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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박지원 개성 방북 불허 이유는 "정치인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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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박지원 개성 방북 불허 이유는 "정치인이라서"

"인도적 사안은 정치와 무관"하다더니

김대중평화센터와 현대아산 측이 김정일 3주기 때 조화를 전달한 것과 관련, 북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감사인사를 받기 위해 개성 방북을 신청했다. 정부는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에 대한 방북을 허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3일 "(김양건의 감사 인사가) 16일에 있었던 조화 전달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지는 사안임을 감안해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김대중 평화센터에서는 박지원 의원을 제외한 김성재 이사 등 총 7명, 현대아산 측에서는 현정은 회장을 비롯해 총 7명이 24일 오전 개성을 방문할 예정이다.

박 의원의 방북을 허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 당국자는 "정치인의 거듭된 방북이 적절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적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측면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 지난 16일 개성에서 박지원(오른쪽) 의원이 원동연 북한 아태위 부위원장에게 이희호 여사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3주기 조화를 전달하고 있다.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이날 조화 전달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김대중평화센터와 현대아산 측에 감사인사를 전하겠다며 23,24일 중 하루 개성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김대중평화센터

정부가 언급한 '정치적 논란'이란 여당 내 일부에서 박 의원의 방북에 대한 원색적 비난이 나오고 있는 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러한 여당 내의 일부 기류를 의식해 이번과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 15일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박 의원에 대해 "김정은 정권의 십상시, 내시 역할 비슷하게 한 사람"이라고 비난했고 같은 당의 김진태 의원 역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김정은, 김정일 조화 배달하는 심부름꾼이냐"며 박 의원의 조화 전달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번 개성 방북은 정부가 밝힌 대로 '인도적'인 차원의 문제이다. 정부는 수차례 "인도적 사안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번 사건에는 유독 '정치적인 논란'이 있을 것을 고려했다. 기존에 판단을 했을 때와 정반대의 기준으로 방북 승인 여부를 결정한 것이다.

이 당국자는 "우리 정부도 박지원 이사장의 방북이 무리 없이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방북이)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정부가 논란을 키우려는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박 의원의 방북만 불허한 정부의 이번 결정이 오히려 논란을 더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박 의원은 방북 불허 결정이 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대화마저도 막는 정부의 처사는 심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부가 북측에 공식 초청장을 보내라고 요구,북측에서 공식초청장을 보내와 정부에 어제 접수하고도 (방북을) 불허하는 것은 신뢰성에도 어긋나는 일"이라며 "앞으로 이에 대한 대처는 김대중평화센터에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센터 측 관계자는 "정부에서 어제(22일) 박지원 의원에게 온 공식 초청장을 가져오라고 요구해서 북측으로부터 이를 받아 정부에 전달했는데, 박 의원만 불허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조치"라며 "일단 북측에 현재 상황을 알린 뒤 향후 대응 조치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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