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서울 한복판 광화문에서 전단지, 속칭 '삐라' 살포에 나섰다.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를 들며 방치하는 반면 ‘카카오톡’을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검열하고 있는 정부의 이중적인 행태를 꼬집기 위해서다.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IT 민주화 염원 삐라 살포'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대통령 1인의 심기를 위해 국민들의 의사소통이 제지당해서야 되겠느냐"라며 "정부 정책이 얼마나 일관성이 없는지 보여드리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진정한 언론 자유의 의미가 무엇인지 되돌아볼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를 제안한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는 "전두환·박정희 정권 때 민주화 삐라를 살포했는데 21세기 들어서 박근혜 정부 시절에 또 뿌리게 될지는 몰랐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된 철학으로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전 대표는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뿐만 아니라 전화통화도 언제 어떻게 감청되고 있을지 모른다"면서 "사생활의 영역이 검찰과 법원의 무분별한 영장 남용으로 침해받고 있다" 주장했다. 그는 "검열 받지 않는 안전한, 유일한 소통 수단은 20세기의 유물인 저 삐라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기자회견문에서 "최근 사이버 감청, 검열, 수사자료 제출 등으로 인해 카카오톡에서 텔레그램(메신저 서비스)으로 도피한 사이버 망명객이 200만 명에 육박한다"며 "검찰에서 '실시간으로 온라인을 모니터링하고 포털사와 핫라인 구축해 직접 삭제를 요청하겠다'는 내용의 문건이 공개되면서 망명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한민국 법에는 온라인에 게재된 허위 사실에 대해 피해자가 직접 고발하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수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헌법 17조에는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명시돼있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권리를 침해한 부분에 대해 사죄하고 시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이날 "텔레그램은 대환영이다. 어서 도망하라!"라는 문구와 "나의 은밀한 밴드를 허하라!", "다 털렸숑? 각하와 톡" 등의 메시지가 담긴 2종의 삐라를 준비했다. 다만 광화문 일대가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된 관계로 실제 삐라를 살포하지는 않고 풍선에 띄우는 상징적인 퍼포먼스만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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