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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동부, 러시아 품으로?…푸틴 선택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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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동부, 러시아 품으로?…푸틴 선택 주목

우크라 중앙정부와 단절 선언, 독립공화국 선포 가능성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분리·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강행한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11일(현지시간)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 주도로 실시된 분리·독립 주민투표에서 도네츠크주는 89%, 루간스크주는 94~98%의 압도적 다수가 독립에 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두 지역의 분리주의 세력은 이같은 주민투표 결과를 토대로 분리주의 움직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두 지역은 우선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의 단절을 선언하고 독립공화국 창설을 선포할 가능성이 크다. 주민투표의 질문 자체가 '국가적 독립 선언을 지지하는가'였던 만큼 당연한 수순이다.

도네츠크 분리주의 세력이 자체적으로 구성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정부의 공동의장 데니스 푸쉴린은 주민투표의 결과로 "첫 주민 정부가 탄생할 것"이라고 AFP 통신에 말했다.

푸쉴린은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도 "주민투표 결과가 공식 발표된 이후 도네츠크 영토에 있는 모든 우크라이나 군대는 불법으로 간주된다"며 "최대한 빨리 (독립된) 정부기구와 군대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루간스크주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립공화국 정부 구성과 현 분리주의 민병대를 주축으로 한 자체 군대 창설 등의 일정을 마치면 다른 동남부 지역들과 연대해 이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더 광범위한 독립국가 건설을 시도할 수도 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정부 공동의장 미로슬라프 루덴코는 앞서 도네츠크주가 주민투표를 통해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을 결정하면 루간스크주, 하리코프주, 오데사주, 니콜라예프스크주 등 우크라이나 동남부의 다른 지역들과 연합해 독립국 '노보로시야'(Newrussia)를 건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노보로시야는 18세기 말 러시아 제국에 정복되어 1917년 사회주의 혁명 이전까지 그 통치하에 있었던 흑해와 아조프해 북쪽 연안 지역을 일컫는 용어로 최근들어 분리주의 움직임이 강하게 이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을 포괄한다.

역사적 인연으로 친러시아적 전통이 강한 이 지역은 분리주의자들이 구상하는 독립국가의 영토 경계와도 일치한다.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 이어 다른 동남부 지역이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강행하면 충분히 현실화할 수 있는 구상이다.

동부 지역이 잇따라 독립을 선언하면 오는 25일로 예정된 우크라이나 조기 대선도 반쪽짜리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분리주의 세력은 대선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분리주의자들은 개별 독립 공화국 차원에서, 아니면 동남부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독립국가 '노보로시야'를 창설한 뒤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에 연방제를 제안하거나 크림공화국처럼 아예 러시아로의 편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연방제는 동남부 지역이 행정과 예산 집행 등에서 폭넓은 자치권을 인정받으면서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과 연방 국가를 건설하는 방안으로 일부 분리주의자들에 의해 줄곧 제안돼 왔다.

더욱 과격한 분리주의자들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가 동남부 지역이 크림공화국의 선례를 따라 아예 러시아로 편입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이들 지역의 병합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 불투명한 점이 변수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연기하라고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 분리주의자들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크렘린궁은 12일 "개표 결과가 나오고 나서 푸틴 대통령이 주민투표에 대한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일단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독립에 관한 주민투표 결과를 승인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압도적 다수 주민이 독립을 지지했다는 결과를 친서방 성향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서방국과의 협상 카드로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독립 지지 주민들이 대부분 친러시아 세력임을 고려하면 당연히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푸틴 대통령의 모든 선택지는 열려 있다"며 "그가 주민투표 결과를 놓고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에 연방제를 압박할 수단을 확보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독립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크림처럼 러시아로 완전히 병합할지는 미지수다.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반발과 서방의 추가 제재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이같은 선택은 푸틴에게 너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연방제 관철 등을 통해 서방권으로 편입하려는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영향권 아래 묶어 두는 것이 푸틴 대통령의 목표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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