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남북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의 이박 삼일 간 평양 일정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물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관련된 일정은 여전히 베일 속이다.
2일, 서울에서 평양으로…군사분계선은 걸어서 통과
노 대통령은 이날 아침 일찍 본관에서 국무위원들과 가볍게 간담회를 나눈 이후 국민들에게 간략한 메시지를 전달한 후 차량 편으로 청와대를 떠나게 된다.
오전 9시를 전후해 노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는 군사분계선 30여 미터 앞에서 차량에서 내려 걸어서 분계선을 넘게 된다. 알려진 대로 이 장면은 티비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 된다. 통일부 장관, 국정원장 등 공식수행원이 대통령 내외를 따라 걸어서 넘어가게 된다.
현재 군사분계선에는 따로 특별한 표식이 없지만 이 장면을 위해 간단한 표식이 임시로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개성시나 황해북도를 총괄하는 북측 인사로부터 영접을 받은 후 대통령 내외는 다시 차량에 올라 평양을 향해 이동하게 된다. 황해북도 서흥군 수곡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노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평양 초입 환영행사장까지 주행하게 된다. 환영행사장은 삼대헌장기념탑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노 대통령은 사열대에 올라 '조선인민군'의 분열까지 받게 된다.
공식적으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환영 행사를 주관할 것으로 예정되어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오 경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하게 되는 노 대통령은 오후에 만수대 의사당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면담하게 된다.
이후 주위에 있는 3대 혁명전시관 중 북한의 공업기술 실태를 보여주는 장소인 중공업관을 둘러본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목란관에서 이뤄지는 공식환영만찬에 참석한다. 이 만찬에는 우리 측 대표단 전원이 참석하게 되는데 역시 김정일 위원장의 참석 여부가 관심사다.
3일, 최소 두 차례 공식 정상회담
이날엔 환담 수준이 아닌 공식적인 '남북정상회담'이 두 차례 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양측 인사들이 대거 배석하는 확대정상회담 형식이 될지 핵심인사만 배석하는 단독정상회담 형식이 될지 현재로선 결정되지 않았지만 단독정상회담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남측 배석자는 백종천 안보실장, 성경륭 정책실장, 권오규 경제부총리, 이재정 통일부 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범위 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찬은 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에서 남측 대표단끼리 진행하게 된다. 오전, 오후에 걸쳐 정상회담이 진행한 후 해질녘이 되면 노 대통령은 5·1 경기장에서 '아리랑' 공연을 관람한다.
공식 정상회담이 끝나면 남북간 합의서나 공동발표문 등이 자연스럽게 공개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선 그 어느 것도 확정된 바 없다.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권양숙 여사는 북측 여성지도자와 간담회를 진행한다. 권 여사의 파트너는 박순희 조선여맹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권 여사는 이밖에도 고려의학과학원, 인민대학습당, 조선중앙역사박물관을 방문할 계획이다.
또한 같은 시각 재계, 문화계, 학계 등 각 분야의 특별수행원들을 북측 해당 분야 인사들과 분야별 간담회를 진행하게 된다. 이 가운데선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등이 참석하게 될 재계 간담회가 단연 관심을 끌 것 같다.
아리랑 공연이 끝난 후 인민문화궁전에서 우리 측이 주최하는 답례 만찬이 벌어진다. 시간 상 이날 만찬은 거의 자정 가까이에야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4일, 평양에서 서울로…개성공단도 시찰
마지막 날인 4일 노 대통령 내외는 황해안 남포시의 남북합작 회사인 평화자동차 공장과 서해갑문을 방문하게 된다. 이후 오찬과 공식 환송식에 참석한 노 대통령은 개성공단을 방문케 된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 관람장소인 인민대학습당, 3대혁명 중공업전시관, 서해갑문에는 삼성과 LG가 생산한 52인치 LCD티비가 기증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특정 개인에 대한 선물이 아니라 공공시설에 학습용이나 영상홍보용으로 활용되는 것"이라며 일각의 '김정일 위원장 선물용'이라는 보도를 부인했다.
노 대통령이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에서 현황을 브리핑 받고 입주 업체 한 군데를 시찰하는 장면은 남측 티비 방송을 통해 생중계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위원장의 동행 방문설이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의외로 그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이 돼서야 청와대로 돌아오게 되는데 서울에서 환영 행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도착 당일이나 다음 날 대국민보고회를 끝으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관련 행사는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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