상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그런 사람들에게 시진핑의 연설, 대담, 서한 등을 엮은 <중국 통치(The Governance of China)>를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미 중국어판 3백만부가 팔힌 이 책은 새로운 중국의 세기에 '중국몽'이 무엇인가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시진핑은 마오쩌둥과 같은 신적인 지도자가 아니다. 오히려 팝스타와 같은 대중적 지도자라 할 수 있다. 시진핑은 중국인들의 집단적 심성을 자극하며, 내부 거래와 당의 부패가 아닌 능력으로 국가 통치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영리하게도 '아메리칸 드림'을 연상시키는 '중국몽(China Dream)'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또한 시진핑은 단순한 팝스타가 아니라 나름의 내용을 갖춘 지도자이다. 서방언론은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할 것이다. 단지 행운으로만 저토록 엄청난 경제적 성공을 이뤄내진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이미 그가 미국과 서유럽의 의도를 간파했고, 중국의 미래가 미국과 유럽이 아닌 다른 지역에 걸려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시진핑은 지난 해 11월, 엄청난 지정학적 변화를 공식 선언했다. 중국의 최우선 전략 과제는 더 이상 기존의 미국 유럽연합이 아니며 아시아 이웃나라와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공)라고 밝힌 것이다. 또한 그는 중국이 더 이상 개발도상국이 아니라고 천명했다.

중국이 파이프라인스탄((중앙아시아, 러시아 등 에너지 자원 보유 국가) 전역에 걸쳐 대규모 경제 협약을 체결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제 중국은 학문적, 경제적 역량에서 미국과의 격차를 급속하게 좁혀가고 있으며 신실크전략을 비롯해 세계적 투자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총리는 새로운 세계 질서를 2개의 태양이 있는 태양계에 비유했다, 미국과 중국이 2개의 태양이라는 것이다. 오바마 정부의 새 안보전략팀은 "미국은 (과거와 현재) 태평양세력이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경쟁자가 나타나게 되면 대결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은 그러나 중국의 과감한 인프라 구축 전략(국내적으로, 또 신실크로드를 따라)에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2개의 태양이 있는 태양계는 어쩌면 현실이 아닐 수도 있다. 문제는 앞으로 누가 지구를 비추는 태양이 될 것인가이다. 아마도 중국이 아닐까? 21세기는 중국의 세기가 되지 않을까?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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