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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수천억, 장부엔 '손실'…GM '회계망측'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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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수천억, 장부엔 '손실'…GM '회계망측'의 비밀

[오민규의 인사이드 경제] 경영권을 노동자에게 주든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누가 지배하고 있을까? 헌법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였으나, 그건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믿음일 뿐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인사이드 경제'는 한국을 비롯해 세계 '자본주의' 체제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자본가'들이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로부터 선출되지도 않은 자본가들이 어찌 그런 권력을 갖게 되었는지는 차차 설명하기로 하자. 자본가들이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수단을 동원하는데, 그중 하나가 이른바 '전문가'들을 고용해 일반인들이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용어들을 사용하며 기업 활동을 영위하는 방법이 있다.

회계 업무 처리 역시 다양한 회계법인들, 그리고 거기서 실력을 인정받은 회계사들을 직접 고용하는 방식으로 일이 이뤄진다. 여기서 그들이 자본가들에게 부여받은 임무는 이렇게 요약된다. 평범한 사람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도록 회계장부를 복잡하고 어려운 개념들로 가득 채우는 것. 그러고 나서 자신들만 알 수 있는 암호 체계를 사용해 다양한 수치 조정(조작?)에 나서는 것이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평범한 이들이 구사하는 언어와 완전히 다르다. 상식이라 생각하는 개념 체계도 다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말하는 분석 도구를 한번 쳐다보라. 이게 한국말인지 국정원 암호 체계인지 도무지 분간이 가질 않는다. 오직 가진 자들만 저 암호 체계를 쳐다보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주식 투자 해볼 돈조차 갖지 못한 가난한 노동자들은 저 암호 체계를 몰라도 사는 데 큰 지장이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억울하게도 큰 상관이 있다. 자본가들이 정리해고를 밀어붙일 때, 그리고 임금 인상 요구하면 지불 능력이 없다며 떠들 때마다 저놈의 알 수 없는 암호 체계를 꺼내놓으니 말이다. 게다가 법원과 정부조차 저 암호 체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얘기하니….

통상임금 문제까지 회계장부에 따라 판단?

예를 들면 한국 노사관계에 큰 쟁점으로 등장한 통상임금 이슈에도 회계장부가 중요한 변수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건 박근혜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GM 회장을 만나 "통상임금 문제 잘 해결해 보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뒤에 나온 대법원 판결 때문이다.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결했지만, 기업이 체불임금을 지급할 경우 예측 불가능한 손해를 입어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면 그 체불임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어이없는 논리를 덧붙였다.

이른바 '신의칙(신의성실의 원칙)'이라는 말로 포장되었지만, 판결의 실제 내용은 기업이 충분한 지불 능력이 있을 때에만 체불임금을 요구할 수 있다는 논리에 다름 아니다. 우선 이 판결은 민법에서도 잘 사용하지 않는 신의칙을, 사회법인 노동법에 적용했다는 점부터 어이를 상실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과연 체불 임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무슨 기준을 사용할 것인가? 만일 저 암호 체계로 가득 찬 기업들의 회계장부를 기준으로 삼으려 한다면, 두 번째로 어이를 상실하게 만드는 사건이 되고 말 것이다.

GM 노동자들이 제기한 소송은 지방법원과 고등법원까지 계속 승소를 이어갔으나, 결국 대법원에서 '신의칙' 관련 심리를 더 해야 한다며 고등법원으로 다시 돌려보낸 상태이다. 하지만 고등법원에서 따지게 될 내용은 '신의칙'이 아니라 GM이 지불 능력을 충분히 갖고 있는지 여부가 될 것이다. GM 자본이 지불 능력 없음을 입증하기 위해 들고 나올 입증 자료는 회계장부일 테고 말이다.

한국GM 회계장부 뜯어보기

아래 표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GM 손익계산서에 등장하는 주요 항목들을 기록해본 것이다.



우선 영업이익을 산출하기 위한 부분, 즉 표의 위 부분을 살펴보자. 글로벌 금융 위기가 있었던 2009년을 제외하면, 한국GM의 연 매출액은 12조 원대에서 15조 원대로 성장했다. 매출원가 역시 그에 맞추어 늘어나는데,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의 비율은 89~91퍼센트 사이로 거의 변함이 없다.

단, 2012년에 갑자기 매출원가율이 94퍼센트대로 뛰고 2013년에 다시 86퍼센트로 급락한 것은 순전히 통상임금 문제 때문이다. 한국GM은 갑자기 2012년에 통상임금 비용 6260억 원을 '충당금' 명목으로 미리 반영해 매출원가에 포함시켜 버렸다. 그러다 2013년에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이 비용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으로 다시 7890억 원을 환입하면서 매출원가에서 감액했다.

만일 이런 짓을 벌이지 않았다면 2012년과 2013년의 매출원가율은 각각 90.78퍼센트와 91.75퍼센트가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통상임금 문제를 둘러싸고 '미리' 비용 처리했다가 다시 환입하는 '회계 쇼'를 빼고 본다면, 매출액과 매출원가 및 매출원가율은 매우 일관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판매비 및 관리비' 항목 역시 1조 원 안팎에서 형성되며 매출액 대비 6.33~8.73퍼센트 사이를 오가고 있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비/관리비를 뺀 것이 바로 영업이익이다. 매출원가와 판매비/관리비가 상당히 일관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영업이익 역시 예측 가능한 수준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대략 매출액의 1~3퍼센트 사이를 오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2012년과 2013년 영업이익이 엄청난 변화를 보이는 것은 통상임금 회계 쇼 때문이다. 통상임금 회계 쇼를 빼고 나면 정상적인 영업이익 수치를 얻을 수 있는데, 2012년은 2860억 원, 2013년에는 297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게 되었을 것이다. 통상임금 회계 쇼만 없었다면 한국GM 회계장부의 영업이익 산출 부문은 예측 가능성이 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08~2013년까지 6년간 영업이익 평균은 2000억 원대로, 연도별 영업이익 수치와 큰 차이가 없다. 즉, 통상임금 회계 쇼만 배제하고 본다면 한국GM 회계장부의 영업 부문 수치는 이렇게 분석할 수 있다. "연매출 12~15조 원에 매출원가율 89~91퍼센트 수준이며, 판매비와 관리비는 매출액 대비 6~8퍼센트를 기록해 매년 평균 2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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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과 무관한 부문에서 요동치는 회계 수치들

그러나 영업이익 산출 부문 아래를 보면 들쭉날쭉하며 어떤 일관성도 찾아볼 수가 없다. 우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사이에 일관된 관계가 없다는 것이 눈에 확 띈다. 2008년에는 29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오히려 8700억 원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반면, 2013년에는 무려 1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당기순이익은 고작 1000억 원에 불과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영업외부문에서 예상치 못한 손실이 엄청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2903억 원과 155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도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유는 오직 파생상품 거래와 평가에서 엄청난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특히 2008년에만 무려 1조90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당시 이 사건 자체가 국내에서 엄청난 논란을 낳은 바 있다. 2008~2009년은 미국발 금융 위기가 발생한 시기여서 세계적으로 파생금융상품 거래가 문제되었던 시기인 건 분명하다. 그런데 도대체 왜 한국GM과 같은 회사가 그토록 엄청난 파생상품을 거래하고 있었느냐는 거다.

한국GM은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이 아니기에 주식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 한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매우 크긴 하지만, 미국만큼 파생상품 거래가 활발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한국GM은 미국에서 거래되는 파생상품을 다수 보유하고 거래하다가 저런 손실을 입었다는 건가? 아니, 그런 일이라면 본사가 직접 거래해야지 왜 한국GM이?

이런 정황 때문에 당시 수많은 한국의 언론들이 GM의 미국 본사가 입은 손실을 한국GM에 떠넘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GM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기만 했을 뿐, 구체적으로 파생상품 관련 손실의 내용이 무엇인지 아직까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그저 한국GM의 장부상에 엄청난 당기순손실로 반영되어 있을 뿐이다.

2013년의 경우에는 쉐보레 유럽 철수와 관련된 비용 2900억 원을 '미리' 회계장부에 반영함으로써 영업외 손실 규모를 엄청나게 키웠다. 쉐보레 유럽 철수는 2016년 말에 이뤄지는 것으로, 아직 비용이 발생한 것이 아니다. '인사이드 경제'가 그동안 기업회계와 관련해 누차 강조해온 것처럼, 저들은 미래에 발생할 손실을 '미리' 반영하는 방법으로 회계장부 수치를 조정(조작?)한다.

당기순이익이 왜곡되는 두 번째 이유는 '법인세 비용' 항목이다. 보통 영업이익에서 영업외이익을 더하고 영업외손실을 빼고 나면, 법인세 산정에 기초가 되는 '세전이익'이 나온다. 한국GM에 적용되는 법인세율은 24.2퍼센트이다. 그런데 위 표를 보면 세전이익과 법인세 비용 사이에도 아무런 일관성이 보이지 않는다. 유효세율은 86.22퍼센트에서 -70.87퍼센트까지 요동을 친다.

2013년에 1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도 당기순이익이 1000억 원으로 쪼그라든 이유는, 법인세 비용이 무려 6317억 원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물어보면 한국GM은 회계사들을 동원해 다시 암호 체계로 답변한다.

"실현 가능성 판단에 따른 이연법인세 자산 미인식으로 인한 법인세 비용, 이월세액공제 소멸 등으로 인해 유효세율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도대체 뭔데? 저 얘기 뒤에 어떤 사기와 조작이 있는지, 한국GM 사측이 실토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한국GM은 글로벌 GM의 자회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국GM의 재무 상태만을 놓고 지불 능력을 따지는 것은 옳지 않다. 무엇보다 한국GM은 글로벌 GM의 한국 법인, 즉 자회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수익은 GM 미국 본사로 수렴되고 집중된다. 수익 구조만이 아니라 의사 결정 구조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기아차 역시 전 세계 곳곳에 현지 생산공장과 판매법인을 갖고 있지만, 주요 의사 결정은 양재동에서 내려지는 것처럼.

아래 그림은 매년 글로벌 GM이 공개하는 Annual Report, 즉 연간 실적 보고에 포함되어 있는 차트들이다. 한국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지만, 미국의 경우 순이익을 총발행주식으로 나눈 주당 이익(EBIT)을 주요한 지표로 사용한다. 아래 그래프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각 대륙별 사업부의 주당 이익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 GMNA : GM 북미(미국, 멕시코, 캐나다) / GME : GM유럽(오펠) / GMIO : GM 해외사업본부(한국, 중국 등) / GMSA : GM 남미(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 GM Financial : GM의 금융자회사 / CY : Calendar Year(연도) ⓒ오민규


그런데 주지하다시피 GM은 미국에서 2009년 6월에 파산 보호 신청을 한 바 있다. 즉, 2008년 금융 위기와 2009년 파산 보호 신청을 거치며 엄청난 적자와 손실을 떠안게 된다. 그런데 위 그래프를 보면 놀랍게도 파산 보호 신청 다음해인 2010년부터 북미(GMNA)에서 GM이 순익을 기록할 뿐만 아니라, 다른 대륙 사업부에 비해 몇 배의 순익을 기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주로 GM은 미국을 비롯한 북미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발생시켰고, 한국과 중국이 포함된 GMIO 부문에서 수익을 좀 보탰으며, 유럽에서는 일부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그렇게 각 대륙별 주당 수익들을 모두 통합한 글로벌 주당 수익(Total GM)을 맨 오른쪽에서 보여주고 있다.

좀 이상하지 않은가? 아무리 미국이 본사라지만 GM 글로벌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한국과 중국 등 GMIO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말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은 GM 글로벌 판매량의 20퍼센트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 수익은 모조리 북미에서 발생한다니?

사실 이러한 수익 구조는 낯선 것이 아니다. 국내의 현대기아차 역시 글로벌 영업 활동 중 대부분의 영업이익이 국내에서 발생한다. 미국이나 중국에서도 엄청난 판매량과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0퍼센트에 가깝거나 어쩔 때는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한다. 하지만 글로벌 영업 활동을 모두 통합한 영업이익률은 현대기아차가 8~9퍼센트 수준으로 거의 전세계 톱클래스에 속한다.

아니, 그럼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현대기아차가 한국 국민들을 봉으로 삼아 해외에서 덤핑 판매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 지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문제가 있다. 다양한 회계 기법들을 동원해 해외 법인과 자회사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이윤을 본사로 귀속시키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해외 법인과 자회사에서 주로 비용을 발생시키는 방식을 사용하면 얼마든지 합법적으로 이윤을 본사로 이전할 수 있다. 혹은 본사의 경우 해외 법인 및 자회사의 주식 지분을 투자자산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데, 지분법 투자주식의 평가차익이 발생할 경우 본사의 영업외이익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 즉, 이는 본사의 영업 활동으로 발생한 이익이라기보다 해외 법인 및 자회사가 영업 활동을 성공적으로 펼친 덕에 본사가 얻는 평가이익이라 할 수 있다.

한국GM은 그동안 글로벌 GM에서 소형차 및 경차의 연구 개발을 책임지는 자회사 역할을 해왔다. 쉐보레 스파크, 아베오, 크루즈 등 글로벌 GM이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소형차·경차들 모두 한국GM의 책임 하에 개발된 차량들이다. 그럼 이 차량들을 개발하는 데 투입되는 비용은 누가 댈까?

그렇다. 이 비용 대부분을 한국GM이 지불하도록 넘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8~2013년 기간 동안 한국GM은 매년 평균 6000억 원대의 연구비 및 경상개발비를 지출하고 있는데, 이 비용은 한국GM 회계장부 중 '매출원가' 항목에 포함되어 있다. 즉, 글로벌 GM 본사가 밀어주는 게 아니라 한국GM이 지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차의 이익은 한국GM도 얻지만, 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글로벌 GM이 혜택을 누린다. 특히 스파크·아베오·크루즈 등 소형차 3총사는 글로벌 GM을 파산 위기로부터 구원한 대표적인 신차들이었다. 그런데 그 개발 비용을 자회사가 주로 부담한다면? 그렇다. 이런 방식을 사용해도 GM은 합법적으로 미국 본사로 이익을 집중시킬 수 있게 된다.

본사의 지침에 따라 이뤄지는 회계 쇼

앞에서 얘기한 통상임금 회계 쇼 문제만 해도 그렇다. 이런 회계 처리는 한국GM의 독립적인 의사 결정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의사 결정은 모두 본사에서 내려지며 그에 따라 회계 처리 방침이 정해지면 한국 법인은 이를 집행할 뿐이다. 아래 그림은 GM의 Annual Report 중에서 2012~2013년 'Special Item' 항목을 따로 뽑아놓은 것이다. Special Item이란, 매년 사업 계획을 세울 때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수익이나 비용을 의미한다.



위쪽의 표가 2013년, 아래 표가 2012년의 Special Item을 보여주는데, 필자가 붉은색으로 밑줄을 그어놓은 부분만 살펴보자. 먼저 2013년 2번째 항목은 "쉐보레 유럽 브랜드 철수와 관련한 비용"을 뜻하고 3번째 항목은 "한국GM 통상임금 비용 환입"을 의미한다. 아래쪽 즉 2012년 표의 6번째 항목은 "한국GM 통상임금 관련 비용"을 의미한다.

즉, 글로벌 GM은 이미 자신의 Annual Report에서 한국GM의 통상임금 관련 비용을 넣었다 뺐다 하는 내용, 쉐보레 유럽 철수 비용 등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 이는 한국GM에서 벌어지는 회계 처리가 실제로는 본사의 방침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한국GM에서 발생하는 위험 관리(Risk Management)를 본사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GM은 글로벌GM으로 통합된 자본의 자회사일 뿐이며, 그 지불 능력과 재무 상태 역시 글로벌GM이 직접 관리한다는 것이다. 한국GM의 재무제표만으로 그 지불 능력을 진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본사로 수익이 집중되는 구조이며, 본사가 비용 지출 관련 모든 것을 통제·지휘하고 있으므로 사실상 본사의 지불 능력이 결정적이라 할 수 있다.

해괴한 기업회계에 따라 노동자 생존권이 왔다 갔다

쌍용차에서 갑자기 유형자산 손상차손을 인식하면서 5000~6000억 원의 추가 손실이 '장부상' '미리' 반영되어 정리해고의 근거로 사용되었다. 마찬가지로 해괴한 영업외 손실과 법인세 비용 때문에 '신의칙'상 밀린 임금을 청구하지 말라는 근거로 사용되려 한다.

도대체 노동자들에게 기업 경영과 관련한 어떤 권한도 주지 않으면서, 경영상 손실에 대한 책임은 무한대로 져야 한다니 이 무슨 '회계(!)망측한' 논리인가. 게다가 영업과 관련한 부문도 아니고 생산·판매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순전한 경영자의 실수와 본사의 정책 때문에 노동자들이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니?

도대체 왜 이런 손실이 발생했는지, 왜 본사의 정책이 저렇게 결정되었는지 구체적인 회계 원장과 이사회 회의록을 낱낱이 공개해야 마땅하다. 그게 아니라면 마땅히 노동자들에게 지우는 책임의 무게만큼 인사경영권을 노동자들에게 주어야 한다. 책임도 노동자들이 지고, 의무도 노동자들이 이행해야 한다면, 도대체 자본주의에서 자본가들은 뭐하는 족속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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