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실종 학생, 비밀 SNS 대화 상대 의문 증폭

경찰, 김 씨 컴퓨터 정밀분석 중

터키에서 실종돼 이슬람 국가(IS)에 가담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김 모(18세) 씨가 터키에 있는 특정인과 SNS를 통해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과는 19일 김 씨가 '슈어스팟'(Surespot)이라는 SNS를 사용해 터키에 있는 사람이 개설한 트위터 계정의 이용자와 수차례 대화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슈어스팟은 대화내용이 암호화돼 보안성이 높은 SNS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김 씨의 컴퓨터를 입수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그가 지난해 12월까지 이 인물과 꾸준히 대화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주로 트위터를 이용해 대화하던 중 간혹 슈어스팟을 쓰자는 의견을 교환하고 나서 대화 내용이 끊기는 부분이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 인물이 김 씨가 여행을 떠나기 전 가족에게 터키에서 만나겠다고 밝힌 '하산'이라는 이름의 펜팔 친구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하지만 이 인물을 하산이라고 단정할 만한 근거가 현재로서는 부족한 상황이다.

앞서 김 씨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 분석에서 터키 출국 전 국제전화를 했다거나 터키 도착 이후 현지와 통화한 기록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 씨의 행적을 두고 의문이 제기됐었다. 이에 김 씨가 휴대전화 대신 슈어스팟을 이용해 하산을 비롯한 다른 현지인들과 대화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김 씨의 이메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사용 내역 정밀 분석에 착수했다. 하지만 김 씨가 SNS 외에 이메일을 통해 다른 인물과 소통을 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IS와 연관이 있는 이메일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가 현지에서 납치됐을 가능성, 스스로 IS에 가담했을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 씨가 평소 사용하던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소총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IS 깃발로 추정되는 물체를 들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발견된 이후, 김 씨가 IS에 가담하기 위해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들어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