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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대집행 D-1, 다시 '전운' 감도는 강정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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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대집행 D-1, 다시 '전운' 감도는 강정마을

[언론네트워크] 강창일·김우남·장하나 "행정대집행 결정 철회 없으면 예산 통제"

강정에 전운이 돌고 있다. 국방부가 주말인 31일 군(軍)관사 인근 농성천막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을 강행키로 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이 "예산통제" 카드를 꺼내며 국방부에 행정대집행 철회를 압박하고 나섰다. 강정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국외 출장 중인 원희룡 지사도 서둘러 귀국, 대책마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4월14일 경찰이 당시 해군기지백지화 전국대회를 앞두고 강정포구로 동방파제로 이어지는 공터에 경찰버스를 배치해 사람들의 이동을 막았다. ⓒ제주의소리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제주시 갑), 김우남(제주시을), 장하나(비례대표) 국회의원은 30일 공동 성명을 내고 "국방부는 행정대집행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해군은 국회와 강정마을회에 약속했던 '관사 건설 시 주민동의'라는 협의조건을 이행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국회에서는 막바지에 다다른 해군기지 공사 자체를 예산 통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또 "지난 8년간 강정마을 주민들은 주민동의 없는 해군기지 건설로 인해 씻을 수 없는 고통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국방부 역시 마을 내 군관사 건설문제 만큼은 강정마을회 주민 동의를 전제로 건설하겠다는 약속을 여러차례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대집행 강행 결정은 '주민동의', '갈등해결'이라는 그동안의 해군의 화려한 수사가 작전상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거짓 심리전'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회에서 관련 예산을 통과할 때 제시한 부대조건에 따라 '예산통제'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들 국회의원들은 "국회 예결위에서는 2014년도 예산 심사시 관사 공사에서의 주민 협의 부족으로 500억 예산을 삭감한 바 있고, 올해 예산에서는 해군 관사 예산을 국방부 예산이 아니라 기재부의 조건부 수시배정 예산으로 편성했다"며 "이때의 조건이란 군관사 건설시 제주도정 및 강정마을회와 해군본부의 협의가 우선해야 한다는 전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행정대집행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국회 예산심의의 취지까지 짓밟는 행위"라며 "국방부는 국회와 제주도민들에게 스스로 약속한 만큼 즉각적인 행정대집행 결정 철회를 통해 이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출장 중인 원희룡 지사도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귀국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원 지사는 3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제5회 한·일 지사회의에 참석 중으로, 당초 출장 일정은 29일부터 31일까지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강정마을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31일 오전 귀국하는 것으로 일정을 앞당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 지사는 지난 27일 세계 평화의 섬 지정 10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도는 강정마을회를 중심에 두고, 마을공동체 회복과 명예회복, 주민 갈등을 해소시키는 방향이 아닌 어떤 방향이나 행동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군 관사 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해 11월 자동차로 5분 거리 이내에 있는, 해군측이 필요로 하는 부지(9700㎡)보다 훨씬 넓은 2만여㎡의 대체 부지를 발굴, 제시했지만 해군은 '2015년 12월까지 완공 가능'이라는 단서를 달면서, 사실상 제주도의 제안을 거부했다.

군 관사는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서는 2015년에 맞춰 강정마을 내에 추진 중인 기지 밖 군인 아파트다. 9만9500㎡부지에 616세대의 대규모 사업이었지만, 추진과정에서 마을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2013년 3월 5만9500여㎡ 부지에 380세대로 축소했고, 그해 8월 또 부지 9407㎡, 세대수 72가구로 줄였다.

해군은 지난해 10월14일부터 강정마을 내 9407㎡ 부지에 군관사 건립 공사를 시작했지만 강정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한편 국방부는 31일 오전 8시를 전후로 행정대집행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구1기동대 100여 명이 제주에 내려왔고 광주기동대 80여 명과 광주여경제대 30명도 30일 제주에 들어온다. 해군이 별도 요청한 육지부 용역 100명도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전경대와 기동대 600여명이 당일 현장에 투입된다. 여경을 포함한 일반 사복경찰 150명도 동원 예정이다. 전체 투입인원만 1000여명에 이른다.

강정마을 주민은 1600여명. 군 관사 현장에는 수십여명의 주민과 활동가만 참여하고 있어 국방부가 지나치게 많은 인력을 배치, 오히려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프레시안=제주의 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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