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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 소년 목숨 앗아간 놀이기구…예고된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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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 소년 목숨 앗아간 놀이기구…예고된 참사

[언론 네트워크] 충북 보은군, 혈세 109억 투입하고도 그물망 설치 안해

12세 소년의 죽음을 불러온 보은군 펀파크 '펀스카이' 추락사고는 예고된 참사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당시설에 대한 관련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그물망도 없이 설치돼 운영됐다. 최초 시설을 지은 곳은 다름 아닌 보은군이었고 이후 위탁을 받은 민간업체가 라인 1기를 추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연간 5만명 이상이 이용한다는 이곳의 정규직원은 7~8명에 불과했으며 사고당시 안전요원은 비정규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고가 발생한 해당 펀스카이 라인은 건축법상 공작물 신고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불법시설물 논란까지 일고 있다.

지난 2월 28일 학원에서 단체로 주말체험을 나온 A군. 친구들과 함께 신나하며 바람처럼 하늘을 날아가는 '펀스카이' 체험이 그의 마지막 생의 순간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A군은 20여m 상공에서 추락했고 119 호송차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A군이 사고를 당한 하강레포츠 장비인 펀스카이. 모 회사가 특허 등록한 일명 '짚라인'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시설이다. 이 시설은 높이차이가 있는 양쪽 기둥에 철제 와이어 로프를 연결한 뒤 사람의 몸을 로프에 연결해 높이 차이를 이용해 하강하는 시설이다.

ⓒ충북인뉴스

펀스카이, 보은군이 만들었다.

A군이 사고를 당한 '펀파크'는 정크아트를 매개로 각종 교육 체험과 놀이 시설을 접목한 복합 체험 시설이다. 보은군이 국비 63억원, 지방비 46억원을 들여 2012년 4월에 완공했다. 완공이후 시설은 현재까지 (주)엔드림이 위탁 운영했다.

사고가 발생한 '펀스카이' 시설은 보은군 주관 하에 2012년 건설됐다. 건축물인 갤러리동 옥상과 천문대 건물 옆 부지에 하강 데크를 건설해 완공됐다. 하지만 이때 당시에도 추락에 대비한 그물망 등 안전 장치는 없었다. 해당 시설은 하강레포크 전문 업체인 (주)짚라인 코리아에서 건설했다.

2013년 펀파크에는 한 라인의 펀스카이라인이 추가로 만들어졌다. (주)짚라인코리아 관계자는 "2013년 경 기존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을 하러 와보니 라인 1개가 증설이 돼 있었다"며 "업체에 확인한 결과 펀파크가 자체적으로 건설했다고 밝혔다. 보은군 관계자도 “2013년 펀파크가 용도사용변경 신청을 했고 그 뒤에 라인을 증설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사고당시 안전관리요원이던 B씨가 허리에 고정해야 될 장치를 확인하지 않아 사고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당시 출발과 도착지점에 안전요원이 각 1명씩 배치 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전요원인 B씨는 펀파크의 정규직원이 아닌 일주일에 2일 정도만 일하는 비정규직인 것으로 확인됐다. 2013년 연간 5만명이 이용했다는 펀파크에는 경찰 조사결과 정규직원이 7~8명에 불과했다. 안전요원 대부분은 B씨와 같은 비정규직 신분이었다.

"공작물 신고 안됐다"

본보 확인 결과 펀파크에는 사고가 난 '펀스카이' 라인 이외에도 3개의 소규모 라인이 추가로 존재했다. 갤러리동과 눈썰매장 사이 산림지대에 있는 이곳에는 '하늘다람쥐', '미니짚라인'이라고 표기돼 있었다. 안내판에는 "5세 이하 어린이는 탑승 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곳 역시 특별한 안전장치는 없었다. 또 수십그루의 소나무들이 라인 주변으로 벌목돼 있었다.

펀바이크 체험장에는 불법시설물로 보이는 식당이 운영됐다. 지붕이 있는 포장 천막으로 돼 있는 임시 식당에서는 라면과 기타 음식물들을 판매했다.

불법 건축물 논란도 있었다. 서울시는 2013년 서울 능동 어린이 대공원 하강 놀이기구와 관련해 사용중지 명령을 내렸다. 당시 서울시는 건축법, 건축법 시행령, 서울시 건축 조례 등에선 놀이기구를 '공작물'로 규정해 설치할 때 시·도 지사 또는 자치단체장에게 공작물 축조 신고를 하도록 의무화돼있다며 신고 되지 않은 놀이기구를 폐쇄시켰다.

당시 서울시가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건축물과 달리 지붕·벽이 없는 등 특이한 구조물인데다 사고가 날 경우 인명 손실 가능성이 큰 만큼 인허가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안전성 검증을 거치기 위해서였다.

한편 사고가 난 펀파크 '펀스카이' 시설과 관련해서 보은군에 확인한 결과 공작물 설치신고는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은군은 연간 1억1000여만원의 임대 수입료를 펀파크로부터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은군은 2015년 펀파크 휴게식당 증축을 위해 예산 1억3000여만원을 신청했지만 의회가 전액 삭감했다.

프레시안=충북인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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