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문재인, 당내 사정 몰라…한계 드러내"

"박영선 탈당하면 정계개편 올 수도"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물망에 올랐다가 당내 반발로 영입이 무산된 이상돈 중앙대 교수가 문재인 의원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교수는 15일 오전 SBS 및 YTN 라디오에 출연해, 비대위원장 영입 과정에서 "문 의원 본인과 직접 통화하고 그 다음날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며 박영선 원내대표가 자신에게 전화로 이른바 '안경환-이상돈 투톱' 이야기를 꺼냈을 때 문 의원이 같은 자리에 있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문 의원과 가까운 이른바 '친노' 그룹에서 '이상돈 영입 추진은 박영선의 독단'이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 "박영선 의원이 이 모든 일을 독단적으로 했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며 "아시다시피 문 의원과도 통화했고, 또다른 중진 의원도 저한테 '잘 부탁한다'고 해서 제가 어떻게 도망갈 구멍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정말로 할 수 없이 운명처럼 그것을 듣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원내대표가 '교수님, 이건 운명으로 아세요' 이렇게까지 말씀을 하셨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문 의원이 자신의 영입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처럼 알려진 데 대해 "문 의원이 말씀하신 것은 트위터에 올린 글 뿐이고, 다른 이야기는 '문 의원 측'에서 나온 이야기"라며 "문제는 문 의원과 이른바 '문재인 측'이 이 문제에 대해서 처음부터 교감이 별로 없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른바 '문 의원 측' 사람들이 문 의원이 저와 한 대화, 박영선 의원과 나눈 걸 몰랐다고 생각한다"며 "문 의원도 자신을 따르는 초·재선 의원에게 자기 생각을 충분히 설득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지 않았나. 본인도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짐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말하자면, 당내 사정을 문 의원이나 안경환 교수나 ('잘 부탁한다'고 한) 또다른 중진 의원도 잘 몰랐던 것"이라고도 했다.

"새정치연합, 관리할 수 없는 상태…정계개편 필요 있다"

새정치연합의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교수는 "도대체 어떻게 관리할 수가 없는 상태에 있다"며 "이른바 리더급이라고 하는 분들이 어떻게 생각해도 그것이 당 전체 아래까지 도대체 내려가지 않는 그런 상태"라고 혹평했다.

박 원내대표의 탈당설이 나도는 가운데, 탈당이 현실화되면 분당(分黨) 등 정계 개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그는 "그럴 가능성이 많다. 야당발 정개개편이라는 몇몇 관측자들의 예측까지도 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만약 정계개편이 이뤄지면 박 원내대표와 함께할 것인지를 진행자가 묻자 이 교수는 "저도 상당히 부채의식을 갖고 있지 않느냐"며 "박 원내대표의 생각과 행보에 따른(달린) 것"이라고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정계개편 필요성에 대해서는 "현 정권이 그렇게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실 실패하는 길에 있고, 야당도 수권 체제가 없다. 그러면 뭔가 제3정치세력이 있어야만 대한민국을 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평했다.

그는 특히 새정치연합 내부를 겨냥해 "야당 강경파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국민적 지지가 있는가?"라며 "제가 볼 때는 야당에서 엉뚱한, 강경한, 쌩뚱맞은, 이상한 발언과 해프닝이 있을 때마다 지지율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선명성만 주장한다고 국민 다수한테 과연 호응이 있겠나"라며 "외연 확장이 부족하면 다수가 안 되는 거다. 영국 노동당에서 과거 토니 블레어 대표가 '제3의 길'이라는 선택을 해서 장기 집권에 성공했는데, 그런 정도의 전략적 사고가 있어야만 야당이 집권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