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새 비박계 원내사령탑에서 정부의 건강보험료 개편 작업 혼선(☞관련기사 : 당정,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 연내 재추진)에 대해 따끔한 지적이 나왔다. 주무 장관인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면전에서였다. 문 장관은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6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 정책협의에서, 유승민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1월에 혼선이 있었던 점에 대해 국민들은 굉장히 불안하게 생각한다"며 "복지부가 개편 추진단을 마련했는데 단장이 사퇴까지 하고,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보며 지금부터는 정부에서도 당에서도 좀 제대로 된 절차를 밟아서 추진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건보료는 직접적 '세금'은 아니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보험료를 결국 세금과 비슷한 부담으로 생각한다"며 "보험료가 어떻게 변하느냐는 모든 국민에게 다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 장관에게 "왜 혼선이 있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설명을 듣겠다"고 했다.
원유철 정책위의장도 "정부 발표의 혼선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이 많은 걱정, 불안을 갖고 있다"며 "개선안은 불합리한 관행을 바로잡자는 좋은 취지에서 마련했는데, 부처에서 서투르게 발표를 연기하며 오히려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문 장관을 정면 비판했다. 지난달 28일 "금년 중에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안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고 말한 장본인이 바로 문 장관이다.
원 의장은 특히 이같은 '혼선'의 원인으로 "정부 정책 발표 과정에서 당정 간 소통이 부재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새 원내지도부가 구성된 만큼, 당이 중심이 돼서 정책 효율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은 모든 국민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사항"이라며 "시행착오가 재발되지 않게, 책임감을 갖고 철저히 준비돼야 한다"고 복지부를 간접 비판하기도 했다.
문형표, "송구하다"면서도 "서두르기보다 신중히 검토해야"
문 장관은 새 여당 원내지도부의 이같은 지적 앞에 "많은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 송구스럽다"고 머리를 숙였다. 문 장관은 "복지부에서도, 기획단에서 논의한 기본 안들의 방향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문 장관은 "복지부 입장에서는, 기본 방향이 아무리 맞다고 해도 정책화하기에는 세심하고 꼼꼼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최저보험료를 인상하면 100만 명 이상의 저소득층의 보험료가 오른다. 이런 것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발표)했을 경우 오해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지난달 28일 "금년 중 개선안을 만들지 않겠다"고 한 이후, 여론의 지적이 잇따르자 6일 만에 연내 재추진을 검토하기로 하긴 했으나 여전히 연내 개편은 무리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셈이다.
문 장관은 "직장 가입자 중에서도 상당히 (부담이) 증가하는 케이스가 발생한다"며 "좀더 상식적 수준에서 국민이 납득할 만한 안을 만들기 위해 면밀한 검토와 함께 정확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어덯게 조정할 것인지 충분히 검토해 정책화해야 한다"면서 "서두르기보다는 신중히 검토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위해 충분히 시간을 두고 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것이 저희들의 입장"이라고 했다.
당정, 상반기 중 완료 목표로 개편작업 재추진…별도 협의체 구성
원 의장은 당정협의 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에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게 강력히 촉구하고, 설익은 정책을 사전에 발표하는 일이 없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이날 협의를 통해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 당정협의체'를 구성하고, 약 2~3개월 정도 기간이 예상되는 시뮬레이션 작업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 중 완료를 목표로 개편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새누리당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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