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선이 불과 9일 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후보검증'의 핵심 중 하나였던 'BBK 논란'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김경준 씨가 9월 중 귀국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김 씨 측은 '실소유주 논란'의 증거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근혜 후보 쪽에선 이 후보 본인이 직접 BBK로부터 50억 원에 이르는 돈을 송금 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근혜측 "李, BBK로부터 50억 송금 받아"
박근혜 후보 캠프의 유승민 의원은 10일 오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제보받은 BBK의 외환은행 계좌 입출금 내역에 의하면 이명박 후보 본인은 2001년 2월 28일 BBK로부터 49억9999만5000원을 송금 받았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 자료는 미국 연방정부가 김경준과 에리카 김의 부동산을 상대로 재산압류소송을 걸자 김경준의 변호인이 일종의 약식재판을 요구하자 다스 측이 정식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미국 법원에 제출한 것"이라며 "이는 미 연방법원에서 누구나 파일 복사를 신청하면 구할 수 있는 자료"라고 말했다.
이어 유 의원은 "이 후보는 'BBK 주식 한 주도 숨기지 않았다'더니 BBK로부터 송금 받은 돈 50억 원은 무슨 명목으로 받은 돈인가"라면서 "당 검증위는 BBK에 대하여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의문에 대하여 조사하고 검증청문회 직후 만든 것으로 알려진 조사보고서를 당장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김경준, 'BBK 실소유주는 이명박' 자료 제출할 것"
이날 <경향신문>은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김경준 씨의 법률대리인인 심원섭 변호사를 인용해 "김경준 씨가 9월 중 귀국해 이명박 후보가 BBK의 실소유주임을 입증하는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검찰에 제출할 '자료'에는 그 동안 스스로 '피해자'라고 주장해 온 다스 측이 BBK에 제출한 채권포기각서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 변호사는 "다스가 투자명목으로 BBK 통장에 입금한 돈은 24억 원"이라며 "다스는 이 중 11억 원만 받고 채권관계를 포기한다는 일종의 각서도 작성했다. 김 씨가 9월 중 귀국할 때 (포기각서를) 갖고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BBK에 190억 원을 투자했고, 이 중 50억 원만 돌려받았다"는 다스 측의 해명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
이 채권포기각서는 김 씨가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인 2001년 12월 BBK와 다스 간에 작성됐으며 다스의 대표이사이자 이명박 후보의 큰 형인 상은 씨의 직인이 찍혀 있다는 게 심 변호사의 설명이다.
이명박 측 "완전한 날조…다스에 송금한 것"
박근혜 캠프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이명박 후보 측의 박형준 대변인은 반박 보도자료를 통해 "이는 완전히 날조된 자료에 근거한 허위주장"이라고 받아쳤다.
박 대변인은 당시의 금융거래 내역과 다스 측의 통장사본을 공개하며 "BBK는 오직 다스에 50억 원을 송금했을 뿐이다. 다스에 송금된 돈을 이명박 후보에게 송금한 것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억지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박 대변인은 "아무리 패색이 짙다고 허위 날조된 자료까지 동원해가며 허위 폭로를 해서야 되겠는가. 패색이 짙어지니 헛것이 보이는 모양"이라면서 "당 지도부가 후보 간 화합을 유도하기 위해 어렵게 마련한 '비빔밥 회동'의 숟가락을 놓자마자 이렇게 허위폭로를 하는 것이 박 후보가 말하는 깨끗한 정치냐"고 받아쳤다.
김경준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김경준은 미국 여권을 7번이나 위조하고, 법인설립 허가 신청서도 수도 없이 위조하는 등 위조의 달인"이라며 "이런 자의 입에서 나온 발언과 날조된 자료를 증거 자료로 활용하는 것 자체가 범죄자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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