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이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해체한 18일 진도 팽목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팽목항 철수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범대본의 팽목항 철수가 "인양 중단을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우려 때문인데, 유족들은 세월호 선체가 인양될 때까지 팽목항을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안산 합동분향소에 출발해 오후께 팽목항에 도착한 유족들은 "지난 12일 아홉 분의 실종자 가족이 잠수사들의 안전을 우려해 수색 중단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팽목항에서 모든 인력과 자원을 철수하고 있다"며 "언제나 그랬듯이 책임을 회피하고, 빠져나가는 데에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실종자 가족이 수색 중단을 요청한 것은 가족을 찾고자 하는 바람이 없어져서가 아니라, 당신들로 인해 또 다시 아픔을 당하는 사람이 생길까봐 무너지는 마음을 억누르며 한 결정"이라며 "이제 그 분들께 남은 희망은 세월호 선체를 원형 그대로 인양하는 것 밖에 없다"고 했다.
또 "검찰 발표만 보더라도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침몰이 아닌 살인 사건이며, 세월호 역시 단순한 침몰선이 아닌 범죄의 현장"이라며 "범죄의 증거로서 현상 그대로 인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직 사건이 종결된 것도 아니고 정확한 사고 경위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태인데, 사고 현장에서 범대본이 철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팽목에서 철수하는 것은 실종자 수습을 위해 일하던 잠수사와 그에 따른 장비들에 한해야 한다"고 했다.
유족들은 선체 인양이 이뤄질 때까지 팽목항에 상주할 예정이다. 유족들은 아울러 세월호 인양 논의를 위해 정부가 구성할 인양 태스크포스(TF)에 민간 전문가 외에 희생자 가족들도 참여시킬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한편 세월호 사고 수습을 위해 구성된 범대본은 이날 오후 마지막 회의를 열고 공식 해체한다. 이에 따라 이날 자정을 기해 진도 팽목항과 진도실내체육관 등에 상주해 있던 범대본 공무원들도 전원 철수를 시작한다. 현재 남은 실종자는 모두 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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