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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단 한 번이라도 의지와 능력을 보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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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단 한 번이라도 의지와 능력을 보여달라

국가 기본의 재구축을 위하여 <33>

드라마 <피노키오> 유감

요즘 간간이 시청하는 <피노키오>라는 드라마가 있다. 사명감과 정의감으로 무장된 젊은 기자들을 다룬 드라마이다. 그런데 바야흐로 남녀 주인공들이 사건을 해결하려는 바로 그 찰나에 드라마는 갑자기 김이 새고 만다. 남자 주인공이 자기가 진실을 보도하면 여자 친구 기자가 짤린다는 생각에 진실 보도를 갑자기 덮고 말기 때문이다. 태산명동서일필이다. 
 
아니, 그 여자 친구 기자도 이미 모든 걸 각오한 바였는데…. 이런 나약한 ‘휴머니즘’이 있나? 모두가 해피엔딩인,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결말이 뻔하다. 
 
바로 이러한 비현실적이고 나약한 사고방식들 때문에 우리 사회에 정의와 진실이 실현되지 않는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세상일이란 모든 걸 걸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얻지 못한다는 평범한 진실이 다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유신이며 전두환 군사독재의 극복도 모든 것을 다 던진 젊은이들이 존재했기에 비로소 가능했다.       

패전처리용 대표 선출인가? 

야당은 정부여당의 실정과 실수로 언젠가 선거에서 승리도 하고 정권도 잡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야무진 희망이다.
 
몇 해 전 한 영화배우가 수상식에서 자기는 숟가락만 얹혔을 뿐이라고 말했다. 사실 야당이야말로 국민들이 차려준 상에 숟가락만 얹혀놓은 상태이다. 아니 국민들이 거듭해서 숟가락까지 챙겨주었지만 밥을 먹지 못하는 상황이다. 감나무 아래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형상이다.

목하 야당은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 있다. 그러나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들만의 리그일 뿐이다. 마치 야구 경기에서 패전처리용 투수를 내보내는 과정을 지켜보는 느낌이 든다. 패전처리용 대표, 그러니 아무도 관심이 없을 수밖에 없다. 
 
엊그제 야당이 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꾸자는 주장을 소재로 하여 ‘개소리’로 풍자하는 개그 프로그램이 나왔다. 그간 개그 프로그램에서 정부 여당을 소재로 하는 경우는 자주 보던 터였지만, 야당을 야유하는 소재의 코미디는 매우 드물었다. 
 
이는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다. 야당을 조롱해도 대중적으로 통한다는 얘기는 곧 대중적으로 더 이상 야당이 약자 혹은 동정 대상이 아니며, 전반적으로 그 존재 의미(최소한 현재의 행태)가 부정되고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야당, 단 한 번이라도 정확하게 해결하는 의지와 능력을 보여라!

최근 야당이 혁신을 한다며 혁신위원회를 가동하였고, ‘혁신’의 첫 작품으로서 그간 야당에서 임명했던 국회도서관장을 외부 추천위원회에서 선출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었다. 야당이 자신의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고 마땅히 높이 평가받을 만한 일이다. 
 
그런데 어떤 일이든 기왕 시작을 했으면 본때 있게 무언가 보여주어야 한다. 보도에 의하면, 야당이 조직한 ‘국회도서관장 추천위원회’는 도서관장 추천 기준의 첫 번째 조건으로 ‘문헌정보에 대한 전문적 비전과 식견을 갖춘 자’를 내세웠다고 한다. 
 
그러나 국회도서관이란 일반도서관이 아니다. 그것은 국회에 존재하면서 국회 입법 활동을 지원하는 입법지원 기관이다. 의회도서관의 모델은 바로 미국 의회도서관이다. 미국 의회도서관장은 제퍼슨 대통령이 하원에서 총장으로 근무하던 존 벡크리를 임명한 이래 계속 대통령이 임명하였고, 가장 오래 40년을 관장으로 재직한 허버트 푸트남은 법학을 전공하였으며, 현 관장 제임스 빌링턴은 프리스턴대학과 하버드대학 교수 출신의 저명한 역사학자이다. 임명자인 레이건 대통령은 “비록 사서로서의 전문성은 부족하지만, Wilson센터 운영의 행정경험과 학자로서의 덕망”을 임명 이유로 들었다. 
 
한마디로 미국의회도서관장은 ‘지성의 상징’이다. 이들에 의하여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의회 입법지원 업무를 제공하는 도서관으로 발전되어왔다. 
 
일반도서관의 대표 도서관은 중앙도서관이고, 국회도서관은 국회의원에 대하여 입법지원 업무를 하기 위하여 설치된 ‘특수한’ 도서관이다. 결국 국회도서관장의 자격 조건이란 문헌정보학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단순한 문헌정보학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참고로 필자는 당시 어떤 인물이 적합한가를 묻는 관계자에게 신영복 선생, 서중석 교수 그리고 김종철 녹색평론 대표를 추천하였다. 

이제 변명과 미사여구는 들어줄 사람이 없다

야당도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좋은 의도 (만약에 있다면)’만이 아니라 바로 ‘해결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보수의 아성인 강남의 부동산부자들이 가장 커다란 이익을 올렸던 때는 다름 아니라 바로 야당이 집권할 적이었다.  
 
야당은 이전에도 정작 비정규직을 눈물 흘리게 만들었던 비정규직법은 차치하고라도 이른바 ‘김영란법’에서도 대상 범주를 언론사와 사립학교 교직원까지 무리하게 확대하는 바람에 결국 ‘김영란법’의 취지를 희석화시키고 현재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적용 대상이 지나치게 많은 것은 결국 아무 것도 적용할 수 없게 되며, 모든 것을 규제하는 것은 결국 아무 것도 규제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요컨대 야당은 해결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아무리 의도가 좋아봤자 그 과정이나 결과가 좋지 못하면 도로 아미타불, 차라리 아니한 만 못하게 왜곡되어버리고 만다. 이제 더 이상 자질구레한 여러 변명이나 입에 발린 화려한 미사여구는 들어줄 사람이 없다. 
 
바라건대 야당은 단 한 번만이라도 혹은 단 한 가지라도 분명한 의지와 해결 능력을 보여달라! 이것이야말로 야당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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