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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흐름 '무지한' 박근혜, '통제'가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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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흐름 '무지한' 박근혜, '통제'가 최선?

[이철희의 이쑤시개] "박근혜, 민낯 인정하고 반성하라"

'세월호 참사' 한 달,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40%대로 떨어졌다. 10명 중 8명은 개각의 필요성을 주문했으며, 10명 중 5명은 6.4 지방선거에서 중앙정부를 심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박근혜 호'는 사실상 침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 직무수행 능력에 대한 긍정평가는 46%였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개각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77.1%, 지방선거 성격을 중앙정부 심판론으로 보는 입장은 48.1%로 나타났다.

이에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 진행자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이종훈 스포츠평론가는 지난 16일 박 대통령이 시대 흐름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다는 판단에 "무지하다"고 결론 냈다.(☞ 팟캐스트 바로 듣기)

▲ 지난 17일 '세월호 참사 추모 집회'에는 시민 3만여 명이 참여했다. ⓒ프레시안(최형락)

김윤철 교수는 박 대통령은 "국민이 얼마나 무섭게 분노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며 "방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세월호 참사가 박정희 정권이 만든 산업화·관료화 등 국가 체제가 무너졌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은 '박정희 체제'가) 오히려 부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박정희-박근혜'로 이어진 대한민국 현 체제가 세월호와 함께 침몰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이종훈 평론가는 "박 대통령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JTBC의 보도나 지지율 하락 등 "박 대통령이 지금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해 '언론이나 당을 더 꽉 쥐고 가자'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방선거 표심을 염려한 새누리당이 청와대와 거리 두기에 나서자, 사석에서 박 대통령을 '누나'라고 부르는 윤상현 의원을 사무총장에 앉혀 이마저도 통제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 공정성을 심의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 박효종 전 교수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독립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자리에 박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캠프 출신을 지명한 것.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에 비교하거나 정권에 유리하게 연출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KBS 사태'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보는 셈이다.

새누리당은 신임 사무총장에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을 앉혔다. 보통 3선이 맡아온 사무총장직에 2선인 윤 의원이 내정된 것은 '박심(朴心)'이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윤 의원은 지난 1일 국가재난안전 확대최고위원회의에서 "나는 됐다"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 착용을 거부해 구설수에 올랐다.

김 교수와 이 평론가의 말처럼 박 대통령은 '방심'과 '긴장'이라는 묘한 줄타기를 반복하고 있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정권 초기부터 지금껏 국민적 요구는 방심한 채 자신의 권력 유지에만 긴장한다는 사실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을 청와대로 불러 면담했다. 자리를 마련한 것 자체는 여론을 의식해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진상조사 특별법 제정 등 유가족 요구에는 형식적인 태도를 취해 여전히 사태를 방심하는 듯 보였다.

이철희 소장은 "박 대통령이 무지하다"는 의견에 공감했다. 이 소장은 이어 "어떤 정권이든 위기는 닥친다"며 "탄성이 높은 섬유인 테플론에 비유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도 1986년 '이란-콘트라' 스캔들로 아주 험악한 상황까지 몰렸다"고 말했다. '콘크리트 지지율'이라고 하는 박 대통령의 인기 또한 언제든 곤두박질칠 수 있다는 경고다.

당시 레이건 정부는 이라크 후세인과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자국 인질 석방을 위해 이란에 무기를 제공했다. 그리고 쿠바 혁명에 따른 반미 기운을 막기 위해 니카라과의 산디니스타 정부에 무기를 지원했다. 유엔법과 자국법 등을 어기면서 중동의 인질 사건과 남미의 반군 지원을 연결한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뒷거래를 승인했다는 증거는 끝내 나오지 않았으며,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노스 중령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 소장은 박 대통령이 현재 대한민국의 민낯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속과 통제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시대 흐름을)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막으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위험사회'를 직접 경험한 국민이 언제까지 정권에 우호적일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 지난 18일 '가만히 있으라' 침묵시위 참가자 100명 전원이 연행됐다. 박근혜 정권은 '국민의 침묵'마저 통제하기 시작했다. ⓒ프레시안(최형락)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뮌헨대 코스모폴리탄 연구소장)은 최근 서울대 한상진·심영희 교수와의 대담에서 "국가의 기본 목적은 시민의 안전 보장"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은 위험사회 극복을 향해 중대한 실험을 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16일 자 <한겨레>, "약자들에게 집중된 위험…시민이 개입해 변화시켜야" 참고)

그는 지금 박근혜 정권은 "시스템이 잘못 운영되었지만 책임은 개인으로 귀착, 현장에서 의무를 방기한 관계자를 구속 수사하고 그들에게 대중의 분노를 집중시키며 책임을 묻"고 있다며 "상처 받기 쉬운 약한 집단들한테 많은 위험들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나 전문가가 위험을 일방적으로 규정하는 시대는 지났"으며 시민이 직접 개입해 "위험을 규정하는 권력관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로 ""이제는 그만"이라는 도덕적 명령은 사고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변화하라는 거대한 명령"이 됐다고 설명했다.

가만히 있으라고요? 뭐라고 바꿉시다!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가 오는 31일 공개방송을 합니다.

지난 17일 세월호 참사 추모 집회에 시민 3만여 명이 참여하는 등 '가만히 있으라'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이쑤시개>는 이철희 소장의 책 <뭐라도 합시다>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를 바꾸기 위한 작은 움직임을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참여를 원하는 분은 정보이용료 1000원이 부과되는 #3003번으로 문자를 보내면 됩니다. 선착순 100명에 한하며, 5월 29일 금요일 개별 연락합니다.

일시 : 5월 31일 토요일 오후 2시~ 4시
장소 : 잭비님블(지하철 2호선 합정역 3번 출구 10분 거리 위치.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209-105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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