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하는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아가 병원장을 면담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김경일 서울시립동부병원장은 김영오 씨가 병원에 입원하기 직전 자신을 찾아온 국정원 직원과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다. 김 원장은 "이 과정에서 (김영오 씨 주치의인) ‘이보라 선생이 의사로서 하기 어려운 일을 한다. 훌륭한 의사다’라는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이보라 서울시립동부병원 내과 과장은 지난달 19일부터 김영오 씨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등 주치의로 활동해왔다. 김 씨는 22일 아침 시립동부병원으로 이송됐다.
김 원장은 “(대화를 나눈 상대는) 지역 기관장회의에서 몇 차례 만났던 국정원 직원인데 병원으로 찾아와서 개별적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세월호 관련 얘기, 정부의 대응, 유병언 씨 이야기 등 별 이야기를 다 했다. 그러던 중에 내가 먼저 이보라 선생 얘기를 꺼냈다”고 했다.
이야기하다 보니 우연히 김영오 씨 주치의 이야기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국정원 직원의 방문이 여야가 재합의한 특별법안을 유가족이 반대(19일)한 데 이어, 김 씨의 대통령 면담 요청을 청와대가 거부(21일)한 뒤 진행된 것이라 그 의도가 석연치 않다. 국정원 직원이 병원장을 만난 것에 어떤 의도가 있지 않으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앞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는 지난 24일 “국정원 직원이 유민이 아버지 김영오 씨의 고향을 찾아 가족사항을 캐거나 주치의 이보라 과장에 대해 정보를 수집한 정황이 있다”고 사찰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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