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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에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동양인 내야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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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에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동양인 내야수는?

[베이스볼 Lab.] 일본 선수들 전철 밟지 않으려면…

‘평화왕’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정적이다. 'ESPN' 짐 보든은 12일(미국시각) 트위터를 통해 피츠버그와 강정호가 4년간(5년째 옵션) 총액 약 16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강정호는 한국 프로야구 출신 타자 최초의 메이저리거로 역사에 남게 됐다. 또 한국 내야수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는 것도 (1루수였던 최희섭을 제외하면) 강정호가 처음이다. 그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대부분은 타자가 아닌 투수들이었다. 또 이치로, 마쓰이, 추신수 등 타자로 성공을 거둔 선수들은 대개 외야수로 아시아 출신 내야수가 성공을 거둔 사례는 드물었다. <베이스볼 Lab.>은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그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동양인 내야수들의 발자취를 돌아봤다.
가즈오 마쓰이
뉴욕 메츠(2004~2006), 콜로라도 로키스(2006~2007), 휴스턴 애스트로스(2008~2010)

▲ 가즈오 마쓰이 ⓒKanesue
마쓰이는 야구 명문으로 유명한 PL학원 출신이다. 일본 프로야구 시절 최고의 5툴 플레이어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1998년엔 퍼시픽리그 MVP를 차지했으며 20홈런-20도루를 세 번이나 달성하는 등 약점을 찾기 힘든 선수였다. 먼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치로와 히데키 마쓰이가 큰 성공을 거두자, 미국 구단들은 자연히 가즈오 마쓰이에게도 관심을 나타냈다. 결국 마쓰이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2004년 뉴욕 메츠와 3년 총액 2010만 달러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출발은 좋았다. 당시 메츠 최고 유망주였던 호세 레예스를 2루로 밀어내고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메이저리그 데뷔 타석에서 초구에 홈런을 때릴 때까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그러나 곧 공수 양면에서 슬럼프가 찾아왔다. 그나마 타격은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수비는 일본에서 무려 4차례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경력이 무색할 정도로 형편없었다. 수비 때문에 팀의 에이스 투수 톰 글래빈에게 공개적인 독설을 듣는 굴욕도 맛봤다. 나중에는 유격수 자리를 내주고 2루로 밀려났다.

메츠에서 보여준 마쓰이의 모습은 내내 실망스러웠다. 결국 2006년 메츠는 마쓰이를 콜로라도 로키스로 트레이드했다. 콜로라도에서 마쓰이는 잔 부상 탓에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다. 대신 2007 포스트시즌에서 1번 타자로 출전해 맹활약(.304/.347/.500)해 조금이나마 명예를 회복했다. 마쓰이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소속으로 2010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다, 2011년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로 복귀했다.
다다히토 이구치
시카고 화이트삭스(2005~2007), 필라델피아 필리즈(2007), 샌디에이고 파드레스(2008), 필라델피아 필리즈(2008)

이구치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2차례의 도루왕 타이틀을 따냈고, 유격수 포지션에서 베스트나인과 골든글러브를 각각 3회씩 수상하며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2004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이구치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3년 총액 800만 달러(마지막 해 팀옵션 330만 달러)에 계약했다. 첫 해부터 .278/.342/.438의 타격라인과 15개의 홈런, 안정적인 2루 수비로 맹활약,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한몫을 단단히 했다. 이로써 이구치는 월드시리즈와 일본시리즈를 모두 우승한 선수가 최초의 일본인 선수가 되었다.

하지만 첫 시즌 이후로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이구치는 2007 시즌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필라델피아로 이적했다. 잠시 주전 2루수로 기용됐지만 원래 주전 2루수인 체이스 어틀리가 부상에서 복귀하며 벤치로 밀려났다. 시즌 뒤에는 1년 계약으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었지만, 극도의 타격 부진과 부상에 시달린 끝에 2008 시즌 막바지 방출당했다. 이구치는 다시 필라델피아로 돌아갔고, 필라델피아가 우승하며 두 번째 월드시리즈 반지를 얻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와 계약을 맺은 시점이 9월 이후여서 포스트시즌 경기에는 출전할 수 없었다. 이구치는 2009년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로 돌아갔다.
아키노리 이와무라
탬파베이 레이스(2007~2009), 피츠버그 파이어리츠(2010), 오클랜드 어슬레틱스(2010)
일본 프로야구 시절 이와무라는 홈런도 많고 삼진도 많은 전형적인 거포로 통했다. 44홈런을 쳐낸 2004 시즌에는 173개의 삼진을 당했을 정도. 그러나 2007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에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대응하기 위해 타격폼에 수정을 가했다. 그 결과 첫 시즌 삼진은 114개로 줄어들었지만 홈런도 7개로 크게 줄어들어 ‘똑딱이’ 타자로 변신했다. 홈런 대신 이와무라는 3할 중반대의 출루율과 안정적인 수비로 팀에 기여했다. 미국 진출 2년째인 2008년에는 팀의 3루수 기대주 에반 롱고리아가 메이저리그에 올라오면서 2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그해 탬파베이는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보스턴 등 강팀들을 연파하고 월드시리즈까지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이와무라는 2009년 5월, 2루 수비 중 상대 주자와의 충돌로 전방십자인대가 부분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그해 시즌 막바지가 되어서야 복귀할 수 있었다. 2010 시즌에는 피츠버그와 오클랜드에서 모두 채 2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시즌 뒤에는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계약해 일본으로 돌아갔다.
츠요시 니시오카
미네소타 트윈스(2011~2012)
2010시즌 지바 롯데 마린즈에서 206안타 타율 .346로 대활약한 뒤,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행선지는 532만 9천 달러를 포스팅비로 지출한 미네소타 트윈스. 계약 조건은 3년 925만 달러에 4년째에 400만 달러의 팀 옵션이 걸렸다. 일본 시절 유격수로 활약한 니시오카의 미국 무대에서 포지션은 2루수. 그러나 이게 불운의 발단이 됐다. 시즌 초반인 4월, 2루 수비에 채 적응하지 못한 상황에서 상대 주자와 크게 충돌해 종아리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입은 것이다.

니시오카는 부상에서 복귀한 후에도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1 시즌 내내 홈런을 단 하나도 때려내지 못했고 타율, 출루율, 장타율 모두 2할대에 머물렀다. 지역 팬들과 언론에는 ‘먹튀’ 취급을 받았다. 다음 시즌에도 달라지는 게 없었다. 마이너리그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냈고 메이저리그엔 단 3경기 출전에 그쳤다. 결국 미네소타는 시즌 뒤 니시오카와 잔여 연봉을 포기하고 방출하는 데 합의했다. 미국 생활을 접은 니시오카는 한신 타이거즈와 계약, 일본 무대로 돌아갔다.
무네노리 가와사키
시애틀 매리너스(2012), 토론토 블루제이스(2013~현재)

▲ 무네노리 가와사키 ⓒKeith Allison
일본 시절 전형적인 발 빠르고 타격 정확성 높은 유격수로 통한 가와사키. 2011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스즈키 이치로의 열렬한 팬인 가와사키는 시애틀이 아니면 메이저리그에 가지 않겠다고 버텼고, 결국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면서 ‘소원(?)’을 이뤘다. 하지만 시애틀에서의 밤은 길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 61경기에 나올 동안 홈런 없이 .192/.257/.202의 저조한 타격 성적만 남긴 끝에 방출. 이듬해 토론토에서는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덕에 메이저리그로 승격해 96경기에 출장했다. 토론토 주전 선수들의 부상은 2014년에도 이어졌고, 덕분에 가와사키는 82경기에 출전해 .258/.306/.310의 성적을 남겼다.
가와사키는 성적만 놓고 보면 팀에 크게 도움이 되는 선수라고 하긴 어렵다. 하지만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팀 동료들에게 인기 있는 선수이며, 토론토 팬들에게는 컬트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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