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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도로 권영길'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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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노회찬 "'도로 권영길'로는 안 된다"

[인터뷰]"이명박, 가장 혹독한 가을 맞을 것"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 대표선수를 뽑을 때도 가장 최근의 기량과 컨디션을 보고 뽑았다.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을 두고 그 미래적 가치만 이론적으로 파악해 뽑진 않는다. 또 이제는 코치나 감독으로 물러서야할 사람을 중요한 경기에 내보내진 않는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대선예비후보는 16일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민노당 후보가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역설했다.

민노당은 이번 대선에서 최근 2-3년 간의 침체를 벗어나 일대 도약을 할 것인가, 아니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주저앉아 장기침체 국면으로 갈 것인가 가늠하는 '실험대'에 오른 셈이라고 노 후보는 봤다. 따라서 '본선 경쟁력'이 대선 후보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잣대가 돼야 한다는 것. 본선경쟁력은 국민과 소통하는 능력을 갖춘 변화와 혁신을 상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도로 권영길'이 된다면 민노당은 "낡은 진보, 수구 진보의 이미지를 깨기 힘들 것"이라고 노 후보는 주장했다. 권 후보가 지난 15일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노회찬, 심상정 의원을 겨냥해 "지난 1년간 (대선 후보로서) 무엇을 했냐"고 비판한 것에 맞서 노 후보는 "지난 10년 동안 대선후보였던 권 후보는 지난 10년 동안 무엇을 했냐"고 맞받아쳤다.

또 심상정 후보에 대해서는 "아직 자신의 이미지를 형성하지 못해 이미지 형성에만 몇달이 걸릴 것"이라고 아직은 '준비되지 않은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노 후보는 민노당이 본선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선출하는데 성공한다면 "이번 대선은 3강 구도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의 '이명박 쏠림' 현상은 반사 이익에 의한 구도적 효과이기 때문이다.


노 후보는 "현 정부에 대한 실망으로 한나라당이 반사이익을 봤고, 또 박정희의 분신 같은 박근혜 후보의 반사이익으로 한나라당 이익의 상당부분을 이 후보가 가져갔다. 똑같은 경력으로 이 후보가 범여권의 후보였다면 지지율 1% 정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가을은 이명박에게 가장 혹독한 가을이 될 것"이라면서 이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된다면 혹독한 검증에 시다리게 될 것이며, 거품은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정치인 개개인의 정치적 생존권 확보의 의지만 난무하고, 집권의지는 찾아보기 힘든 범여권은 과거처럼 한나라당과 일 대 일 대결구도를 형성하지 못할 것이고, 그 빈 공간을 민노당이 파고 들어 '3강 구도'를 형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 후보의 '희망 시나리오'는 민노당이 현존하는 '여전한 문제'들을 극복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실현될 수 있을지는 계속 지켜봐야 알 수 있다. 이번 대선에서 민노당은 "지난 2004년 총선 이후 뭐했냐"는 유권자들의 질문에 답해야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노 의원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전문.

"권영길은 이미 '낡은 민노당' 상징"

프레시안 : 민노당 경선이 한창 진행 중인데 생각만큼 국민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 ⓒ프레시안

노회찬 :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예견된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민주노동당 안에서 바라는 것과는 다르게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40%가 넘는 조건 속에서 한나라당 양강 후보의 접전에 국민적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측면이 우선 있다.

그래서 당 내의 경선이 바라는 만큼 큰 화제가 안 될 수 있다, 그래서 후보를 7월 초까지 선출해서 후보를 중심으로 본선을 준비해 나가자는 게 내 주장이었다.

그런데 다른 후보들은 9월에 뽑자고 했다. 권영길 의원은 "시간이 없다, 1차에서 끝내겠다"고 했다는데 그런 생각이라면 7월 초에 뽑는 것에 동의를 해 줬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때는 왜 반대했는지 모르겠다. 후보들이 경선을 자기 이해관계로 바라보다 보니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

또 독자나 시청자들에게는 공정한 알 권리의 보장이 대단히 중요한데 민노당은 지지율에 비해 보더라도 너무 언론에 안 다뤄지고 있다는 점이 있다. 민노당의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반성할 지점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중요한 정책도 많이 쏟아내지 않았나. 가장 많이 쏟아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의 지지율만큼의 지면배정도 하지 않고 있다. 보도의 엄정함에 걸맞지 않은 현재의 보도에 대해선 유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민노당의 후보가 선출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한나라당의 후보도 며칠 있으면 선출되지 않나. 차별성을 중심으로 민노당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겠는가.

프레시안 : 민노당에서 왜 노회찬이 후보가 돼야 하나?

노회찬 : 일단 당 내 일각에서는 "누가 되더라도 본선경쟁력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퍼뜨리는 사람도 있다. 그것이 어떤 후보를 찍자는 논리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다르게 보자. 지금 민노당은 기로에 서 있다. 이번 대선에서 최근 2~3년 간의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최근의 당 지지율 수준으로 득표결과가 나올 경우 내년 총선에서 의석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장기침체 국면으로까지 들어갈 수 있다. 위기라고 본다. 지난 총선처럼 국민에게 참신한 감동을 주면서 돌풍을 일으킬 때 원내 교섭단체를 뛰어넘는, 30~40석 이상의 정치지형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본선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 본선경쟁력은 무엇인가. 두 가지다. 우선 국민과 소통하는 능력이다. 민노당의 주장을 국민에게 감동적으로, 신뢰감 있게 전달하는 것이다.

또 하나 민노당을 아끼는 국민들이 당에 바라는 것은 "너희도 좀 바뀌어라"는 것이다. 변화와 혁신을 상징하는 인물이 후보가 돼야 한다. 그게 본선경쟁력이다. 당이 하나도 안 바뀐 것처럼 보일 때 국민이 민노당에 얼마나 호응을 하겠나.

심상정 후보는 훌륭한 후보지만 대중성이 덜 확보돼 있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 후보가 된다고 자동으로 이미지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권영길 후보의 경우 개인적으로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권 후보는 이미 '낡은 민노당', '과거'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미래를 예고하는 인물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를 보고 투표를 하는 게 아니라 저 당이 커져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저 당이 앞으로 우리에게 뭘 해줄 수 있느냐…. 국민은 그것을 묻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도로 권영길' 식으로 된다면 낡은 진보, 수구 진보의 이미지를 깨기 힘들 것이다. 상대적으로 본선경쟁력에서 제가 제일 앞서 있지 않나. 도약의 가능성, 잠재적 가능성은 제일 많이 갖고 있지 않나.

프레시안 : 심상정 의원은 "'창고론'의 노회찬 후보는 미래를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정책에 있어선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수긍할 수 있나.
▲ ⓒ프레시안

노회찬 : '창고론'이라고 이야기한 일 자체가 없다. 내 말을 왜곡한 것이다.

당시 내가 이야기한 것은 "당연히 우리는 정책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정책만 좋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정책을 정치화하지 못한다면 생명력 없는 정치다. 창고에 정책만 많으면 뭐하나. 그 정책을 국민적 이슈로 만드는 능력이 요구된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두고 '창고론' 운운하는 것은 정말로 '조선일보식 왜곡'이다. 용납할 수 없는 태도라고 본다.

오히려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지난 3년 동안의 활동이다. 최근에 3명이 다 국회의원이 됐다. 의원된 뒤의 활동을 보자는 것이다. 권영길 후보는 3년 간 무엇을 했나? 우리 국민에게 어떤 감동과 메시지를 줬는가?

심상정 후보가 의정활동 잘 한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심 후보도 마찬가지다. 심 후보의 낮은 인지도, 낮은 국민의 지지도는 남 탓 할 일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3명이 한 날, 한 시에 함께 됐다. 국민에 감동을 주고, 당 지지율을 일시적이나마 올려 본 사람은 누구냐. 히딩크가 월드컵 대표선수를 뽑을 때도 가장 최근의 기량과 컨디션을 보고 뽑는 것 아닌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을 두고 그 미래적 가치만 이론적으로 파악해서 뽑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이제는 코치나 감독으로 물러서야 할 사람을, 최근 운동에 뛰지도 않은 사람을 중요한 경기에 내보내진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번 선거에서 선수로 뛸 사람은 내가 아닌가 생각한다.

프레시안 : 권영길 후보는 두 후보를 겨냥해 "1년 동안 뭐 했나"라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어떻게 보나.

노회찬 : 내가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누가 국민에 감동을 줬느냐는 것이고, 권 후보의 이야기는 당원들 속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동안 뭐 했나 하는 것이다. 선거운동을 1년 전부터 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잘못된 이야기다. 선거사무실을 내가 제일 늦게 냈다. 심상정 후보가 마포에 제일 먼저 차렸고 그 다음이 권영길 후보다. 내가 1년 전부터 선거운동을 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지난 12월 당에서 여론조사를 했는데 나보다 권 후보가 지지율에서 두 배 이상 앞섰다. 날 대선후보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권영길 후보는 두 번이나 대선후보를 하지 않았나. 권 후보는 지난 10년 동안 대선후보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권 후보에게 "지난 10년 동안 무엇을 했느냐"고 물어야 한다.

지난 6개월 동안 노회찬이 대선후보로 알려졌고 5~6월이 되면서 지지율이 같아졌다. 지금도 서로 앞 서거니 뒷 서거니 하고 있다. 권영길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만장일치로 당선된 사람이다. 그러나 지금 권 후보는 3분의 1의 지지밖에 못 받고 있다.

새로운 후보가 나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와 심 후보의 지지자를 합치면 50%를 넘어 60%에 육박한다. 이들이 바로 과거 권영길 후보를 후보로 만든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이제는 "권영길은 아니다, 이제 그만 하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권영길 후보는 직시해야 한다.

"노회찬의 당선은 민노당 변화의 반증이다"

프레시안 : 당의 변화를 강조해 왔다. 무엇을 변화시켜야 하나?
▲ ⓒ프레시안

노회찬 : 민노당의 침체요인이 곧 혁신의 대상일 것이다. 첫째가 민생문제에 집중하지 못한 점이다.

우리의 주의주장을 펴는 데 바빴고, 서민들이 무엇에 아파하고 고통 받는지에 대해 귀를 기울이는 데 노력이 부족했다고 본다. 부동산 정책의 경우에도 가장 진보적 대안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늦게 대응을 해서 오히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 같은 사람이 '반값아파트' 이야기를 하도록 만들었다.

둘째로, 민노당이 폐쇄적이라는 지적이다. "갇혀 있다", "국민과 소통하기 보다는 자기들끼리 하고 있다"는 거리감이 있다는 것이다. 서민정당이면서도 서민의 지지를 적게 받고 있다. 참여정부의 실패로 인한 이탈세력이 민노당이 아니라 한나라당으로 가 버리고 있다.

변화와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 어느 후보가 되는 게 민노당이 변화와 혁신을 하는 것으로 보이겠는가. 권영길은 아니라는 것이다. 노회찬이 되거나 심상정이 되면 변화와 혁신으로 보일 것이다. 다만 심상정은 자신의 이미지를 형성하지 못했다. 이미지 형성에만 몇 달이 걸릴 것이다.

셋째, 고질적인 정파문제다. 국민들의 희망을 당 내에 반영하려고 하기 보다는 정파들끼리의 이해다툼이 일었고 또 그것이 과열되는 현상이 국민에게 부정적인 평가받는 대목이 아닌가. 이번 대선에서 이 세 가지를 다 풀어야 한다. 교육문제, 주택문제에 '올인'해서 정말 적나라하고 생생한 대안을 내 놔야 한다, 한나라당과 차별화시키면서 국민의 마음을 얻어 내야 한다.

특정정파가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그런데 노회찬이 당선되면 국민은 정파문제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될 것이다. 저는 거대 대중조직 출신도 아니고, 특정정파 소속도 아니고, 또 후원을 받지도 않는다. 노회찬을 지지하는 사람은 뭐냐. 이런 정파질서를 넘어 서자는 바람과 열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민노당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개선하는 모습으로 나아 갈 때 그것이 민노당에 대한 지지로 확산될 것이다.

프레시안 : 그런데 현재 당 내 경선 모습을 보면 그런 모습은 보기 힘든 것 같다.

노회찬 : 지금의 현실이 다 긍정적 요소로만 가득 차 있다는 건 아니다. 이 경선에서 내가 승리함으로써 정파선거, 줄 세우기 투표, 묻지마 투표, 소속이나 연고에 의한 투표에 별 효력이 없다는 것이 입증될 것이라는 말이다. 내가 당선됨으로써 민노당이 건강해지고 있다는 판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민노당 경선이 결선투표까지 갈 것이라고 보는가.

노회찬 : 난 허장성세를 부리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애초 우리의 목표는 한방에 끝낸다는 것이었다. 충분히 가능했다고도 보는데, 당 내 다수 정파에서 특정후보 지지선언을 하는 바람에 결선에 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결선에 가서는 지금 여론조사에서 보듯 충분히 낙승할 것이라고 본다.

프레시안 : 일각에서는 정파투표 문제도 그렇고, 당원들 내부에서 경선 과열 현상이 일어나서 경선 이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노회찬 : 진단은 좀 다른데 처음에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단 다행히 덜 과열되고 있다고 본다. 당원들도 평상심을 잃지 않고 있다. 일부 네거티브 선거운동도 있고, 특정 정파의 지지 선언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론 상당히 자제하면서 선거를 치르고 있지 않나.

나는 이미 지난 9일 강원 합동유세에서 "만에 하나 내가 민노당 후보로 선출되지 못할 경우 바로 다음 날부터 선출된 후보의 운동원으로 뛰겠다"고 했다. 전북지역의 우리 선대본 발족식에 가서도 지지자들에게 다짐을 받았다. 그런 우려는 안 나타날 것으로 본다.

'7공화국' 건설로 신자유주의 20년 청산할 것"

프레시안 : 이번 대선에서 민노당이 추진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진보대연합이다. 현재로서는 잘 되고 있는 거 같지 않은데 이에 대한 입장과 전망은 무엇인가?
▲ ⓒ프레시안

노회찬 : 민노당 자체가 진보대연합으로 출발했고 그 이후 몇 차례 선거에서도 공동 선대본을 꾸려서 민노당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세력들과 선거연합을 해 왔다.

지금 진보대연합이 가시화되지 않은 것은 민노당 후보가 가시화 안 됐고, 함께할 세력과 함께할 후보가 가시화되지 않아서 그렇게 보일 뿐이지 우리는 어떤 가능성이라도 다 열어두고 있다.

저는 출마선언에서 진보대연합의 성격도 규정했는데, 반신자유주의 연대전선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한미 FTA에 반대하는 정도로는 안 되고, 반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세력이라면 이번 선거에서 진보대연합을 추구해야 한다.

방식에 대해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 그리고 민노당도 기득권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

프레시안 : '7공화국론'을 들고 나왔다. 간략하게 설명해 달라.

노회찬 : 아직은 생소할 것이다. 발상은 이런 것이다. 노무현 정부만 실패한 게 아니라 지난 20년이 총체적 실패라는 것이다.

외형적 정치 민주화를 이뤄졌지만 사회 양극화는 꾸준히 증대됐다. 비정규직 850만, 자영업자 650만, 이 현실이 지난 20년 도안의 정책실패로 비롯된 것이라는 의미다.

4번이나 정권교체를 이뤘지만 기득권 세력, 강자에 의한 신자유주의 노선은 일관되게 이어졌다.

'7공화국'이라는 것은 이러한 지난 20년과 단절하겠다는 것, 이 20년을 청산하겠다는 것이다. 정책기조와 철학이 근본적으로 다른 반신자유주의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결국 사회경제 노선의 변화다.

무분별한 개방과 민영화 노선도 재조정해야 한다.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실현시키는, 비정규직을 철폐하는 것을 국가의 주요정책으로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7공화국' 라는 것은 헌법의 전면적인 개정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물론 헌법 하나만 고치면 모든 게 달라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가질서의 근간에 대해 지난 20년 동안의 일관된 기조를 뛰어 넘겠다는 것이다. 그게 이번 대선과정이 아니겠는가.

프레시안 : 그러나 선거의 핵심공약으로 내 세우기에는 국민에게 잘 와 닿지 않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노회찬 : '제7공화국'은 총체적 비전이다. 총체적 비전을 한 마디 말로, 예를 들어 '선진한국 창출'이라고 하면 얼마나 추상적인가. '세박자 경제론'도 경제에 대한 정책이라는 것 이상의 메시지는 없는 것이 아닌가. 제가 후보가 되면 각론에서 전면적 차별화에 나설 것이다.

그리고 그 전체를 묶는 개념으로 '7공화국'을 내 세울 것이다. 노무현이나 노태우나 김영삼, 김대중이나 다 똑같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하는 어법이라른 것이다. 본선에서 충분히 보완될 수 있다.

프레시안 : 한나라당 쪽에 눈을 돌려 보면 여전히 이명박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경제'에 국민적 대한 요구는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노 후보에게 '경제정책'에 있어서 특별한 강점이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노회찬 : 우리가 제출한 경제정책이 심상정 후보의 경제정책보다 양이나 질에서 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세박자 경제론'이라고 하지만 금융과 주택문제만 담겨 있고 일자리 문제는 없다. 심 후보가 국회 재경위원을 4년 동안 했다고 해서 경제전문가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경제가 이번 대선의 화두인 것은 사실이다. 이명박 쏠림현상의 바탕에 경제가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경제학 교수들이나 경제 연구소의 박사들만이 이명박과 대적할 수 있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차별해야 할 것은 경제철학의 근본이 아닌가. 이명박 후보가 살아온 길도, 공약도 마찬가지다. 강자에 더 많은 기회를 주고, 강자를 더 강하게 해서 전체 사회를 끌고 가자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오히려 강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약자에 대한 배려를 통해 사회적 성장의 원동력을 회복시키자는 것이다. 이 근본적 철학의 차이를 대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지식 몇 개 더 많은 것으로 이명박에 대적할 수 있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이명박, 범여권 후보였다면 지지율1%에 그칠 것"

프레시안 : 각종 도덕성 검증 논란에도 여전한 이명박 쏠림현상의 원인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나.
▲ ⓒ프레시안

노회찬 : 그런 것 같다. 노무현 정부의 실정, 국민을 적대시하는 듯한 태도에 광범위한 사람들이 실망해 한나라당으로 가 버렸다.

물론 민노당으로 오지 못한 것에 대해선 민노당의 책임도 있다고 본다.

이명박이 반사이익을 본 것도 있다. 한나라당의 유력후보 두 사람 중 박정희의 분신과도 같은 박근혜에 대해 이명박이 반사이익을 본 것이란 말이다.

한나라당은 반사이익을 봤고, 그 이익의 상당부분을 이명박이 가져갔다. 만일 똑같은 경력으로 이명박 후보가 범여권의 후보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나는 1% 정도 나올 것이라고 본다. 이명박에 대한 지지는 반사이익에 의한 구도적 효과라는 것이다.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는 한나라당 후보 중 누가 후보로 당선되느냐 하는 데 대한 여론흡입력도 있다.

그런데 무대 위에 불이 꺼지면 사람은 무대 위에서 내려오게 돼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가을은 이명박에게 가장 혹독한 가을이 될 것이다.

혹독한 검증이 이명박을 기다리고 있다. 지지율도 더 이상 오를 수 없다. 찬바람이 불면 거품은 꺼질 것이고 이명박은 아주 냉혹한 벌판에 서게 될 것이다.

프레시안 : 민노당이 이번 대선 통해 집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게 사실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렇다면 총선인데, 전망이나 전략이 있는가.

노회찬 : 이번 대선에서 집권이 불가능하다는 것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다른 당에 비해 집권 가능성이 낮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있지만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다. MBC의 조사에서 보면 박근혜, 정동영, 노회찬을 두고 지지율 조사를 해 보니 내가 12.4%가 나왔다.

내가 대선후보가 되는 순간 15~20%의 지지율은 금방 올라간다고 본다. 역대 제3후보, 정주영이나 이인제 씨는 20%의 문턱을 못 넘었다. 나는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20%를 충분히 넘을 수 있다고 본다. 이번 대선은 3강 구도로 진행될 것이다.

오히려 범여권 후보는 11월 초에나 최종적으로 확정될 것이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한나라당과 민노당 후보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두 정당은 정책적으로 가장 차별화되는 정당이다. 민노당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얼마 전 모 신문에서 유인태, 문희상 등 여권의 중진들이 "노회찬이 후보가 되면 범여권 표를 다 가져가는 것이 아니냐"면서 "권영길 당선 운동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농담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다. 실제로 민노당에게 이번 9, 10월은 큰 기회이자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지지율이 20% 정도만 되면 그 다음은 누가 될지 모르는 게임이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서 사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오늘의 지지율을 갖고 전망을 세우기는 힘들지만, 대선구도가 그렇게 갈 때 내년 총선에서 교섭단체를 뛰어 넘어 30~40석도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지역구 의석을 충분히 낼 수 있다. 민노당이 창원, 울산에서만 지지를 받는 당이 아니라 고루 지지 받는 당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대선이 3강 구도로 간다는 것은 범여권이나 한나라당이 갈라서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것인가.
▲ ⓒ프레시안

노회찬 : 가능성은 있겠지만 특히 한나라당은 출마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갈라서더라도 후보가 각각 나오는 상황으로는 안 갈 것이다.

문제는 범여권인데, 단일화는 100% 보장된 게 아니다. 그럼에도 살아남기 위해 대선후보 단일화는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단일정당으로 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그런데 범여권 후보 중 필승의 신념을 가진 사람은 없다. 심지어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이 99%라고 말한 장관 출신 모 의원조차 대선출마를 하겠다는 것 아닌가. 대선 출마는 무엇을 위한 대선 출마인가. 정권 재창출의 자신감과 의지를 읽을 수 없다.

20명이나 되는 후보들이 모두 내년 총선에서 살아 남아 정치적인 생명을 유지하려는 몸부림을 치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결국 단일화된 정당은 만들지 못할 것이다. 후보단일화 정도로 그칠 것 같다.

프레시안 : 지금까지 우리의 정치구도를 보면 한나라당과 자유주의 정치세력이 큰 파이를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지금 상대편인 범여권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과거처럼 일 대 일 구도가 과연 형성될까.

노회찬 : 소위 동서대결, 영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대결은 이미 2002년부터 조금씩 와해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그 구도가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민노당이 강원도 휴전선 부근에서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20% 정도의 득표를 했다.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과거의 유산도 완강히 남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것이 해소되어 가는 과도기가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은 동서 대결구도가 힘을 발휘하는 마지막 선거가 될 것이다 .

3강구도는 충분히 가능하다. 영남지역, 동쪽 지역서 한나라당에 대한 실망표는 거의 민노당이 흡수해 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몸에 병이 있는데 내년에 7cm 키 크겠다는 목표는 말이 안 된다"

프레시안 : 노무현 정부에 대한 일종의 학습효과가 있다. 그것은 지난 2002년 개혁에 대한 엄청난 바람을 안고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 됐지만 정작 개혁을 실천할 실력은 없었다는 것이다. 민노당은 이런 의심에서 자유롭다고 보는가.

노회찬 : 물론 예외는 아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의혹,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한나라당에 능력이 더 있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도 있겠지만 그 숫자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본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주요정책에 있어서는 별 차이가 없지 않나. 한미 FTA나 비정규직 문제, 이라크 파병 등 중요한 정책일수록 양당은 공조했다. 그래서 열린우리당 지지층이 쉽게 한나라당으로 가는 측면이 있다. 정책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이 보수화되고 있다는 지적에는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차기정권이 개혁적이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반응도 굉장히 높다. 물론 '민주주의냐, 경제냐'라고 물어보면 당연히 경제라고 답할 것이다. 많은 국민이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완성돼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경제는 정말 어렵지 않나. 보수세력이나 언론이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느냐"면서 왜곡하는 부분도 있다고 본다.

많은 사람이 경제를 걱정하는 만큼 오히려 경제문제를 본질적으로 파고들어 "어떤 경제노선을 택할 것인가"하는 문제로 가면 민노당에게는 가능성이 있다. 잠재적 지지층을 더 갖고 있다는 것이다.

프레시안 : 경제문제에 대한 노 후보의 해법은 무엇인가?

노회찬 : 지금 우리 경제는 큰 병에 걸렸다고 본다. 이 병을 고치면서 경제가 커 나가야 한다. 병을 고치지 않은 채 경제의 규모만 키우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몸 속에 큰 질환이 있는데 내년에 키를 7cm 키우겠다는 것이 목표일 수는 없다. 박근혜, 이명박 등 다른 후보들은 대책 없는 성장론을 얘기한다. 저는 오히려 도움 되는 성장, 성장의 내실을 기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자 하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 문제다. 고용체계가 와해되면서 비정규직 등 신(新)빈곤층이 늘어나고 이게 내수 경기 침체를 불러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수출이 사상 최고이나 내수경기는 IMF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다. 지금처럼 성장일변도 정책으로는 더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사회양극화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고용체계가 무너지면서 자영업자가 늘어나 미국 5배나 되는 자영업자 비율 이런 것이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양질 일자리를 복원하는 문제에서는 대기업들이 해낼 수 있는 상황 전혀 아니다. 중소기업도 각종 지원을 통해서 일자리 창출을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지금 수출 하나에만 의존하기에는 우리 경제구조 자체가, 또 국제적인 분업이 과거와 현격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문제 해법에 있어선 일자리 문제와 복지대혁명 통해 내수경기를 활성화시키는 두 가지 대응책을 갖고 있다.

미래산업 문제와 관련해선 민노당이야말로 신성장 동력을 책임있게 만들 수 있다. 2002 대선공약을 다시 보면 모든 후보가 대체에너지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역대 어떤 정부도 대체에너지 개발을 위한 노력과 투자를 게을리 했다. 메이저 석유자본의 뒤를 봐주는 일 밖에 안했다.

우리가 한미 FTA 반대하는 건 사실 더 이상 팔게 없다는 이유다. 농업을 포기하는 대가로 관세장벽을 무너뜨려도 추가로 수출할 공산품이 거의 없다.

그런 점에서 환경산업과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국가 주도로 일으키는 게 국내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거니와 신성장동력이고,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인 한국 경제의 특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활로가 아닌가 싶다.

프레시안 : 복지대혁명은 민노당의 무상교육, 무상의료 정책을 의미하나.
▲ ⓒ프레시안

노회찬 : 그렇다. 특히 교육부분. 교육은 지금 백약이 무효다. 혁명적 방법으로 이 문제 풀지 않으면 안 된다. 교육은 점점 공공성이 약화되는 과정 걷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교육이 공공성이 약하고 개인부담률이 대단히 높아서 기회균등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이 현저히 낮은 게 문제였는데 이를 점점 후퇴시키는 게 참여정부까지의 정책이었다.

그래서 제7공화국의 공약으로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내걸었다. 5년 임기 내에는 힘들겠지만 공화국이 한번의 임기로 끝나는 게 아니니까.

현재 중학교까지 무상교육인데, 보충수업비 내고 돈 낼 것은 다 내는데, 1단계로 중학교까지 완전 무상교육, 그 다음에 고등학교 무상교육, 마지막 대학 무상교육. 그러면서 사교육과 대학서열화를 그대로 놔두고서 학비 면제는 교육개혁의 일부밖에 되지 않는다. 과열화된 입시경쟁과 대학 서열화를 혁파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평준화로 갈 수 밖에 없다. 대학평준화를 위한 1단계로 전국 지방 국공립대학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서 서울대 수준으로 학문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것을 우선 추진하고자 한다.

"정상회담 국면, 민노당에 결코 불리하지 않아"

프레시안 : 남북정상회담이 또다른 변수로 등장하게 됐는데 민노당 입장에서는 장점과 단점이 다 있다. 이 국면을 어떻게 대면해 나가는 게 가장 현명하다고 보나?

노회찬 : 일단 우리가 정치공학적인 계산법으로 혹 손해 볼 가능성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의식으로 정상회담을 즉각 개최할 것을 계속 요구해왔다. 그런 점에서 가장 대의명분있게 움직여 온게 아닌가 생각하고, 여전히 우리는 임기가 8개월 밖에 남지 않은 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동북아 정세가 정상회담을 요구하고 있다고 본다. 7년만에 하는 정상회담인데, 우리가 미래를 내다볼 때 그 어느 나라 정상보다도 자주 만나야할 게 북의 정상이다.

징검다리 놓아가는 역할로서 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고 잘하는 일이다. 다만 범여권에서 이런 민족적 큰 대사를 한번의 선거에서 기사회생 하려는 정략으로 추진하고 활용한다면 국민들이 알아서 심판할 거라고 본다. 따라서 민노당에게 정상회담이 결코 불리하지 않다. 오히려 작년 10월9일 북핵 실험했던 시점으로 돌아가 보자면, 당시 핵 문제 어떻게 할 것이냐는 세 당 중의 입장에서 보면 민노당 입장대로 가는 것 아니냐.

우리는 6자회담의 즉각적인 복원을 주장했고, 6자회담 내에서 북핵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일전불사의 태도를 열린우리당은 인도적 지원까지 중단하는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2차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볼때 민노당이 가장 올바른 해법을 제시한 게 아니냐. 그런 점에서 남북교류와 협력이 확대되는 국면은 새로운 통일의 시대에 가장 수권능력이 있는, 가장된 문제해결자로 평가받는 기회가 된다는 측면에서 결코 불리하지 않다.

프레시안 : 노 대통령이 8.15 기념사에서 정상회담에 부담을 주지 말라는 발언을 했다.
▲ ⓒ프레시안

노회찬 : 어찌보면 그 자체가 맞는 이야기다. 한 번의 정상화담으로 대단한 일을 하려고 하는 거 자체가 지금 요구되는 정상회담의 지위를 넘어선 거라 본다.

오히려 노 대통령의 지난 임기 4년 동안의 대북정책을 기억해 볼 때 과연 정상회담에 대한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준비가 얼마나 되고 있는지 걱정스럽다.

지난 4년 간 오히려 2000년 615 정상회담보다 더 후퇴한 남북관계였다. 노무현 정부의 대북대응태세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

미국이라는 강력한 존재가 있는 상태에서 대북문제를 슬기롭게 풀어가야 하는 조건에서 대북 경제지원 이외에는 미국 눈치만 보면서 온 게 아닌가. 너무 진도 나갈까봐 걱정되는 게 아니라 지금 필요한 일조차도 해낼 준비가 정부에 있었는지가 걱정이다.

프레시안 : 지금 필요한 것을 해내는 정상회담이 어느 정도 수위의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인가.

노회찬 : 만나는 거 자체도 성과라고 본다. 7년 동안 안 만났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만날 수 있다는 거 확인시켜 주는 거 자체가 어떤 것보다도 큰 성과다. 그리고 615 선언에 대한 재확인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발짝 더 나가는 논의를 할 수 있는 그런 틀을 정례화하고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

프레시안 : 민노당 경선 시작일도 5일 밖에 안 남았고, 최종 후보 확정까지는 한 달이 채 안 남았는데, 남은 기간 동안 선거 운동 전략과 목표는?

노회찬 : 제가 출발할때부터 네거티브 공격을 받더라도 네거티브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 약속을 마지막까지 지킬 것이다. 두 번째는 평당원 혁명. 민노당은 정치의식의 수준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충분히 주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각종 연고나 정파 문제를 넘어서 어떻게 하면 당을 살릴 것인가, 이런 관점에서 투표하도록 당원들에게 호소할 것이다.

세 번째는 이번 대선이 한 번의 선거가 아니다. 이번 대선이 총선까지 이어져서 민노당의 제2의 도약기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선거라는 점에서 투표권을 가진 사람은 당원이지만 국민을 상대로 하는 정치, 국민들의 지지를 만들어내고 이를 당원들의 표심에 반영하는 통 큰 정치를 전략으로 삼겠다.

프레시안 : 긴 시간 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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