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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합병 주총에 담긴 주주의 민심

합병 주총에서 정관 변경안 부결…이사회 구성 '삐걱'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을 앞두고 카카오가 추진한 경영 구도의 큰 틀이 상당 부분 헝클어졌다. 합병 승인을 위한 다음 주주총회에서 상당수 안건이 주주들의 반발에 밀려 제대로 수용되지 못한 것. 이로 인해 당장은 오는 10월 1일 출범하는 합병법인 간판에 '카카오'란 이름도 못쓸 판이다. 게다가 주요 의사 결정은 반드시 주주총회를 거쳐야만 해 카카오의 현 이사진이 주축을 이루는 새 이사회 권한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다음과 카카오는 27일 오전 10시 각각 제주 본사와 판교사옥 인근에서 주총을 열고 양사간 합병계약을 승인했다. 다음 주총에서는 총 5개 안건 중 합병계약과 감사위원회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만 원안대로 승인됐을 뿐 향후 합병법인의 향후 경영활동과 관련한 핵심 안건은 부결되거나 수정 처리됐다.

우선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이 통과되지 못했다. 이 안건에는 ▲통합법인명을 '다음카카오'로 바꾸는 상호변경 ▲사업목적 추가 ▲발행주식 한도 1억주→2억주 확대 ▲의결권 있는 전환주 발행 ▲주총 의결방법 일부조항 삭제 ▲이사수 8명→20명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정관 변경안 부결은 일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강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기 때문이다. 발행주식 한도수 상향조정과 전환주식 발행조건 신설, 주주총회 의결방법 일부 조항 삭제 등이 주주들의 권한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그 결과 다음과 카카오가 추진하려던 계획이 대거 틀어졌다. 이사수가 기존 8명으로 제한되면서 통합법인 이사로 선임 예정이던 카카오측 인사가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결국 카카오측의 이제범 공동대표·송지호 최고재무책임자(CFO)·서해진 최고기술책임자(CTO) 사내이사 3명과 박종헌 사외이사는 새 이사회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들은 만약 주총에서 일부 조항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서면을 통해 사퇴 의사를 미리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통합법인 이사회는 김범수(카카오 의장)·이석우(카카오 공동대표)·최세훈(다음 대표) 등 사내이사 3명과 조민식(전 삼정KPMG 본부장)·최재홍(원주대 교수)·피아오 얀리(텐센트 부사장)·최준호(연세대 부교수) 등 사외이사 4명 총 7명으로, 카카오와 다음측 이사진이 각각 5대 2로 구성됐다. 통합법인을 이끌 대표이사 후보는 김범수·이석우·최세훈 3인으로 압축된 것이다.

새 이사회 권한도 다소 축소될 전망이다. 원래 다음 주총에서는 신주 발행으로 회사 주인이 바뀌거나, 이해관계자와의 거래, 발행주식 40% 이상의 주식 발행때 주총 승인을 받아야하는 현행 정관 내용을 삭제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따라서 앞으로도 이러한 주요 경영사항은 새 의사회가 아니라 주총 의결이 필요하다. 

다음은 새 합병법인의 사명도 '다음카카오'로 바꾸려 했으나 이 역시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기존 사명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을 당분간 유지하게 됐다. 다만 사명 변경은 주주들이 크게 문제삼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두 달 이후 열리는 임시주총에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합병법인 출범 후 한 달 뒤인 오는 10월31일에 제주 본사에서 임시주총을 또 한 번 개최하고 사명 변경 등을 의결하기로 했다.

다음과 카카오는 오는 10월1일 합병법인을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양사는 지난 5월 합병을 결의한 이후 '통합협의체'를 구성하고 분야별로 통합작업을 추진해 왔다. 이로써 양사의 핵심 역량인 '검색'과 '모바일'을 통합해 본격적인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다음 주총에는 전체 발행주(1356만2629주) 가운데 58.7%가 출석해 97.5% 찬성으로 합병을 승인했다. 카카오 주총에선 전체 발행주(2764만3 880주) 가운데 78.2%가 출석, 만장일치로 합병을 승인했다.

비즈니스워치=프레시안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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