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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박원순 공약 중 '안보'는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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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박원순 공약 중 '안보'는 없네!

[기고] 우려되는 서울 안보

6.4 동시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서울시장에 누가 당선되느냐다. 서울시장 입성은 곧 본인의 의사에 관계없이 강력한 차기 대권 후보로의 등극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6기 민선 서울시장 후보로 양강 구도를 보이고 있는 정몽준․박원순 후보(기호 순)의 각축은 그래서 세인들의 관심거리다.

“안전 최우선!” 내세우며 안보는 뒷전

두 후보 모두 서울의 현안과 미래를 위한 수다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안전 문제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정․박 두 후보 역시 안전 문제를 최우선 화두로 놓고 다양한 공약을 내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공약 중 안전보다 더 중요한 안보 이슈에 관해선 고민한 흔적이 보이질 않는다는 점이다. 아니 오히려 안보를 저해하는 공약을 내놓은 후보도 있다.

먼저 현직인 박원순 후보. 그는 ‘안전한, 따뜻한, 숨쉬는, 꿈꾸는 도시 서울서울’을 캐치프레이즈로 삼았다. 그런데 공약 어디에도 ‘서울의 안보’에 관한 공약은 없다. 서울 안보 현안 중 가장 중요한 건 잠실에 올라가고 있는 바벨탑 ‘롯데월드타워’에 관한 문제다.

123층, 555m을 목표로 건설 중인 건물은 현재 절반 높이 정도가 올라갔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롯데월드타워는 롯데 그룹이 참여정부 때 건축허가를 신청했지만, 군과 성우회(예비역 3군 장성들의 모임) 등의 강력한 반대로 기각된 바 있다. 그러다 이명박 정권 시절, 오세훈 당시 시장이 건축허가를 내줬고, 그 땐 공군조차 찬성했다(예비역 공군장성들은 극력 반대). 참고로 유승민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이에 반대했다. 그 때 군이 얻어낸 것은 ‘롯데가 성남비행장의 동쪽 활주로를 2.97도 꺾는데 드는 비용을 부담한다’는 것 하나다.

연로한 롯데그룹 총괄 회장 별세 이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는 이 건물은 각종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 6월 거푸집 장비가 무너져 현장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치는 인명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2월엔 화재가 발생한데 이어, 지난달 8일엔 12층 옥상 배관 설비공사 중 이음 부문 폭발로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2일엔 민관합동 안전점검까지 했다.

박원순, ‘롯데 바벨탑’ 層高(층고) 조정해야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수도권 전략 공군기지인 제15혼성비행단(일명 서울공항)을 이착륙하는 항공기의 안전이 심대하게 위협을 받아 결국 서울공항이 쓸모없게 된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 기지를 옮겨야 한다. 그렇게 되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체의 안보가 위태로워진다.

성남비행장은 공군 1호기(대통령 전용기), 각종 전투기, 백두․금강 등 대북 정찰기와 육군, 미군 항공기들이 빈번하게 이착륙하는 전략공군기지다. 문제는 롯데월드타워가 성남비행장의 북쪽 항공로를 통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건물이 완공될 경우, 성남비행장을 이착륙하는 항공기들이 와류(vortex)나 이상기류(air turbulence)로 타워에 충돌할 위험이 농후하다. 9․11사태 비슷한 재앙이 우려된다. 그런데도 이 문제에 관해 박 후보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물론 사안을 박 후보에게 묻는 건 무리일 수 있다. 전 정권과 전임 시장이 저지른 실정에 대한 ‘설거지’ 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후보는 작년 11월 16일 삼성동 아이파크 헬기 충돌 사고 직후인 21일 잠실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사안(롯데월드타워)은 과거 국무총리실에서 결정한 것이고 시는 절차상 결정 과정에 있어서 (서울시장으로서 층수 조정)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박 후보가 의지만 있다면, 서울시 조례특례를 만들어서라도 이 바벨탑의 층고를 현 단계에서 ‘스톱’시킬 수 있다.

정몽준, 뼛속까지 보수면서 안보 위협 공약 제시

다음, 정몽준 후보. 그의 여러가지 공약 중 눈에 띄는 것은 “서울을 국제항으로 개발하겠다”는 거다. 서울항을 건설해 서울~상하이, 서울~칭다오 간 페리를 취항시켜 관광객을 많이 유치시키겠다고 한다. 물론 이건 오세훈 시절 추진하다 난관에 봉착해 박원순에게 또 하나의 설거지 거리를 선사한 ‘용산국제업무 프로젝트’의 짝퉁이다.

아무튼 정 후보는 자신이 당선되면 이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대를 이은 토건주의자로선 맞춤의 공약이다. 그런데 서울항(용산 근처가 되겠지만)에 국제 페리를 취항시키려면, 한강 준설을 물론이고, 그보다 먼저 김포대교 밑에 설치된 신곡수중보를 해체해야 한다.

문제는 신곡수중보를 해체하면, 페리의 항로(航路)가 북한 잠수정이나, 고속정의 침투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거다. 북한 함정이 야음을 틈타 서울에 침투한다면 ‘제2의 1.21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이건 롯데월드타워 문제보다 더 심각한 안보 위협이다. 그런데 이 공약을 다른 이도 아닌 뼛속까지 보수 우익인 정 후보가 낸 거다. 정 후보에게 롯데월드타워 층고 조정을 요구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생략한다. 

장밋빛 공약에 스스로 도취해 안보는 내팽개친 정 후보의 안보 불감증,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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