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삼척에서 진행된 핵발전소 유치 관련 주민투표 결과가 압도적 다수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왔지만 박근혜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야당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후쿠시마를 넘어 탈핵으로'라는 주제로 1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도 이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핵발전소 부지 유치 신청에 대한 찬반의사를 묻는 주민투표에 삼척 유권자의 절반에 가까운 2만 8867명이 투표에 참가했고, 이 중 84.97%의 주민들이 유치에 반대했다.
새정치연합 한명숙 의원은 "원전 의존도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의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국가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만들어진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 투표에 법적인 효력이 없다면서 결과와 무관하게 핵발전소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삼척 시민들이 가장 민주적이고 수준 높은 방식으로 원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분명히 했음"에도 정부가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정권의 의식이 얼마나 졸렬하고 무책임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천 대표는 "심지어 집권당의 대표가 원전을 무조건 믿는다고 공공연히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후쿠시마 사태의 교훈을 정권, 권력, 정부가 제대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행사를 공동주최한 녹색당 이유진 공동운영위원장은 "후쿠시마 사고를 보고도 여전히 한국에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했다. 이 공동위원장은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재예산이 30억 원에 불과하고 비상임위원들이 2주에 한 번씩 회의를 열고 있다. 이래서는 한국의 핵발전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위원회부터 제대로 운영하는 것이 안전을 확보하는데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