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삼성, 세월호 추모 노란 리본도 못 달게 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삼성, 세월호 추모 노란 리본도 못 달게 해"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단 노란 리본 철거…삼성전자 "사유지 침해"

삼성전자가 보안 직원들을 동원해 세월호 추모 노란 리본을 떼어간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 정문 근처에서 농성하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반발했다.

다산인권센터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1일 삼성전자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반발 속에 경비 수십여 명을 동원해 수원 삼성전자 정문 인근 주차장 울타리에 있는 '세월호 추모 노란 리본'을 철거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 40여 명이 주차장 울타리에 노란 리본을 달면, 삼성전자 경비 50여 명이 다시 떼어가는 실랑이가 반복됐다. 결국 노란 리본은 걸리지 못했다.

지난 8일부터 수원 삼성전자 정문 앞에서 집회신고를 내고 농성에 돌입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삼성전자가 강제 철거했다'며 반발했다.

홍명교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교육선전위원은 "세월호 추모 현수막을 못 걸게 하니 노란 리본이라도 걸려고 했는데, 용역 경비들이 그마저도 다 떼어갔다"며 "아무것도 안 적힌 그냥 노란 리본조차도 (삼성전자 쪽에서) 강박적으로 싫어했다"고 했다.
▲ 21일 집회신고 된 수원 삼성전자 인도 부근 울타리에 노란 리본을 달려는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과 이를 막는 삼성전자 보안요원.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 쪽 관리자는 "주차장 울타리는 사유지에 속하므로 아무것도 내걸지 말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홍 위원은 "주차장 인도 쪽 울타리는 지회가 집회신고를 냈고, 현수막 등에 대해서도 신고한 상태"라며 "(삼성 쪽에서) 남의 물건을 강제로 떼는 것은 불법"이라고 맞섰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관계자는 "경찰 정보과에서 나와 세월호 현수막 두 개를 빼면 나머지 현수막은 걸게 해주겠다고 말해서 추모 현수막도 걸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삼성전자서비스 엔지니어 일동'이라는 명의로 걸렸던 현수막에는 "자본의 탐욕과 정부의 무책임이 세월호 참사를 낳았습니다.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의 명복을 빕니다. 이에 우리가 나서서 바꿔나가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홍 위원은 "고(故) 염호석(34) 지회 양산분회장이 14일에 수원에 들러 삼성전자 공장에 세월호 추모 현수막을 걸자고 아이디어를 내서 건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고인은 그로부터 3일 뒤인 지난 17일 '지회가 승리하는 그 날 화장하여 뿌려주세요'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다산인권센터는 23일 성명서를 내어 "세월호 현수막, 노란 리본조차 못 달게 하는 것이 삼성의 무노조 경영이념이란 말인가"라며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또 한 명의 동료를 잃고 비통함에 빠져있는 만큼, 노동자들을 괴롭히는 행동을 그만두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 소유의 사업장에 현수막을 걸어서 정중하게 (철거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울타리는 삼성전자 소유이기 때문에 울타리에 (리본을) 다는 것은 사유지 침해"라고 맞섰다.

이 관계자는 "우리 쪽 보안요원들이 (노란 리본을) 못 걸게 하려고 울타리에 손을 댔는데, 오히려 (삼성전자서비스 조합원들이) 손 위로 끈을 묶어서 보안요원 한 명의 인대가 늘어나 전치 2주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세월호의 아픔을 충분히 애도하고 공감하고 있다"며 "전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차원에서 마케팅 활동, 이벤트도 안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장단들도 (세월호 분향소를) 조문했다"고 해명했다.

▲ 농성 중인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을 채증하는 삼성전자 보안요원(가운데). ⓒ다산인권센터
▲ 울타리에 노란 리본을 달려는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과 이를 막는 삼성전자 보안요원.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