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의 밤은 길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한명숙 후보가 이튿날 새벽까지 엎치락뒤치락했던 4년 전 지방선거를 떠올리게 하는 밤이었다. 다른 점은 초접전 지역이 서울이 아닌 다른 곳, 그것도 여러 곳이라는 것이다.
4일 투표 종료와 함께 발표된 지상파 3사의 출구 조사 결과 광역 단체 17곳 중 경합 지역은 7곳(경기, 인천, 강원, 대전, 충남, 충북, 부산)이다. 이 중 5일 새벽 2시 이전에 '당선 확실'로 구분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인천, 충북, 부산은 새벽 3시 이후에 '당선 확실'로 구분됐다. 마지막까지 경합한 곳은 강원도다. 강원도는 96.44퍼센트를 개표한 오전 6시 13분에야 '최문순 당선 확실' 지역으로 구분됐다.
5일 오전 6시 13분까지 진행된 상황을 종합하면 새누리당이 8곳, 새정치민주연합이 9곳에서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경합 지역만 놓고 보면 새누리당이 3곳(경기, 인천, 부산), 새정치민주연합이 4곳(강원, 대전, 충남, 충북)에서 승리할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역이던 인천이 새누리당에 넘어갔고, 새누리당 지역이던 대전과 세종시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승리했다.
수도권 전패 가능성마저 거론되던 새누리당은 경기를 지키고 인천에서 승리하며 수도권에서 오히려 세를 넓힌 형국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인천을 내주기는 했지만, 충청 지역을 석권하는 데 성공했다. 최대 관심 지역이던 서울에서 박원순 후보가 새누리당의 정몽준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따돌린 것도 새정치민주연합의 성과다.
치열한 접전 끝에 인천과 대전·세종을 주고받은 이번 선거 결과는 어느 한쪽의 압승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역대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크게 고전했던 점을 고려하면 새누리당이 선방했다고 볼 만하다. 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침몰 사고라는 대형 참사가 터진 것에 더해 정부가 부실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 안대희 총리 내정자 사퇴에서도 다시 확인된 것처럼 박근혜 정부의 부실 인사 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역대 지방선거와 달리 여당 선방…경합 지역 7곳, 밤새 접전
개표 상황 및 결과를 광역 단체별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서울 :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일찌감치 멀리 따돌렸다. 잠재적 대선 후보들 간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곳에서 박 시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 경기 : 개표가 62.03퍼센트 진행된 5일 새벽 4시 23분 현재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51.21퍼센트)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48.78퍼센트)를 2.43퍼센트포인트 앞서고 있다. 경합 지역답게 접전이 계속됐지만, 남 후보 당선이 유력시된다.
▲ 인천 : 개표가 63.06퍼센트 진행된 5일 새벽 4시 23분 현재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50.81퍼센트)가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47.35퍼센트)를 앞서고 있다. 박빙의 대결을 계속한 끝에 5일 새벽 3시 이후 '유정복 당선 확실' 지역으로 구분됐다.
▲ 강원 : 개표가 84.40퍼센트 진행된 5일 새벽 4시 23분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최문순 후보(49.31퍼센트)가 새누리당 최흥집 후보(48.64퍼센트)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차이는 0.67퍼센트포인트에 불과하다. 밤새도록 두 후보가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했고, 새벽 6시가 넘도록 '당선 확실' 후보가 누구인지 나오지 않았다. 96.44퍼센트가 개표된 오전 6시 13분에야 '최문순 당선 확실' 지역으로 구분됐다. 이때 득표율은 최문순 후보 49.6퍼센트, 최흥집 후보 48.34퍼센트로 차이는 1.26퍼센트포인트에 불과했다(표 차이는 9303표).
▲ 대전 : 개표가 81.07퍼센트 진행된 5일 새벽 4시 23분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권선택 후보(49.67퍼센트)가 새누리당 박성효 후보(47.18퍼센트)를 앞서고 있다. 경합 지역답게 박빙의 대결을 펼쳤고, 5일 새벽 3시 이후 '권선택 당선 확실' 지역으로 구분됐다.
▲ 세종 : 새정치민주연합 이춘희 후보(57.78퍼센트)가 현직 시장인 새누리당 유한식 후보(42.21퍼센트)를 눌렀다.
▲ 충남 : 개표가 87.45퍼센트 진행된 5일 새벽 4시 23분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안희정 후보(51.44퍼센트)가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44.76퍼센트)를 앞서고 있다. 안희정 지사의 재선이 확실한 지역으로 구분됐다.
▲ 충북 : 개표가 94.28퍼센트 진행된 5일 새벽 4시 23분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 후보(49.52퍼센트)가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47.90퍼센트)를 앞서고 있다. 밤새 엎치락뒤치락하는 일이 거듭됐지만, 5일 새벽 3시 40분 무렵 이시종 지사의 당선이 확실한 지역으로 분류됐다.
▲ 전북 : 예상대로, 새정치민주연합 송하진 후보가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 광주 : 새정치민주연합 윤장현 후보가 무소속 강운태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따돌리며, 개표 초기에 당선을 확정지었다.
▲ 전남 : 예상대로, 새정치민주연합 이낙연 후보가 여유 있게 당선을 확정했다.
▲ 대구 :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를 눌렀다.
▲ 경북 : 예상대로, 새누리당 김관용 후보가 여유 있게 3선에 성공했다.
▲ 부산 : 개표가 84.41퍼센트 진행된 5일 새벽 4시 23분 현재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50.96퍼센트)가 무소속 오거돈 후보(49.03퍼센트)를 앞서고 있다. '서병수 당선 확실'로 구분됐다.
▲ 울산 : 예상대로, 새누리당 김기현 후보가 정의당 조승수 후보를 큰 표 차이로 앞서며 당선을 확정했다.
▲ 경남 : 예상대로,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후보를 누르고 재선을 확정지었다.
▲ 제주 : 예상대로, 새누리당 원희룡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후보를 크게 앞서며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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