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일본 양측이 일본인 납치 문제 재조사에 합의했다.
일본은 납치 피해자 재조사가 시작되는 단계부터 대북 독자 제재 일부를 해제하고 대북 지원을 검토키로 했다.
북한과 일본은 2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국장급 협의에서 이같이 약속했다고 29일 오후 동시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국장급 협의에서 일본 측이 납치 피해자와 행방불명자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며 "우리 측은 종래의 립장은 있지만 포괄적이며 전면적인 조사를 진행하여 최종적으로 일본인에 관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북한은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납치 피해자 및 행방불명자, 1945년 전후 사망한 일본인 유골 및 묘지, 잔류 일본인, 일본인 배우자 등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를 진행키로 했다.
북한은 특별조사위가 조사 및 확인 결과를 일본 측에 통보하고 일본인 유골 처리와 생존자가 발견되면 귀국시키도록 하며 조사 과정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관계자의 면담도 허용키로 했다.
이에 대해 일본이 이 조사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하는 시점에 ▲북일 간 인적 왕래 규제 ▲송금 및 휴대금액을 제한하는 규제 ▲인도주의적 목적의 북한 국적 선박의 일본 입항 금지 조치 등을 해제하기로 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중앙통신은 "일본 측은 적절한 시기에 공화국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 실시를 검토하기로 했다"며 "일본 측은 조일평양선언에 따라 재일 조선인들의 지위 문제를 성실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 측은 공화국 측과 함께 조일평양선언에 따라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현안 문제를 해결하며 국교 정상화를 실현할 의사를 다시금 밝히고 조일 두 나라 사이의 신뢰 조성과 관계개선을 위한 문제 해결에 성실히 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29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일본인 납치 피해자를 전면 재조사하기로 전날 협의에서 약속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납치 문제의 전면 해결은 가장 중요한 과제의 하나"라며 "모든 납치 피해자의 가족이 자신의 손으로 자녀를 얼싸안는 날이 올 때까지 우리의 사명은 끝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북한 측이 포괄적 조사를 위해 특별조사위원회를 가동해 조사를 개시하는 시점에 일본이 인적 왕래 규제 조치, 송금 보고, 휴대금액 신고에 관한 특별 규제 조치, 인도적 목적의 북한 선적 선박의 일본 입항 금지 등을 해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관계 성청(省廳) 간의 조정과 필요한 절차를 거쳐 북한의 조사 개시 움직임을 확인하고 제재 해제가 이뤄질 것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또 북한의 만경봉 92호가 입항 재개 대상이 아니며 재조사 합의 조건에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중앙본부 건물 매각 문제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스가 장관은 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에 3주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조사 기간은 언제까지라고 결정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북일 양측의 이번 합의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 시절인 2008년 8월 이뤄진 합의를 준용해 특별조사위를 구성해 납치 문제를 재조사하고 일본은 이에 상응해 대북 제재 조치를 해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내각은 납치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뜻을 강조했으며 양측이 현안인 납치 문제와 대북 제재에 관한 합의에 도달함에 따라 북일 관계가 급진전할 전망이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한미일 3국의 공조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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