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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여야 회동, 세월호법·공무원연금 등 이견

朴 "재정확대 불가피"…野 "자원외교·4대강 국정조사"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정책위의장과 마주앉았지만 세월호특별법이나 공무원연금 개정 등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박 대통령은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관련기사 : 朴대통령 "재정적자·국가채무 증가 잘 알지만…")을 마친 후 오전 10시 50분께부터 본청 귀빈식당에서 여야 지도부와 회동을 가졌다. 새누리당에서는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이,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우윤근 원내대표, 백재현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회동 시작 부분에서 이른바 '최경환노믹스'로 불리는 확장정책에 대해 "불씨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하며 "민간이 너무 힘이 빠져 있어서 정부마저 나서지 않으면 살릴 수 없다. 불가피한 상황에서 한 거니까 이해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경제 살리기'를 계속 강조하는 한편, 세월호 관련 3법(세월호특별법·정부조직법·'유병언법')과 김영란법 처리도 당부했다. 호주·캐나다와의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도 조속히 해 달라고 요구했다.

야당은 "강한 주장을 했다"(김무성 대표)고 알려지거나 "할 얘기는 다 했다"(문희상 비대위원장)고 자평했지만, 양당 정책위의장의 회담 내용 사후 브리핑에 따르면 날카로운 문제 제기라기보다는 온건한 수준의 논의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개헌 관련 이야기는 전혀 언급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여야 지도부와 회동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정치연합 백재현 정책위의장, 우윤근 원내대표, 문희상 비대위원장, 박 대통령,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여야 정책위의장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단은 1시간에 걸쳐 주요한 국정 현안에 대해 진지한 의견교환이 있었다"며 "오늘은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주로 말하고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는 주로 경청했다"고 전했다.

여야는 "세월호 3법은 여야가 합의한 대로 오는 30일까지 처리하고, 각 당이 처리하기를 요청하는 기초생활보장법 등의 법안에 대해서는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될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기로 했다"면서 "예산은 법정시한 내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월호 3법과 관련, 이날 회동에서 특별히 의미 있는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주호영 의장은 "세월호특별법 태스크포스(TF) 회의가 오늘 4시인데, 특별히 조율할 내용이 없어 오늘 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정부조직법과 관련해서도 주 의장은 "이견이 안 좁혀졌는데 좁혀졌다고 나오더라"고 언급했다. 여야의 정부조직법 TF는 이날 오전부터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이견이 여전함을 시사한 것. 백재현 의장도 이날 예정된 세월호특별법 TF 회의가 연기됐음을 확인하며 변경된 일정에 대해서는 "추후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야당 "자원외교·4대강 국정조사하자"…여당 "공무원연금법 연내 처리하자"

3자 회동에서, 공무원연금법 문제에 대해서는 "김무성 대표가 요청한 '공무원 연금법 연내개혁'과 관련해 '개혁 필요성은 모두 공감하나 이해 관계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충분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야당이 언급했다"고 여야 정책위의장은 밝혔다.

사회적 논란이 됐던 여러 현안에 대한 이야기도 테이블에 올려지기는 했다. 여야 정책위의장은 "새정치연합은 자원외교, 4대강 사업, 부실 방위산업 (관련)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입장 개진이 있었다"면서 "박 대통령은 방산비리는 강력한 수사 필요성을 밝혔다"고 전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연기 문제에 대해서는 야당에서 "동두천·용산 주민을 배려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여야 정책위의장이 밝혔다. 거센 비판이 터져나온 전작권 연기 결정에 대해 이날 회동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알려진 것은 이것이 전부다. 또 문희상 위원장은 "대북전단 살포에 관해 정부에서 적극 제지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논란이 된 '사이버 감청' 문제에 대해서는 "문희상 위원장은 '합법적 감청은 국가 유지에 꼭 필요하지만 그 범위를 넘는 과도한 감청은 절대로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고 대통령과 여당은 공감을 표시했다"고 여야는 밝혔다.

세입·세출과 관련, 새정치연합은 담뱃세 인상에 대해 '지방 소방예산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고 누리과정 예산 부족분 2조2000억 원에 대해서도 "대책마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외교 국정조사, 담뱃세 인상, 대북전단 살포 제지 등 야당의 각종 요청에 대한 박 대통령의 반응을 묻자 주 의장은 "대통령이 말씀하신 부분은 '공감을 표시했다'고 해 놓았다"며 "(언급이) 없는 부분은 듣기만 하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 위원장은 국회 본청 앞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족들을 언급하며 "혹시 오시다 못 봤나? 자주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어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이 뭐라고 했는지 묻자 주 의장은 "내가 말 안 한 건 가만히 계신 거라니까"라고 앞에서 한 말을 되풀이했다.

여야 정책위의장, 3자회동 후 발표 내용 전문(全文)

1. 대통령과 여야 대표단은 1시간에 걸쳐 주요한 국정 현안에 대해 진지한 의견교환이 있었다.

2. 오늘은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주로 말씀하고,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는 주로 경청했다.

3. 세월호 3법은 여야가 합의한 대로 10월 30일까지 처리하고, 각 당이 처리하기를 요청하는 기초생활보장법 등 법안에 대해서는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울 하기로 했다.

4. 예산은 법정시한내 처리하기로 했다.

5. 새정치연합은 자원외교, 4대강 사업, 부실 방위산업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입장 개진이 있었고, 대통령은 방위산업 비리는 강력한 수사 필요성을 밝혔다.

6. 새정치연합은 누리과정 예산 부족분 대해 2조2000억 원의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7. 담뱃값 인상은 지방 소방예산을 반영토록 요청했다.

8. 전작권 연기 요청과 관련해, 동두천과 용산 주민을 배려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9. 문희상 대표는 합법적 감청은 국가 유지에 꼭 필요하지만 그 범위를 넘는 과도한 감청은 절대로 허용돼서는 아니된다고 요구했고, 대통령과 여당은 공감을 표시했다.

10. 문희상 대표는 대북전단 살포에 관해 정부에서 적극 제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11. 김무성 대표가 요청한 공무원연금법 연내 개혁과 관련해서는, 개혁 필요성은 모두 공감하나 이해 관계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충분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야당이 언급했다.

12. 대통령께서는 한-캐나다, 한-호주 FTA와 관련해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국회의 조속한 비준 동의를 요청했고, 야당은 적극 협조하되 축산 농가 보호를 위한 후속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13. 대통령은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소위 '김영란법'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신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고, 여야는 정무위에서 진지하게 논의해 처리키로 했다.

14. 김무성 대표는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와 만나 대화하는 기회를 자주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15. 문희상 대표는 공공기관 개혁과 공무원연금 개혁은 둘 중에서 하나만 성공해도 역사에 남을 대통령이 되실 것이라고 말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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