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캠프의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29일 일부 기자들과 만나 "경부운하에서 물러서면 이명박 후보의 공약 전체가 붕괴되는 논리적 구조를 갖고 있다"고 공세를 예고했다. 운하만 무너뜨리면 '지지율 1위주자 이명박'이라는 아성 자체가 함께 무너진다는 계산에서다. '대운하 저격수'인 유승민 의원도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운하 무너지면 공약 전체 붕괴"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캠프는 경부운하 건설의 총 공사비는 14조1000억 원이라고 하는데, 토목전문가들에 따르면 준설구간 중 암반층이 있으면 공사비용은 훨씬 더 든다"면서 "암반층이 30%라면 사업비는 10조7000억 원이 추가되는데, 그렇게 되면 공사비만 24조8000억 원이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매년 공사비의 1.5%인 유지 관리비, 홍수복구비, 교량철거 및 재건설 등에 드는 비용, 취수원 이전과 강변여과수 시설비용 등이 빠져 있다"면서 "이상을 종합하면 경부운하 건설의 총 비용은 44조8363억 원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명박 후보를 적극 지지하고 있는 세종연구원의 2006년 미공개 자료에도 총 공사비가 22조9823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명박 후보 측은 이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유 의원은 "이 후보는 최근 낙동강 탐사에서 '14조 원의 건설비용 중 8조 원은 골재를 팔아 충당하고 나머지 6조 원은 민자를 유치하면 된다. 정부가 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 봉이 김선달 같은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황당한 발언"이라면서 "'골재수입 8조 원'이야말로 허황된 봉이 김선달식 계산"이라고 맹공했다.
유 의원은 "또 이 후보는 어제 토론회에서 '외국 사람이 민자로 들어오는 것에 반대한다. 대한민국 사람이 하면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외국 기업이 민자로 들어오겠다는 의향서가 있다면 밝히라"면서 "어느 민간사업자가 24조~45조 원이 들어가는 사업에 투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총비용을 24조 원으로 가정할 경우 경부운하는 국민 1인당 41만 원, 45조 원으로 가정하면 93만 원의 세금을 부담시킬 것"이라면서 "결국 국민의 혈세로 건설할 수밖에 없는데 누가 경부운하를 위해 세금을 내겠느냐. 국민이 '관광운하'를 위해 이 막대한 세금폭탄을 부담하겠느냐"고 몰아쳤다.
李측 "'맞짱토론' 하자" vs 朴측 "정책토론할 땐 뭐하다가"
반면 이명박 캠프의 박희태 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물류는 기본이고, 다목적 운하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내륙개발이다. 관광도 있고 환경도 있다. 대운하를 하게 되면 내륙에 항구가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10여 년 전 국화에서 이명박 전 시장이 국회의원 신분으로 경부운하를 제안할 때 나는 부정적이었다"면서 "그러나 와서 들어보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명박, 박근혜 두 주자의 공약에 대한 심도 있는 정책 검증을 위해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간의 1대1 집중토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4차례의 토론회가 진행되었지만 시간의 제약, 토론의 형식 등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대운하와 열차페리등 양 주자의 주요 공약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며 "집중토론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고 국민들에게 양 후보의 정책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박근혜 캠프의 이혜훈 대변인은 "토론제안은 국면 회피용 전략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대변인은 "이 후보 측은 그 동안 정책토론회에서 이 후보의 콘텐츠 부족이 드러난 현실을 호도하기 위해 정부의 운하 보고서의 고의 유출이니, 박 후보 측이 여권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느니 하며 정국의 초점을 엉뚱한 방향으로 돌리려 했다. 이번 1대1 토론 제안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에서는 그 동안 방송사의 협조까지 얻어 네 번이나 각 후보들이 각기 자신의 정책을 검증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줬는데 그 기회들을 어떻게 사용했기에 이제 와서 또 토론을 하자는 것이냐"면서 "공약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면 국민에게 직접 해명하라"고 몰아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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