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바보같은 괴뢰 국방부 대변인" 맹비난

남북 상호 비난 격화···지방선거 전까지 남북관계 개선 어려울 듯

북한을 "빨리 없어져야 할 나라"라고 언급한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의 발언에 북한이 발끈하고 나섰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김민석 대변인을 "바보같은 괴뢰 국방부 대변인"이라고 표현하며 박근혜 정부에 대한 "전민(모든인민) 보복전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13일 북한 국방위원회는 중대보도에서 "온 남녘땅을 어처구니없는 초상집으로 만든 치마두른 아낙네의 지시나 받고 벌집처럼 투덜대는 김민석놈의 작태가 너무나도 가엽고 불쌍하기 이를 데 없지만 그것이 박근혜 일당과 관련되어 있는 것만큼 우리 군대와 인민의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자신들을 비난한 것은 참을 수 없는 도전이며 민족대결의 극치라고 일갈했다. 

이어 국방위원회는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거론하며 김민석 대변인의 발언이 지금까지 유례가 없는 "악담"이라고 꼬집었다. 국방위원회는 "곡절많은 민족분열사에 이따위 망언이 울려나온 것은 일찍이 없었다"며 "동족대결로 악명을 떨친 이명박 역도도 감히 우리에게 이처럼 험악한 악담까지는 내뱉지 못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일당의 이번 망발은 동족에 대한 완전 거부이고 흡수통일 야망의 노골적인 공개이며 전면적인 체제대결 선포로 밖에 달리는 볼 수 없다"며 "우리 군대와 인민은 우리 제도를 없애려는 특대형 도발자들을 가장 무자비하고 철저한 타격전으로 온 겨레가 바라는 전민보복전으로 한놈도 남김없이 모조리 죽탕쳐 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에 대해 "북한이란 나라 자체가 나라도 아니지 않나"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던 김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북한 역시 남한을 국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대응했다. 국방위원회는 "우리는 원래 사대와 매국을 일삼던 탓에 열강들의 각축전장으로 난도질당하며 쇠퇴 몰락하던 이조 봉건시대 말기 국호를 그대로 본따 대한민국이라고 한 남조선을 단 한번도 주권국가의 체모를 갖춘 정상적인 나라로 인정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가 전시작전권 환수를 연기한 것을 두고 자주성에 문제가 있다며 비난의 날을 세웠다. 국방위원회는 "자주국가의 기본징표인 군 통수권마저 미국에 빼앗긴 한갖 식민지 종주국에서 미국이 던져주는 미친 소고기도 반가운 것처럼 군말없이 받아먹어야 하고 미국이 제체기만 하여도 반드시 감기에 걸려 꼭같이 고열을 알아야 하는 불쌍하고 가련한 처지에 있는 것이 바로 남조선 괴뢰들"이라고 꼬집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북한의 군 창건 기념일이 모두 종료되면서 남북관계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예상과 달리 남북은 오히려 3, 4월 때 보다 더 강도가 강한 말폭탄을 주고받고 있다. 게다가 이번 남북 간 말싸움은 각자의 체제 자체를 부정하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어 한동안 남북관계 회복의 전기가 마련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세월호 침몰로 위기를 맞은 여권은 오는 6월 4일로 예정돼 있는 지방선거에서 '북풍' 카드를 선거 마지막까지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시점에서 정부가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정치적인 필요성이 없고 이 때문에 선거 전까지 남북은 상호 비난전만 지속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