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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지금 '김경준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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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지금 '김경준 전쟁' 중

'BBK 의혹' 증인 채택 두고 벼랑 끝 대치

'BBK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김경준 씨가 빠르면 11월 중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김경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경선 기간 내내 이명박 후보를 괴롭혔던 'BBK 의혹'의 핵심 당자자인 김경준 씨를 비롯해 이 후보의 처남인 김재정 씨 등 관계자들을 국정감사 증인석에 세우려는 대통합민주신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한나라당이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전면전을 펴고 있기 때문.
  
  한나라당은 전날 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물리적 충돌 끝에 증인채택 안건이 기습적으로 통과된 것을 두고 "향후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반발하고 나선 반면, 신당은 "한나라당이 국회를 파행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나라, 의사일정 전면거부…"한밤의 날치기 광란"
  
  한나라당은 "전날의 안건처리는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신당 소속인 박병석 정무위원장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의총장 앞뒤로는 '통합신당 폭력 날치기 시도, 국민 앞에 사죄하라", "날치기 주역 박병석은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참으로 무도하고도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면서 "이 시각 이후부터 대통합민주신당이 날치기 시도에 대해 무효를 선언하고 국민과 한나라당에 사과할 때까지 모든 의사일정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안 원내대표는 "정상적 안건처리 절차도 없었고, 폭력을 동원해 시도한 날치기는 부존재 내지는 당연무효"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병석 위원장은 안건의 제목도 말하지 않고 '속개합니다', '이의 없습니까',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 딱 네 마디만 하고 끝냈다"면서 "국회법에 따르면 표결과 가결 선포는 의장석에서 해야 하는데 박 위원장은 의장석을 이탈한 상태에서 가결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상임위에서 의원들끼리 몸싸움이 벌어지는 일은 있었지만 증인채택 과정에 정체불명의 괴한을 불러 통과시킨 일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 "하도 황당하고 분해서 어안이 벙벙할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은 이날 채택된 '날치기 시도 폭거 규탄 결의문'을 통해 "어제 정무위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이 벌인 한밤의 날치기 광란은 의회민주주의에 조종을 울린 폭거"라면서 "이는 우리 정당사에서 일찍이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야당후보 죽이기 음해공작의 시작"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던 전날 CCTV 영상도 국회 사무처로부터 입수해 공개하기도 했다.
  
  이 영상에는 전날 밤 한나라당 의원들이 정무위원장 석을 점거하고 있는 가운데 신당 의원들과 당 관계자들이 진입해 몸싸움이 벌어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명패가 날아가는 모습도 찍혀 있었다.
  
  박계동 의원은 "신당의 사무처 직원인지, 아니면 그날 동원된 용역회사 직원들인지 알 수 없는 남자들이 마치 조폭처럼 기습전을 하는 것처럼 지나갔다"면서 "의자를 잡아 빼더니 마치 럭비선수가 태클을 걸듯 허리를 잡고 벽까지 돌진하기도 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신당 "이명박의 '이' 자만 나오면 아무것도 안하겠다는 것이냐"
  
  반면 대통합민주신당은 "한나라당이 국정감사를 무산시키려 하고 있다"고 역공을 폈다.
  
  같은 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효석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지도부가 'BBK 관련한 증언은 일체 허용할 수 없다'며 정무위의 증인채택 합의를 거부한 것은 이명박 후보의 '오더'에 따른 것"이라며 "현재 국회가 파행되는 모든 책임은 이명박 후보에게 있다"고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럴 바엔 차라리 이명박 후보에게 요청한다. 한나라당에 '국회를 정상화 하라'는 오더를 내려달라"며 "BBK 사건에 관해 떳떳하다고 주장하면서 국회에서 아무도 부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진정성을 의심받게 하는 양면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정감사를 통해 이명박 후보에 대한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며 "국회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해낼 세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그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충성경쟁이 국회의 파행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병석 정무위원장도 "정치적 공세도 금도를 지켜가면서 해주셨으면 한다"며 "5600명이 피해를 본 사건,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건에 대해 거론하지 않는 것은 국회가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고 진실 규명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의 '의사일정 전면거부' 입장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최재성 공보부대표는 "이명박의 '이' 자만 나오면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의 행태는 아무리 좋게 해석해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이 후보를 위해 충성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이 후보 한 사람 때문에 대한민국 국회도 죽고, 대한민국도 죽고, 우리의 미래까지 죽을 수는 없다"면서 "이명박 후보 때문에 미치겠다. 이래도 되느냐"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또 신당 지도부는 다른 상임위의 증인채택 과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보고 상임위별 대책마련을 주문한 상태여서 '이명박 국감'을 둘러싼 정치권의 대치는 점차 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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