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현직 당 대표인 김무성 의원이 세월호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법적 대응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고(故) 유예은 양의 아버지다.
김 대표는 25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라에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좋지 않은 생각으로 유언비어를 무책임하게 퍼뜨려 사회 혼란을 조장하는 일이 있어서 여러 사회 문제가 야기되기도 했다"면서 "오늘 조간에 저와 관련된 내용이 있다"고 운을 뗐다.
김 대표는 "세월호 단원고 희생자 유족으로 구성된 가족대책위에서 17개 대학을 돌며 학생들과 같이 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양"이라며 "한 대학교에서 학생이 '여당이 특별법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유 대변인이 '김 대표 취임 후 일반인 희생자 가족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수사권·기소권을 줄 수 없는 이유가 있다고 하면서 종이 한 장을 꺼내 '청와대'라는 글자를 써서 보였다고 한다'고 발언했다고 한다"고 유 대변인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유 대변인은 전날 서울 고려대학교를 찾아 100여 명의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그 이후 바로 일반인 희생자들의 입장이 정리됐다"고 전했다. 유 대변인은 "가족대책위와 여당 간 면담에서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면 청와대를 마구 들쑤시고 다닐 것 아니냐'고 했다"며 "청와대를 빼는 조건으로 특검 추천권을 다 주겠다는 제안도 사석에서 이뤄졌다"고 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유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저는 일반인 유가족을 만난 일이 없고, 제가 이런 발언을 한 일이 없다"며 "유 대변인에게 요구한다. 오늘 중 이러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사과하라. 만약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의 말처럼, 일반인희생자 유가족들의 경우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를 몇 차례 만난 사실은 있지만 김 대표를 면담한 것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유 대변인의 발언 내용에 일부 착각이 있었다 해도, 현직 여당 대표가 세월호 유가족 본인에 대해 법적 조치를 운운한 것은 입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화통한 성격으로 '무대(김무성 대장)'라는 별명까지 있는 김 대표에게는 특히나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는 평도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