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인 <조선일보>가 박근혜 정부에 대해 맹비난을 쏟아냈다. “이렇게 무소신·무기력·무책임한 정권이 앞으로도 3년 넘게 이 나라를 끌고 가야 한다는 사실이 걱정스럽다”고 12일 사설을 통해 밝혔다.
대통령의 비선 측근인 정윤회 씨의 ‘국정 농단 의혹’을 담은 문건 작성과 유출을 둘러싼 ‘공방’에 대한 촌평이다.
<조선일보>는 12일 ‘대통령 家臣·동생 세력 권력 충돌 갈수록 가관이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청와대가 11일 검찰에 전달한 내부 감찰 보고서와 이를 둘러싸고 나오는 파열음에 대해 비판했다. 청와대는 내부 감찰을 통해 ‘조응천 전 비서관이 오 행정관을 비롯한 청와대 전·현직 행정관, 국정원 전직 간부, 대검 수사관, 대통령 동생 박지만 EG 회장의 측근 전모 씨, 언론사 간부 등 7명과 정기적으로 만나 청와대 (정보) 문건 작성·유출을 논의한 정황이 있다’며 ‘7인 모임’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조 전 비서관은 “소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은 “지금 청와대 전·현직 간 다툼은 박지만 씨를 등에 업은 '대통령 동생 쪽 사람들'과 대통령의 정계 입문 초기부터 보좌해 온 '가신(家臣) 그룹' 두 패로 나눠져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이는 양상”이라며 “이 두 세력 사이에 말 그대로 누가 대통령의 눈과 귀, 마음을 붙잡을 것인가를 놓고 권력 암투가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게 '정윤회 동향 문건'이었다. 양측은 체면이고 뭐고 가리지 않고 공개적인 혈투(血鬪)를 불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양측은 서로 자신은 피해자이고 상대가 국정 농단 세력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국민 눈에는 다 똑같은 사람들”이라면서 “문제는 여권(與圈)에는 이런 권력 투쟁을 막거나 입바른 소리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들은 어떻게든 이 싸움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눈치만 볼 뿐이다. 새누리당 역시 정윤회의 '정'자나 박지만의 '박'자를 입에 올리는 것조차 피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은 “청와대에서 국가 공문서가 수백 장 흘러나왔다는 것은 지난 4월과 5월, 7월에 연거푸 확인됐다. 그런데도 청와대 안팎의 누구도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교통정리 하는 데 앞장서지 않았다”면서 “이번 사태가 터지자 청와대는 ‘찌라시 수준이어서 무시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와서는 특별감찰의 뒷북을 치며 책임 미루기에 급급하다”며 박근혜 정권을 향해 ‘무소신·무기력·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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