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인 고진화 의원이 20일 후보를 사퇴키로 했다. 한나라당 탈당 가능성까지 밝혔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한나라당 세력까지 포괄하는 대통합을 주장하는 가운데 그의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한나라당 정치풍토에 분노를 금치 못해"
고진화 의원 측의 핵심측근은 20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곧 공식적으로 후보사퇴서를 제출할 계획"이라며 "본인이 혼자 결정한 일이어서 방금 전까지만 해도 보좌관들도 모두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탈당 여부에 대해서도 이 측근은 "후보사퇴라는 초강수까지 쓴 마당이다.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에 대한 지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그 단계까지 말할 입장은 아니다"고만 말했다.
고 의원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검증위원회가 사실상 후보검증을 포기하고 판단을 언론과 국민에 맡겼다"면서 "한나라당의 경선은 대한민국의 어떤 선거에서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참담한 수준이다. 들러리로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혀 사퇴 의사를 강하게 시사했다.
고 의원은 지난 4차례의 한나라당 정책 토론회 과정에서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의 '세 싸움' 양상과 보수적 색채를 벗지 못하고 있는 당의 정책기조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었다. 특히 그는 전날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의 '조건부 TV토론 거부' 입장과 박근혜 전 대표와의 '맞장토론' 요구를 접하곤 후보사퇴라는 마지막 카드를 던지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의원은 "공식 선거일정을 불과 며칠 남겨놓고 '정해진 규칙을 재고할 수 있다'는 한나라당의 정치 풍토에 실망을 넘어 참담함과 분노를 금치 못하겠다"면서 "한 사람은 자유당 시절로 돌아갔고, 또 한 사람은 5.16 구국혁명을 붙들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다 들러리"라고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현재 고 의원은 서울시내 모처에서 측근들과 함께 후보사퇴 이후의 국면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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