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김무성 의원이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 당이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기춘 실장은) 좀 바꾸어야 된다"고 말했다.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 의원이 본격적으로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김기춘 실장은 굉장히 훌륭한 분이다. 제가 존경하는 분인데, 다소 좀 불만이 있다"며 "당과 청와대 관계를 너무 수직적 관계로 만든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의 거취에 대해 김 의원은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김 의원의 발언은 김 실장이 잘못된 당청관계의 근원이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김 실장의 '수직적 리더십'을 바꿔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충성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그런데 (대통령에게 무조건) 충성을 강요하고 무조건 잘한다고 해야만 되고,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이것은 고쳐야 되겠다고 이야기를 하면 '그건 옳지 못하다'고 비박으로 분류하고. 이 자체가 잘못된 구태 정치 문화"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친박은 제가 만들었다"며 "그런데 저를 비박으로 분류한다는 것 자체가 몇몇 사람이 권력을 향유하기 위해서 사람들을 밀어내는 데서 오는 문제고, 또 언론에서 만든 용어다. 나는 단 한 번도 제가 비박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딸이 수원대 최연소 전임교수로 임용돼 '특혜 의혹'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전날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관련 내용을 전해 들었다"며 "특혜를 줬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관련기사 : 김무성, "기득권 버려야" 당권 도전…딸은? )
구태문화 청산, 감옥 두 번 간 서청원 겨냥?
김 의원은 '구태 문화 청산'을 주장하며 "과거 전당대회는 돈봉투가 난무했는데 그러서 이것부터, 저부터 혁신하겠다. 저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는 절대 돌리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말, 새누리당 고승덕 전 의원은 박희태 당시 국회의장이 2008년 전당대회 때 돈봉투를 돌렸다고 폭로, 파장을 일으켰었다. 박 전 의장은 이 사건을 계기로 사실상 정계에서 은퇴해야 했다.
김 의원이 이같은 말을 꺼낸 것은 '박희태 돈봉투' 파문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경쟁관계에 있는 당권 주자인 서청원 의원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의원은 출마 선언을 통해 "모든 구태를 과감히 청산하고, 미래로 가기 위해 과거와의 전쟁을 선포한다"며 '과거와 미래'의 대결 구도를 제시했다. 김 의원은 '과거 세력이 서청원 의원을 말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7선의 원로급인 서 의원은 1943년생으로 올해 나이 만 71세다. 서 의원은 2002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차떼기 사건, 그리고 2008년 친박연대 대표 시절 비례대표 공천 헌금 사건으로 두 차례 감옥에 갔다. 모두 '돈'이 문제였다.
오는 7월 14일 있을 전당대회에는 김 의원과 함께 과거 '상도동 동지'였던 서청원 의원의 출마가 유력하다. 현재 충청권의 이인제 의원, '비박 소장파' 김영우 의원도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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