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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자살 직원, 성추행 피해 알리자 '왕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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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자살 직원, 성추행 피해 알리자 '왕따'"

자살 여직원 유서…"보복 의도 가지고 해고"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일하다 해고된 뒤 자살한 비정규직 여직원이 사내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실을 알리며 재발 방지를 요청했지만, 집단 따돌림을 당한 끝에 결국 해고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애초의 정규직 전환 약속과 달리 해당 직원을 해고한 것은 성추행 문제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는 지적이다.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자살한 비정규직 여직원 A씨의 유서 일부를 공개하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A씨의 유서와 이메일 자료 등을 종합하면, 중소기업 CEO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업무를 담당했던 A씨는 수강생이었던 기업체 대표와 중소기업연구원 박사 등에 의해 성희롱과 성추행 등 지속적인 성적 괴롭힘을 당해왔다. (☞관련 기사 : 중소기업중앙회, 자살한 성추행 피해자에게 '조용한 퇴사' 종용)

A씨는 이런 사실을 직속 상사인 성모 차장에게 여러 차례 알렸으나 시정되지 않았고, 결국 지난 6월29일 부서 책임자인 고모 부장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2년간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성희롱과 성추행 등을 상세하게 기술해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당사자인 고 부장의 성희롱 발언 역시 문제 삼았다.

고 부장은 이런 문제제기가 있기 전, A씨에게 정규직 전환을 구두로 통보했던 인물이다.

A씨는 회사의 '정규직 전환 약속'과 달리, 계약 해지로 해고를 당한 이유가 고 부장 등에게 성추행 사실을 문제제기 했기 때문이라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심 의원이 공개한 A씨의 유서를 보면, A씨는 "내가 고OO한테 그 메일을 안 보냈다면 이렇게(해고) 됐을까? 충분히 보복 의도를 가지고 고의적으로 이 결과를 만들었다고 본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중앙회 이름을 먹칠하는 악랄한 그 새끼는 내가 반드시 지옥으로 데리고 갈거야"라고 울분을 토했다. A씨의 유서엔 성추행 문제제기를 묵살한 고 부장 등의 실명이 적혀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해고된 뒤 지난달 26일 자살한 여직원 A씨가 남긴 유서의 일부 내용. ⓒ심상정 의원실

특히 A씨는 고 부장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오히려 성추행 사건을 문제제기한 것에 대해 해명하는 등 불이익을 염두에 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해당 이메일에서 "제가 무사히 (정규직) 전환이 되어서 이런 나쁜 싹을 보이는 사람들을 강하게 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부장님 마음을 섭섭하게 해드린 건 제가 그간 이런 사정들을 안고 있었다는 것을 고려해 주셔서 용서해 주십사 이렇게 상세히 그동안의 일들을 설명한 것"이라고 썼다.

A씨의 성추행 문제제기 이후, 사내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심상정 의원은 중소기업중앙회의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그 당시 A씨는 인재교육부 내 '왕따'였기 때문에 어디에 말할 곳도 없었다", "인재개발부장인 고 부장 주도 하에 왕따가 이뤄졌으며 정직원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직원들도 집단 따돌림에 가담했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 제보자는 A씨의 자살 이후 중소기업중앙회 감사실에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A씨와 친분이 있는 직원들에게 전화나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 이 사건의 확대를 막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심 의원은 "A씨가 집단적인 따돌림을 당한 정황에 대해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기관의 엄중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법적 책임을 묻는 문제에 앞서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대국민 사과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37조 2항은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해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성희롱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는 경우" 사업주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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