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부동산·BBK·친인척 특혜…죄다 '모르쇠'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부동산·BBK·친인척 특혜…죄다 '모르쇠'

이명박 청문회, 부실검증 전형 드러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9일 "내가 당하고 있는 네거티브 공세에는 어떤 근거가 있는 게 아닌데, 그럴 것이라는 전제로 나는 네거티브를 당하고 있다"면서 "이런 네거티브가 한국 정치사에 있었는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검증청문회에서 "이미 두 번을 당했지만 한나라당은 그 전보다 더 심하게 (네거티브 공세를) 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한나라당 검증위원들의 질문은 지금까지 언론에 의해 제기된 의혹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고, 이 전 시장의 해명도 기존의 입장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어서 의혹을 둘러싼 논란은 향후 경선과정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BBK·친인척 특혜 의혹…'모르쇠 부인'
▲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검증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인터넷 사진기자단

특히 이 전 시장은 병역문제, 부동산관련 논란, BBK 의혹 등 그 동안 자신을 향해 제기된 각종 비리의혹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큰 형 상은 씨와 처남인 김재정 씨가 매입했다 포스코에 매각해 수백억 원 대의 이익을 남긴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에 대해 이 전 시장은 "큰 재산인데 그 땅이 내 것이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라면서 "정치권에서 김만제 포철 전 회장이 '이명박의 땅'이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정치라고 하지만 근거 있는 이야기를 비슷하게라도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 전 시장은 '도곡동 땅을 매각한 자금을 두 사람은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데, 이 후보의 재산이어서 함부로 쓸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 사람들의 돈이니 나에게 오지 않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나에게 돈이 오지 않아서, 내가 한 푼도 안 써서 의심스럽다는 것이냐"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주식회사 '다스'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선 "다스가 내가 투자한 내 회사라면 현대건설을 그만 두고 차고 앉았을 것"이라면서 "회사 초기에 걱정이 돼 가 봤을 뿐 그 다음에는 가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김경준 씨와 관련된 BBK에 다스가 190억 원을 투자했다 140억 원의 손해를 본 일에 대해서도 이 전 시장은 "내가 다스에 투자를 권유한 게 아니다"면서 "내가 그 사람(김경준)과 동업을 한다는 게 하나의 신뢰의 포인트는 되겠지만 나를 보고 맡겼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BBK 의혹에 대해서도 그는 "복잡한 이야기를 하면 원가 의심하고 속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음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BBK는 나와 전혀 관련이 없다. 김경준 본인의 진술도 그렇고, 금감원의 조사도 그렇다"고 부인했다.

그는 은평 뉴타운 선정 과정의 특혜의혹을 두고는 "정상적인 행정처리였다", '서초동 꽃마을 의혹'에 대해선 "회사 차원에서 해 준 자산관리여서 퇴직할 때 알았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우리는 이명박 후보를 믿지만…"

검증위원들의 태도도 눈총을 샀다.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이기도 한 인명진 목사는 이 전 시장의 병역면제 과정에 대한 논란을 제기하면서 "오전에는 살살 다뤘다는 평가가 있어 오후엔 좀 세게 하겠다"고 '강력한 검증'을 예고했다.

그러나 '기관지 확장증으로 인한 군대 면제 이후 사회생활에는 지장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이 전 시장이 "군대는 면제 받았지만 현대건설 입사 초기에 정주영 회장과 신입사원들이 함께 술을 마실 때 내일 당장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답하자 인 목사는 "죽음을 각오하셨던 모양"이라며 맞장구를 쳐줬다.

최근 '이명박 검증의 핵'으로 떠오른 '홍은프레닝 관련 의혹'을 제기한 강훈 위원은 이 전 시장이 "그런 네거티브가 어디 있느냐"고 강하게 반발하자 "후보께서 (개발) 정보를 (홍은프레닝 측에) 유출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나도 믿는다. 그러나 의혹에는 일리 있는 설득을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한 발 물러섰다.

이 전 시장 측이 검증자료 제출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은 점과 청문회 자리에서도 부인으로 일관한 점에 대한 '답답함'도 표출됐다.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과 관련한 질문을 제기한 박광수 위원은 "이 후보의 큰 형인 상은 씨와 처남인 김재정 씨는 도곡동 땅을 매입한 자금의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며 "총 47억 원의 자금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출처 부족액이 그 중 32억1800만 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김명곤 위원은 "이 후보는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을 계속 받아왔다"며 "현재 그 의혹이 모두 해소됐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빠른 시일 내에 이상은 씨와 김재정 씨가 어떤 자금을 동원해 다스를 설립했는지 국민 앞에 명쾌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문회 도중 생각에 잠겨 있는 이명박 전 시장. ⓒ인터넷 사진기자단

"내 삶이 졸졸 흐르는 냇물은 아니었지만"

각종 의혹을 일축하고 나선 이 전 시장은 이날 청문회를 계기로 '후보검증'이 아닌 '정책모드'로 경선의 국면을 전환하자는 입장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그는 "지난 40여 년 간 제 삶이 졸졸 흐르는 냇물은 아니었다. 어쩌면 태풍이 부는 노도같은 파도를 헤쳐 나오며 오늘에 이르렀다"면서 "오늘 저는 지금까지 살아 온 제 인생을 다시 돌아볼 기회를 갖게됐다. 내가 살아 온 길, 성취한 일, 내가 내놓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고 나를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새로운 검증, 네거티브가 아니라 포지티브 검증이 시작된다"면서 "신바람 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미래로 가는 열차의 기관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