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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진보정치, 통합 말고 다른 길 있나?"

[진보정치 성찰과 모색 연속인터뷰]<4> 김미경 전여농 사무총장

장기간 끌어온 세월호 특별법 제정은 여야 보수정당의 안일한 협상으로 심히 왜곡되었다. 철도-의료 민영화도 일방적으로 강행되고 있다. 식량주권의 보루인 쌀시장이 전면 개방되고 있다. 대선시기 복지와 경제민주화 공약도 규제완화란 이름의 신자유주의 처방으로 사정없이 녹아나고 있다.

종편 양산과 방송 장악, '일베'에 이어 카톡 사찰, 서북청년단 재건 준비위까지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야권의 모습은 국민들의 낙담을 증폭하기에 충분하다. 당연히 유사 파시즘에 대한 우려가 퍼지고 있다.

‘통일대박’론이나 통일준비위 구성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거꾸로 가고 있다. 북 최고위급의 방문으로 어렵게 돌파구를 마련했으나 북 핵-미사일을 들먹이는 미국의 간섭, 서해와 휴전선 근방의 총격전으로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마저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정치세력의 형편은 어떠한가? 존재감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과거 상처로 인한 상호 불신으로 통합은커녕 연대연합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일반국민들은 물론이고 조직적으로 지지 지원했던 민주노총, 전농, 전여농 등의 조직대중에게도 깊은 실망과 좌절을 안긴 채 새로운 기대와 신뢰를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진보당 정의당 노동당이 혁신단결이나 재편통합을 논의하고 민주노총도 11~12월 직선제 공간에서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 방안이 공론화될 전망이다. 이런 시점에 혁신노동 혁신자주, 노동중심 진보통합을 주창하는 전국정치단체 <새로하나>가 진보정치를 아끼는 각계 인사들, 진보정치에 몸담아온 정치인들과의 연속 인터뷰를 통해 [진보정치, 성찰과 모색]에 대한 고견을 들어보았다.

아래는 그 네 번째로 경남 함안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농민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김미경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사무총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인터뷰는 10월 18일 서면과 전화로 정성희 새로하나 집행위원(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이 진행했다.

▲ 김미경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


쌀 관세화는 식량주권과 먹거리 안전 포기

정성희 소장 : 쌀시장 전면 개방 저지 투쟁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습니까? 정부와 여야의 태도는 어떠합니까?

김미경 총장 : 계속되는 신자유주의 개방농정에 맞서 농민들이 끝없이 투쟁해왔지만 박근혜 정부가 이제 우리국민의 주식이요 식량안보의 보루인 쌀마저 전면 개방하겠답니다.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쌀 시장을 전면 개방키로 했습니다. 쌀 농가 보호를 위해 고율 관세를 적용하고 수입물량이 과도하면 특별긴급관세(SSG, Special Safeguard )를 부과한다고 발표했어요.

그러나 쌀 관세화는 곧 쌀 수입 전면개방을 뜻합니다. 지난 20년간 굴욕적으로 다른 농산품을 모두 개방하고 쌀 수입도 두 차례 관세화 유예하면서 의무수입량을 계속 늘여온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과 그 확대판인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속에서 어떻게 고관세율을 유지할 수 있단 말입니까. 불가능합니다.

정부와 새누리당, 심지어 새정치민주연합까지 513% 쌀 관세율로 쌀을 지킬 수 있다고 합니다만, 513% 고관세율을 유지하기 위한 강력한 법률과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허황된 주장에 불과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관세화에 동의하면서 정부, 여야, 농민의 4자 협의체 운영을 주장하지만, 현재 야당의 정치력으로 무슨 실효성이 있겠습니까? 그나마 WTO와의 협상에 대한 국회 비준을 관철하는 게 야당의 몫이겠지요.
농민과 도시민이 함께 우리 쌀 지키자

쌀은 농업, 농촌,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등 기층 대중조직만이 아니라 생활협동조합, 시민사회단체, 여성단체 등이 함께 ‘식량 주권과 먹거리 안전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가 구성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직 전 국민적 관심사, 전 국민적 운동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지만, 쌀을 지켜 식량 주권을 실현하는 데 도움은커녕 방해가 되고 있는 정부와 여당, 제1야당에게만 맡겨 둘 수는 없는 일입니다. 국민들이 나서야 합니다.

가을 추수기에 접어들면서 쌀값은 폭락하고 농촌현장의 분노가 들끓고 있습니다. 10월 28일부터 우리 쌀 지키기 전국 대장정을 시작합니다. 농민들이 지역별로 농성, 집회 등 다양한 투쟁을 전개하는 동시에, 도시민들과 함께 주요 대도시 대장정을 통해 식량 주권과 먹거리 안전을 위한 쌀시장 전면개방 저지 여론을 확산하고자 합니다. 또 경남, 강원에 이어 전국 각 지역에 식량주권 범국본의 지역조직을 발족하면서 11월 20일 대회에 총력 집중할 계획입니다. 농민들과 도시 소비자들이 공동으로 지역에서부터 정부를 규탄하고 여당을 항의 방문하면서 서울로 상경할 계획입니다.

쌀 수입이 전면 개방되면, 농업 기반이 붕괴되어 우리나라는 식량주권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우리 쌀인지 미국 쌀인지 중국 쌀인지 구분을 할 수 없도록 쌀을 섞어서 판매하는 등 우리국민 먹거리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도시민들께서도 온라인 서명, 스티커 부착, 작은 현수막 걸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적극 실천해주시고 정부와 여야당을 압박해주시길 호소드립니다.

진보적 농민운동, 후대 없고 피로 쌓이고 연대 좁아 어려움 겪어

정성희 소장 : 요즘 농민 조직화의 실태는 어떻습니까? 진보적 농민운동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말씀해주시지요.

김미경 총장 : 지금 농촌인구는 전체의 6% 밖에 안 되고 65세 이상이 근 40%를 차지하고 있어요. 이렇게 후대들이 없다 보니까 조직을 확대하기가 상당히 어렵지요. 또 WTO 개방농정 20년, FTA 10년의 장기간 투쟁과정에서 피로도가 엄청 높습니다. 그리고 그간의 반세계화투쟁에는 모든 농민단체들이 연대해 투쟁했는데, 지금은 진보적 농민단체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선 인정, 후 대책’이라며 정부 정책을 대변하고 있어 더 어렵습니다. 쌀시장 전면개방 저지 투쟁에서 농민단체들의 연대가 잘 안 되고 있습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은 물론 작물별 농민단체들도 한중FTA로 인한 피해에는 민감하지만, 식량주권 지키기에는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안타깝게도 정부의 분열책동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진보적 농민운동을 지향하는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 길>’이 지난 9월 18일 출범했습니다. 가톨릭농민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전국농민회총연맹, 4개 농민단체가 함께 하고 있어요. 2013년 준비위원회를 발족한 이후 사업과 투쟁 속에서 건설되었습니다. 지금은 4개 단체에 불과하지만, <농민의 길>의 단결과 실천은 중앙뿐 아니라 지역까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쌀 투쟁을 하면서 조직력이 더 강화되고 더 많은 농민단체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여성농민의 정치세력화, 농촌사회 개입력 높여

정성희 소장 : 지난 10여 년 농민의 진보정치세력화를 추진해왔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미경 총장 : 농민들의 진보적 정치세력화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특히 여성농민들은 이중 삼중의 어려움이 있지요. 그럼에도 전여농은 2004년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방침을 결정하고 당원에 가입해 당 활동에 참여하는 등 여성농민의 정치세력화를 추진해왔습니다. 정치권력을 바꾸지 않는 한 일하는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질 수 없으니까요. 전여농이 농업과 농촌을 지키고 식량주권과 민족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온 힘으로 싸워왔지만, 정치세력화 없이 여성농민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농민운동의 정치세력화 방침과 그 추진은 진보정당의 대중적 발전에 기여했고 농업-농민 문제를 정치의제화하여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시켰으며 다양한 입법을 통해 해결의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또 국회의원, 지방의원을 배출하고 여성농민회의 지역사회에의 개입력과 정치적 위상을 높이는 등의 성과를 얻었어요.

하지만 한계도 있었습니다. 2004년 전여농의 정치세력화 방침 확정 이후 지금까지 중앙, 도, 시군 등 전 조직적인 평가토론을 통해 견해 차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어요. 그 폭을 좁히지 못한 지역의 경우, 여성농민운동이 중심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여성농민회 자체를 유지하기도 부족한 역량인데 진보정당의 활동을 뒷받침하고 이를 위해 간부역량을 배치하는 게 쉽진 않았습니다. 특히 현장에서 차분히 여성농민의 정치세력화를 토론하고 지역 정치활동을 전개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2년 마다 선거에 동원되는 부담도 컸습니다. 갖은 악조건에서 농촌지역의 여성할당 후보 출마를 거의 책임져야 했으니까요.

여성농민들, 2년 마다 선거동원 부담
▲ 김미경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과 지역에서 묵묵히 여성농민의 정치세력화에 앞장섰던 전여농에 대한 평가가 진보정당 안에서 제대로 되고 있지 못한 점도 더욱 여성농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어요. 진보정당이 농민의 요구와 진보적 가치를 잘 대변해주길 바라고 열심히 밀어주었는데,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 2012년 통합진보당 사태로 대중조직에 많은 혼란과 이견을 가져왔어요. 결국 2013년 대의원총회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방침을 철회했습니다.

2013년 1년 동안 전 지역 순회 간담회를 통해 전여농의 정치세력화를 평가하고 전망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나의 방향으로 모으진 못했지만, 현장 여성농민의 솔직한 심경을 들을 수 있었어요. 여성농민의 정치세력화 추진과 진보정당 활동의 근본적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올 연말 전여농 활동가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향후 진보정치의 전망과 계획이 논의될 겁니다.

정성희 소장 : 진보정치의 분열갈등과 존재감 약화에 대한 농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농민운동에 미치는 악영향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습니까?

김미경 총장 : 농민들, 특히 여성농민들의 진보정당 활동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박근혜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진보정당의 이름만 꺼내도 빨갱이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이런 지역에서 진보정당에 가입하고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여성농민회에 가입해 활동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런 만큼, 진보정당에 대한 여성농민들의 애정이 그 누구보다 큰데, 외부적인 요인이 아니라 내부적인 요인으로 분열갈등을 겪고 있으니 외면과 불신이 생기지 않겠어요.

어려운 당 가입 여성농민들, 분열된 진보정치에 실망 커

누가 어디서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밝혀내지 못한 채 자신의 입장에 따라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입을 모아 싸우는 모습으로는 어떠한 정치적 성과도 담을 수도 없고 진보정치세력으로 존립하기도 어렵지요. 부끄럽게 과도한 정쟁이 있었다면, 대중들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으나 그렇지 못해 최소한의 지지도 유지할 수 없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2012년 통합진보당 사태는 진보운동 전체를 흔들고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농민운동도 마찬가지였지요.

정성희 소장 : 성찰과 혁신과 통합을 위한 고민과 노력이란 측면에서 현재의 진보정당들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김미경 총장 : 평가를 하기가 무색할 정도입니다. 각 진보정당들이 나름의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으나 그 활동의 결과가 어디로 누구에게 가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의정활동이나 선거운동이 진보정치의 전부가 아니지 않나요? 고통 받는 노동자, 농민, 서민과 함께하는 모습,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활동이 미비하다고 생각합니다. 분열되어 갈등하니까 더 그러하지요.

세월호 특별법 제정, 쌀 전면 개발 저지, 의료민영화 저지 등 대중들의 폭발적인 분노가 모아지는 중요 지점에서도 진보정당들이 적극 연대 연합하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힘을 모아 싸워도 어려운 판에 각기 따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성찰과 혁신과 통합에 대한 고민이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오늘의 분열갈등의 원인이 어디에 있었든지 간에 마지막 자존심마저 다 내려놓고 오직 노동자 농민 서민들을 바라보고 실천적 연대연합부터 해야 합니다.

진보정당들, 평가 성찰 혁신 토론문화 절실

정성희 소장 : 진보정치세력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핵심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김미경 총장 : 진보정치세력 내에서 평가하고 혁신하고 성찰하고 토론하는 문화 자체가 잘 형성되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 세력에게 국민들이 어떻게 신뢰를 주겠어요?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 있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기본이 안 되어 있는데요. 어려운 조건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감동적인 모습보다 흠집 내고 선을 긋다 보니 한줌밖에 안 되는 거 아닌가요? ‘도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냐’ 식의 태도는 옳지 않습니다. 기층민중의 간절함이 반영된 평가, 혁신, 성찰, 토론이 지금 시기 진보정당의 첫 번째 활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성희 소장 : 정파조직이 대중정당, 대중조직에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합니까?

김미경 총장 : 패권주의, 분파주의 경향은 동창회나 계모임에도 있지요. 문제는 정파 자체가 아니라 정파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과도한 태도입니다. 나만이, 우리 정파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독선적인 정파주의는 대결구도를 만들어내고 결국 파국을 초래합니다. 2012년 정권교체라는 대 명제에 합의하면서도 속으로는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앞세우는 모습은 진보답지 못했습니다.

또 2012년 통합진보당 사태 당시, 분열의 위기를 극복할 단위나 수단이 없다는 사실이 더 가슴이 아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을 놓고 모두를 합의시켜낼 통합적 지도력이 없는 것이 진보진영의 가장 큰 딜레마가 아닌가 싶어요. 진보정당이 이런 모순을 안고 있는데도 대중조직이 제 식구 감싸듯 하면 앞으로 더 어려울 것입니다. 진보정당이 정파 간의 갈등과 폐쇄적 운영으로 내분을 겪고 있는데도 대중조직이 제대로 된 비판 없이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서는 진보정치의 역사적 책무를 방치하게 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대중조직, 진보정당 정파갈등과 폐쇄운영에 목소리 높여라

대중조직의 배타적 지지를 귀하게 여기지 않고 대중조직의 토대를 진보정당의 근간으로 보지 못하고 대중들의 요구와 정서를 외면하는 진보정당은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는 교훈을 깊이 깨닫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진보정당들이나 대중조직들, 각 단위가 제 역할을 다 하여 균형과 통합을 빨리 찾아야지요.

정성희 소장 : 요즘 진보정치가 어렵다 보니 ‘대중조직 강화에만 매진하자’는 편향도 생깁니다만, 새로운 진보통합이 필요한지, 가능한지에 대해 말씀해주시지요.

김미경 총장 : 진보정당과 대중조직과 연대연합조직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진보운동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당의 대중적 토대인 대중조직은 계속 확장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연대연합조직이 대중들의 이해와 요구를 결집시켜 폭넓고 강고한 투쟁전선을 펼쳐야지요. 진보정당은 대중들의 요구를 합법정치영역에서 능숙하게 풀어내야 합니다. 이렇게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으로 더 빨리 전진할 수 있으니까요. 진보정당 따로, 연대연합 따로, 대중조직 따로는 진보운동의 불구인 만큼, 새로운 진보정치 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길이 있습니까?

2011년 말 진보통합 시기에도 아쉬웠던 점은 대중 속에서 감동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번의 새로운 진보통합은 아래로부터의 요구가 중앙을 견인해야 합니다. 기층 민중이 통합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쉽진 않겠지만 새로운 진보통합은 반드시 가야 할 길입니다.

기층 대중이 새로운 진보통합의 주체가 되어야

정성희 소장 : 상호불신을 해소하고 새로운 국민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진보정치통합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김미경 총장 : 전여농은 진정한 의미의 진보대통합이 추진된다면 가장 먼저 앞장서 함께 할 것입니다. 진보정당들도 사분오열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치열하게 기울여야지요. 대중조직들도 이전의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보다 능동적인 자세로 정치력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조직이 진보정치 분열의 고통을 고스란히 안고 있기에 기층 대중들의 이해와 요구를 중심으로 새로운 진보통합을 위한 사업을 쉼 없이 전개해야 할 것입니다.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이나 분란이 아니라 우선 차분하게 지난 활동을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동지를 귀하게 여기고 서로를 연민해야 합니다. 내 의견을 분명히 하되 무리하게 관철시키려 하지 말고 남의 의견을 존중하여 합일시켜나가는 성숙된 민주의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현장대중의 이해와 요구를 중심으로 진보통합을 이루겠다는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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