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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서 사라진 김 씨, 시리아 갔다고 단정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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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서 사라진 김 씨, 시리아 갔다고 단정 힘들어

실종 당일, 한 남성과 만나 동쪽으로 이동 후 행방 묘연해

지난 10일(현지시각) 터키와 시리아 접경도시인 킬리스의 한 호텔을 나선 뒤 종적이 끊겼던 한국인 김 모 씨가 이날 오전 킬리스 동쪽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김 씨가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들어갔는지, 또 시리아에서 IS에 가담했는지는 아직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김 군이 10일 아침 8시경 배낭을 메고 호텔을 나섰고 호텔 맞은편에 있는 모스크(이슬람교 예배당)에서 수 분간 서성거렸다. 이후 8시 25분경 한 남성을 만났고 곧 시리아 번호판을 달고 있는 검은색 카니발 차량이 나타나서 두 사람을 태우고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킬리스에서 차량 거리로 동쪽으로 약 25분 정도 떨어진 베시리에(Beşiriye) 마을에 위치한 시리아 난민촌 주변에서 하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당국자는 "이들은 베시리에에서 하차한 이후 지금까지 행적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차량은 시리아 사람이 운영하는 불법 택시였다. 이 당국자는 차량을 운전했던 기사가 "김 군과 함께 이동했던 남성이 실종 당일 아침 7시 30분경에 해당 차량에 다가와서 8시 30분경에 모스크 주변으로 와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 김 씨와 정체불명의 남성은 터키 킬리스 시에서 만나 동쪽에 위치한 베시리에 마을 근처로 진입한 이후 행적이 묘연한 상황이다. ⓒ구글지도 캡처

김 씨가 만난 남성이 누구인지 정확한 신원은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터키 경찰이 호텔 안팎의 CCTV를 확인해봤지만 "얼굴이 정확히 인지되지 않았다"며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씨가 이 남성과 함께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들어갔는지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터키 경찰에 따르면 아직까지 (이들이) 국경 검문소를 통과했다는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국경 검문소에 근무하는 사람을 매수해서 출입국 기록 없이 시리아로 넘어갔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터키 당국이) 불법적으로 시리아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조치하고 있고 현장에도 엄격히 지침이 하달돼 있어서 돈을 받고 이들을 무단으로 넘겼을 가능성이 적다"고 내다봤다.

이 당국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해 9월 24일(현지시각) '외국인 테러 전투원'(Foreign Terrorist Fighters)에 대응하기 위한 결의안을 채택한 이후, 터키 정부가 IS에 가담하고자 시리아로 넘어가려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국경 출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합법적인 방법으로는 시리아로 넘어가기 쉽지 않다는 전망을 내놨다.

검문소를 거치지 않으면 시리아로 넘어갈 수 없느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불법적으로 했을 가능성도 있을 텐데, 정부로서는 구체적인 증거 없이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베시리에 마을로 간 것은 국경 근처로 가기 위한 것이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동쪽으로 우회해서 넘어가려는 시도도 있을 수 있으나 정부가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발견됐던 베시리에 마을은 킬리스 시와 마찬가지로 시리아-터키 국경 부근에 있는 곳이다. 국경으로부터의 거리가 양측 모두 5킬로미터 내외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거리'라는 요소만 따져보면 킬리스에서 베시리에로 이동하는 것이 시리아로 진입하는 데 더 유리한 것이 아니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베시리에 마을에 있는 시리아 난민촌을 언급하며, 이를 통해 시리아로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진입 경로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당국자는 "난민촌 쪽으로 가는 것이 시리아에 들어가는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며 "베시리에로 들어가는 경로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김 씨가 10일 아침 접선한 남성이 누구인지, 그리고 이들이 왜 베시리에로 이동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급선무인 것으로 보인다. 이 조사 결과에 따라 김 씨의 위치와 IS 가담 여부가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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