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주요 시설에 북한이 땅굴을 뚫어놓았다는 주장과 관련,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국방부 역시 입장자료를 통해 땅굴을 뚫고 있다는 어떠한 징후도 식별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예비역 공군 소장 출신인 한성주 땅굴안보국민연합 공동대표는 지난 7월 펴낸 저서 <여적의 장군들>과 지난 12일 분당 기쁜우리교회에서 강연을 통해 북한이 수도권에 침투한 땅굴 망을 다수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위 저서에서 다우징, 즉 'L'자 모양의 막대나 추 등을 땅속에 넣어 수맥이나 광맥을 찾는 일을 하는 사람과 함께 땅굴을 찾았다면서 청와대와 뒤편의 북악스카이웨이, 경복궁 등의 땅굴망을 탐색한 결과를 종합한 '북한 땅굴 예상도'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청와대로 가는 땅굴이 최소 84개, 삼청동 총리공관으로는 6개의 땅굴이 만들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서해의 강화도 동막해변에서 영종도로 들어가는 길목에 최소 36개, 강화도 북쪽 해변 강화평화전망대 밑으로 최소 96개의 땅굴 가닥이 잡혔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잠실 부근에서 발견되는 싱크홀 역시 제2롯데월드 신축 공사 때문이 아니라 북한의 땅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에 대해 27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북한 땅굴과 관련한 주장은 수십 년 동안 지속됐지만 한 번도 사실로 밝혀진 적이 없다"며 "군은 땅굴 가능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전방지역에서 확인하고 추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역시 같은 날 한 대표의 주장에 대해 "검토 결과 현재까지 어떠한 징후도 식별되지 않았다"면서 "북방한계선에서 서울까지 1개의 땅굴을 60㎞ 이상 파면 5톤 트럭 14만 대 분량의 '버럭'(터널 굴착에서 나오는 토석이나 암석 덩어리)이 발생하는데 현재까지 우리 정찰자산에 식별된 바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북한이) 대형자동굴착기계(TBM)를 이용해 땅굴을 뚫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북한이 1980년대 도입한 광산굴착 장비를 TBM으로 오인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북한 경제 사정상 대당 80억 원에 이르는 TBM 300대를 보유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현재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땅굴이 추가로 존재할 수 있다고 판단, 땅굴 탐지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1982년부터 20여억 원을 투입해 김포와 연천, 포천 등 민원이 제기된 지역 21개소에서 590여 공을 시추·탐사했으나 단 한 건의 땅굴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근거 없는 허위의 주장으로 군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업무 수행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법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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